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구요. 에피소드는 13개인데 각각의 길이는 오프닝, 엔딩 빼면 20분이 채 안 됩니다. 딱히 스포일러는 없어요. 그런 게 있을 이야기가 아니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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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보면 평범한 경찰 액션물 같은데... 좀 사기 포스터입니다. 액션은 거의 없고 특히 주인공 표정이 저렇게 생기 있지가 않...)



 - 이야기의 주인공 겸 화자는 '카와이'라는 이름의 신참 경찰관입니다. 반드시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으로 월급 타 먹으며 살라는 아버지의 강력한 가르침으로 온갖 공무원 시험에 다 응시했지만 모조리 떨어지면서 딱 하나 붙은 게 이거... 라는 이유로 경찰이 되었고 당연히 별다른 열정 같은 건 없습니다. 근데 일은 험하고 노동 환경은 근무 시간으로 보나 상대하는 사람들 상태로 보나 최악 중의 최악. 그래서 더 이상 견디기를 포기하는 순간 형사과에서 일하다 전출 온 미모의 능력자 선배 '후지'를 만나게 되고. 이 사람이랑 인사 하면서 사표를 내는 것도 어색하니 일단 지금 나가야 할 순찰은 다녀와 볼까... 라고 생각했다가 그만 분위기에 끌려 다니며 퇴직을 포기하게 되고. 결국엔 경찰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자발적 공노비가 되어 버린다는 슬픈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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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런 그림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닌데)



 - 며칠 전 어느 글에서 DAIN님께서 추천해주신 작품이었는데. 뭔가 설정이나 배경이 맘에 들어서 한 번 봐야지... 하다가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본지 아주아주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냉큼 봤습니다. 전부 다 해 봐야 오프닝, 엔딩 빼면 4시간 정도 밖에 안 되니 부담도 없구요. 조금 보다가 재미 없으면 끊으면 되지 뭐. 했는데 결과적으론 다 봤어요. ㅋㅋㅋ 재미가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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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심은 이런 거죠. ㅋㅋㅋㅋㅋ)



 - 제복 입고 뛰어다니는 여성 경찰 콤비의 이야기라고 하니 당연히 '체포해버리겠어'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 탑골 노인들에겐 인지상정이겠습니다만. 전혀 비슷하지도 않은 이야기입니다. 그쪽은 환타지 액션 코미디에 가까운 얘기였잖아요. 글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쪽은 리얼리티를 살리며 현실 파출소 경찰들의 고단한 일상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점이 포인트인 작품이에요. 범죄자 잡는 이야기도 나오긴 하지만 '액션'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그냥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구요. 그보단 수사에서 체포에 이르기까지 과정의 현실 디테일을 듬뿍 넣고 그런 일에 매달리는 현실 경찰들의 심정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이런 쪽에 중점을 두는 식입니다. 그러니까 작품의 컨셉도, 핵심도 모두 '리얼리티'에 있는 이야기라는 거. 작가가 실제로 경찰 일을 하다가 그만 두고 만화가가 된 경우라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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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모의 막말 여경찰... 이라고 하면 환타지 캐릭터 같지만 그 막말이 웃기자는 비현실적 막말이 아니라는 게 포인트. ㅋㅋ)



 -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정말로 리얼한 무언가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ㅋㅋㅋ

 기본적으로는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틀에 얌전히 들어가 있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난폭한 성격의 냉미녀 선배와 덜렁거리고 모자라지만 해맑고 은근 열심히 사는 후배... 라는 설정부터가 아주 전형적이잖아요. ㅋㅋ 그리고 그 외의 고정 출연 캐릭터들 모두가 이런 일본 애니메이션식 설정을 반영해서 만들어져 있어요. 이야기 구성도 마찬가집니다. 주인공들이 대체로 하찮아 보이는 업무를 수행하다가 어떤 일을 겪고난 후 자기 업무의 중요함을 깨달으며 보람을 느낀다... 라는 패턴이 아주 많이 반복이 되는데요. 그래서 깨달음이 오는 부분을 보면 인물들 대사나 표정이나 연출까지 딱 다 교훈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훈훈한 마무리 장면 그 느낌 그대로에요. 그리고 그렇게 훈훈하게 만들기 위해 (그리고 에피소드별 런닝타임이 워낙 짧아서!!) 이야기 전개에 무리수도 자주 던지는 편이구요.


 그렇게 평범하게 부담스러울 법한 틀에서 진행이 되지만 일단 각본의 개그 센스가 꽤 괜찮은 데다가 의도적으로 그런 '훈훈한 장면'의 여운을 희석시키기 위해(ㅋㅋㅋ) 적절한 타이밍에 개그를 잘 깔아 주는 편이라 부담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현실 디테일이 들어가서 재미도 주고, 메시지도 살려 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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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경찰들도 나오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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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도 특별한 '액션' 같은 건 거의 안 합니다. 그냥 리얼리티 & 소재 다양화를 위한 캐릭터 정도.)



 - 주인공은 파출소 여경찰이지만 사건을 다양하게 다루기 위해 형사과 남자들도 숫자 맞춰 두 명이 주요 배역으로 들어갑니다. 결국 남자 둘, 여자 둘 조합이 되는데 쓸 데 없는 러브라인 같은 건 없으니 안심(?)하셔도 되구요. 일본 애니메이션답게 당연히 예쁜 여성 경찰들이 나오지만 노출씬 같은 걸 집어 넣고 그런 것도 없어서 역시 부담은 없어요. 넷플릭스 수준(?)을 기준으로 볼 때 좀 올드하다 싶은 가치관, 성역할 관념이 드러날 때가 있기도 한데... 다만 작가가 현실 여성 경찰관 출신이라는 걸 생각하면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구요. 뭐 일본 애니메이션인데 의미 없는 목욕씬, 노출 의상 같은 거 전혀 없는 것만 해도 충분히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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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하급 공무원들의 애환을 다룬 이야기인데 그게 경찰 공무원인 거죠. ㅋㅋㅋㅋㅋㅋ)



 - 에피소드 별로 20분도 안 되는 런닝타임에 이야기가 두 개씩 들어가니 호흡이 많이 짧은 편이라 늘어지는 느낌 없이 빠르고 간결해서 좋구요. 또 워낙 소소한 이야기들 중심이다 보니 이런 간결함이 잘 어울려요. '메인 스토리' 같은 건 없다고 보셔도 무방한, 파출소 일상물(?)이지만 그래도 막판에 가면 나름 큰 사건(하지만 역시나 매우 현실, 일상적 수준의) 하나를 깔아 놓고 퇴직 고민 경찰 카와이의 성장을 보여주면서 마무리하는 식이라 완결성은 충분히 느껴지구요.

 또 개그 센스가 상당히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장르가 코미디라 크고 작은 농담들이 이야기 내내 튀어나오는데 편마다 한 번 정도는 피식. 을 넘어서 우핫하! 정도 급의 개그들이 나와서 아주 즐겁게 봤어요. 현실 경찰들 애환을 그린 소소하게 웃기는 이야기가 보고 싶다... 는 분이라면 국적과 장르를 넘어 한 번 시도해보실만한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잘 봤습니다.




 + 한국에선 에피소드 하나를 잘라내 버렸다네요.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여학생 이야기라는데, 내용이 막장스러워서 자른 모양이지만 뭐 뉴스에서 허다하게 보는 전형적인(?) 사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구체적 묘사도 없다는데 왜 굳이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애니메이션은 애들 봐야지'라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인지...



 ++ 작가님 정보를 찾아보니 애초에 만화가가 된 동기가 '만화를 그리고 싶다'가 아니라 '경찰들의 현실을 알리고 싶다'였다고. 작품 초반에 경찰들을 경멸하는 시민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마 그런 양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나 보죠. ㅋㅋ 이 작품 전에 만화가 활동을 한 적은 전혀 없고 그림을 배운 적도 없는데 경찰서에서 수사용 몽타주 그리는 일을 많이 맡아 했었답니다. 극중에 몽타주 에피소드도 한 번 나오는데 본인 실제 경험이었나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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