2024.09.30 08:50
몇달 전 트레일러를 봤을땐 기존 시리즈와 완전 독립된 시간대의 가벼운 프리퀄 개념의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진지한 트랜스포머 오리진 스토리입니다.
흥행한다면 어떻게든 연작을 못만들리는 없겠지만 애초에 시리즈를 염두하지 않은 작품이라서 그 야심없는 야심에 살짝 놀랍니다.
작품은 기존의 근엄한 옵티머스 프라임과 사악한 메가트론이 변신도 못하는 오라이온 팩스와 D-16였던 시절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별거 아닌 작은 캐릭터 부여가 전형적인 스테레오 타입이었던 주인공들을 작품 전반을 통해 성장히고 변화해가는 입체적인 인물로 탈바꿈시킵니다.
말 안듣는 동네건달 오라이언 팩스와 틱틱대지만 착한 심성의 D, 두 인물이 사건을 겪으며 각각 위대한 리더와 타락한 독재자로 변화하는 과정은 나름 설득력조차 있습니다.
한없이 가볍지만 유연하고 긍정적인 사고의 오라이언 팩스는 사이버트론 역사의 충격적인 진실과 적들의 실제적 위협에 연거푸 실패하고 좌절하지만 다시 일어서며 천천히 리더의 길을 밟는데 반해, 자신의 본분, 책임감, 신뢰같은 단어로 설명되는 D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관이 무너지는 사태를 겪자 분노라는 격렬한 감정에 휩싸여 한순간에 통제력을 잃어버립니다.
특히나 미안함과 당혹스러움에 어쩔줄 몰라하며 일그러뜨리던 D의 얼굴이 천천히 싸늘한 무표정으로 변하며 “널 구하는것도 이젠 지친다”하는 장면은 강렬한 쾌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어쨌든 아동용 작품이라 토이 스토리4가 전작인 감독답게 캐릭터 모두 장난감처럼 뛰어다닙니다. 하지만 트랜스포머 세계관에 대한 설명과 묘사가 허투루 표현되어 있지 않습니다. 팬이거나 10세 이하 소년이라면 안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결론은 그동안의 마이클 베이 포함 라이브액션 영화들 다 갖다 줘도 안바꿉니다.
요새 영화관 잘 못가는데 정말 간만에 시간내서 개봉일에 아이맥스 찾아가서 본 영화입니다ㅎ (물론 보고나니 굳이 아이맥스로 볼 필요는 없더군요)
말씀하신 감상 대부분에 동의하지만
"아동용 작품"이라는 데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ㅎㅎ 토이스토리 역시 장난감 가지고 놀 나이의 "아동" 보다는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른들 타겟 영화 아니었습니까ㅎ
결정적으로 이번 트랜스포머를 40대 두명이 보고 감동먹어서 11세 소년(조카)에게 영업하려고 했지만 실패해서요..ㅠㅠ 허허허허
라이브액션 영화 중에 마이클베이가 연출한 것들은 죄다 제 취향도 아니지만...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이 연출한) 범블비는 트랜스포머 실사판중에 최애입니다! 그 영화를 기점으로 엑스맨 시리즈 같은 리뉴얼을 바랐지만.. 후속작을 보니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는 커녕 뜬금 지아지조랑 섞어버리려는 시도를 해서 허탈하긴 했네요ㅎ
트랜스포머원은 시나리오만큼이나 목소리연기들도 꽤 좋았는데
햄식이 아저씨는 진즉에 알아들었는데 스칼렛 요한슨, 키건 마이클 키, 로랜스 피시번 등등등의 목소리였다는 데에 한번 놀라고
무려 센티널 프라임의 그 능글능글한 연기가 존 햄!!이었다고 해서 깜놀했네요ㅎ 찰떡 캐스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