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작입니다. 에피소드 10개에 편당 45분 정도 하구요. 다음 시즌 같은 거 없이 깔끔하게 끝입니다. 스포일러는... 적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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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이나 작품 포스터 이미지는 대체로 별로입니다. 어차피 실물로 어디 걸어 둘 일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 현대 일본이니까 2022년 즈음이겠죠. 인덕션 아이폰 쓰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구요. 암튼 '괴인'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입니다. 평소엔 멀쩡한 일반인으로 생활하다 감정이 격해지거나... 등등의 이유로 갑자기 곤충, 식물, 동물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하이브리드 인간으로 변신해 버리는 이 '괴인'들은 대략 2차 세계 대전이 끝날 때 즈음에 나타나 전세계로 퍼졌다는데요. 이들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정황상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는데 일본 정부는 증거 있냐면서 잡아 떼고 있대요. 


 근데... 이야기의 발단을 일일이 소개하자니 뭔가 좀 난잡해져서 요약을 하자면, 국민과 괴인들을 우롱하며 뒤에서 알차게 이익을 챙기고 있는 일본 정권과 협력 관계인 '고르곰'이라는 괴인 단체가 있구요. 50년 전에 그 괴인 단체와 매우 큰 악연을 맺고 세상에서 사라졌던 가면 라이더 둘과 (괴)인권 운동 소녀 하나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 데 얽혀서 어쩌고 저쩌고 하게 되는 이야기(...) 입니다. 있으나 마나 한 요약이지만 정말 이렇게 밖에 설명할 수가 없어요. 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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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 '라이더'니까 당연히 전용 바이크가 나오... 긴 하지만 되게 의미 없습니다. 아무 설명 없이 툭 튀어나온 특이한 오토바이를 몇 번 타요. 끝.)



 - 일단 매우 강력하게 강조할 점 하나가요. 저는 철저하고도 완벽한 가면라이더 모르는 자... 라는 겁니다. ㅋㅋ

 이 시리즈에 대한 제 지식이란 80년대에 굴러다니던 가면라이더 대백과 사전! 을 득템해서 집에 꽂아 두고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기억. 그리고 조카놈이 가면 라이더 열성 팬이어서 그 시절 가면 라이더 에피소드들을 그 옆에서 조각조각 봐 왔던 기억. 그냥 이걸로 끝입니다. 

 그런데 이 '블랙썬'은 평소의 정통 가면라이더 시리즈와는 성격이 아주 많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구요. 그래서 팬들 빈정 상하게 하다가 시즌 말미에 쏟아지는 예전 시리즈 오마주들로 위로를 해줬다는 뭐 그런 작품이라서요. 결국 칭찬을 하든 비판을 하든 뭔가 배경 지식이 필수가 되는 시리즈인 것을 그냥 배째라고 봐 버렸습니다. 고로 팬들 입장에선 복장 터질 해괴한 이야기를 아주 태연하고 당당하게 늘어 놓는 글이 될 거라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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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괴인들이란 초능력 몬스터보단 배척당하는 사회적 약자, 차별과 멸시의 대상에 가깝습니다. 극중 묘사를 보면 아마도 1대 괴인들은 힘이 센데 2대, 3대 후손들은 약해진다거나... 그런 설정이 있는 듯 한데 설명이 되진 않습니다. 이 드라마가 대체로 좀 이래요...;)



 - 일단 정말 작정하고 만든 좌파 영화입니다. 좌파적인 영화가 아니라 정말로 '좌파 영화'에요. ㅋㅋㅋ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운동권 후일담 스토리' 거든요. 여기에 가면 라이더식 세계관과 소재들을 끼얹은 거죠. 조금 더 긴 버전으로 정리하자면, '수십년 전 같은 꿈을 꾸었던 운동권 동지들이 누구는 권력과 결탁해서, 누구는 그냥 위장된 평화에 젖어서, 누구는 그냥 모든 걸 포기하고 막 살기로 결심해서, 또 누구는 감옥에 수십 년 갇혀 있어서... 그렇게 각자의 길을 걸어가다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수십 년의 원망과 한과 애증으로 서로를 지지고 볶는 이야기' 정도 됩니다. ㅋㅋㅋ


 그래서 이게 정말 구체적으로 한국 버전을 생각해보면 좀 웃음이 나오게 됩니다. 말하자면 김문수, 심상정 같은 사람들이 괴인으로 변신해서 싸우는 이야기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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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정상 전대협 몇  의장쯤 되는 캐릭터가 이런 거 입고 방방 나르며 악을 무찌르는 드라마를 상상해 보십셔! ㅋㅋ)



 - 위의 이야기까지만 놓고 보면 전공투 같은 게 떠오르고 그럽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현대 일본 정치, 사회를 풍자하고 비판하려는 이야기이다 보니 요즘 스타일의 이슈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요. 일본 내 극우들의 국수주의,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과 혐오 범죄들 말이죠. 이것도 아주 노골적으로, 그냥 대놓고 보여줍니다. 극우 단체 시위대가 거의 매 화마다 등장해서 진상을 부리고 다니는데 그 모습이 뉴스에서 보는 현실 일본 극우들 시위랑 그냥 똑같구요. 차별 받고 억압 받는 가난한 사람들 모여 사는 동네엔 사방에 한글과 한국 과자, 한복 같은 게 자꾸 튀어나와요. 이야기 말미에는 '괴인' 말고 '외인'들 차별 이야기도 아주 짧게 스쳐지나가구요. 그래서 이 이야기의 '괴인'들이란 결국 일본에서 부당하게 차별 당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비유가 됩니다. 


 덧붙여서 빌런으로 나오는 총리 부자의 모습을 보면... 넘나 구체적으로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서 웃음이 나옴과 동시에 혈압이 팍팍 오르는데요. 이미 세상 떠난 양반이니 더 자세한 언급은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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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고 지친 히어로 아저씨가 어린 꿈나무를 맡아 지키고 가르치면서 일생 숙적에게 쫓긴다... 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 살짝 다른 측면에서, 말하자면 장르물로서의 이야기 구조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로건'의 울버린이 젊고 쌩쌩한 매그니토와 뮤턴트 군단들을 상대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대충 비슷합니다. 늙고 지치고 이미 수십 년 전에 투쟁 같은 건 때려 치운 채 은거하며 살아가던 주인공 블랙썬이 정의감에 불타는 괴인 인권 운동 소녀(...)를 줍줍해서 싸우는 법도 가르쳐 주고, 서로 유대 관계도 맺고... 이러는 가운데 일생의 절친이자 라이벌이면서 아주 급진, 폭력, 위험한 사상으로 무장한 '섀도우 문'이 이끄는 괴인 군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라서요. 엑스맨의 대결 구도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고.

 덧붙여서 극중에서 괴인들의 보양식(?)으로 등장하는 '헤븐'이라는 참 식욕 떨어지게 생긴 물건이 있는데, 주인공 블랙썬은 이 물건 먹기를 거부하고 살아서 느리게나마 나이를 먹었고. 라이벌 섀도우 문을 비롯한 다수의 괴인들은 이걸 열심히 먹고 살아서 아직도 50년 전 비주얼 그대로! 라는 설정이 있어서 로건 생각이 나고 그랬습니다. 


 뭐 대충은 그러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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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파트에서 벌어졌던 꼬이고 꼬인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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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에 바로 잡는다... 는 식의 이야기인데, 교통 정리가 잘 안 되고 산만한 감이 좀 있습니다.)


 - 여기까지를 두고 생각해보면 꽤 센스 있게 잘 짜여진 이야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보면 그게 좀 문제가 많습니다. ㅋㅋ 말하자면 큰 그림은 상당히 잘 그려놨는데 디테일 구현이 잘 안 되어 있어요.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복잡한 이야기가 아닌데, 계속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를 택해 놓고는 설명을 잘 안 해줘요. 나중에 반전 같은 걸로 써먹기 위해 일부러 감춰두는 부분도 많지만 '그냥 처음에 얘기했음 이해하기 쉬웠을 텐데 굳이 왜?'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들이 또 상당히 많구요. 큰 그림 그려서 보여주느라 바빠서 드라마에 꼭 필요한 부분들을 소홀히 넘겨 버렸다... 는 생각이 드는 것들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블랙썬과 인권 소녀가 서로에게 정을 느끼게 되는 전개라든가, 블랙썬과 섀도우 문의 우정이 깨지고 적이 되는 전개라든가, 기타 조연 캐릭터들의 변심과 재변심(?)의 계기와 과정이라든가...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이런 부분들이 모여서 감정적으로 빵빵 터져야 하는 전개가 여러 번 나오는데 미리 다져 놓은 드라마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아무 느낌이 안 듭니다. 대신 '쟤는 고작 뭐뭐 때문에 갑자기 저렇게 180도 돌변한 거야?'라는 생각만...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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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진짜 주인공은 또 이 분인데. 하다 못 해 이 분의 드라마, 그리고 이 분과 블랙썬과의 드라마는 지금보단 좀 더 깊이가 있었어야 하지 않나... 싶었구요.)



 - 그리고 그렇게 큰 그림 그리느라 바쁘셔서 그랬는지 액션도 좀... 뭔가... 많이 뭔가뭔가뭔가합니다. ㅋㅋㅋ

 다 보고 나서 기억을 돌이켜 보면 주인공의 첫 액션 장면. 액션이 인상적이었다기 보단 시작부터 내장 파티(...)를 벌여대는 바람에 확실히 기억에 남구요. 클라이막스 조금 전에 나오는 조류 괴인과 섀도우 문의 액션은 좀 괜찮았는데 조류 괴인이 파닥거리는 폼이 좀 거슬렸던 게 더 인상적이었고... ㅋㅋ 아 이건 액션도 좋고 연출이나 드라마도 잘 살렸네. 싶었던 건 두 주인공의 마지막 결투였습니다. 근데 이게 말하자면 '오! 이건 되게 괜찮은데!!!' 가 마지막 전투였다는 얘기라서 역시 아쉬움이 남구요.


 그리고 액션 장면들을 보다 보면 좀 어라? 싶은 게요. 뭔가 동작이나 합이 깔끔하지 않는 장면들이 자꾸 눈에 띕니다. 보통은 멋지고 절도 있게 딱! 하고 동작이 끊어져야 하는 칼질이나 발차기 후에 0.1초 정도 흔들! 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든가... 이런 식인데요. 이건 감독의 연출 의도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현실적인 이슈를 메인 테마로 다루는 이야기이고 '괴인도 인간이다!'라고 외치는 이야기인지라 이런 인간적인(?) 액션을 의도했다고 해도 그러려니...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ㅋㅋ 그리고 위에서 말한 마지막 결투 씬에는 이런 느낌이 전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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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은 나올 때마다 참 갑갑하고 불편해 보이고 배우 고생 많았겠단 생각 들고 결정적으로 폼은 안 나고... 어깨 뽕이라도 좌우로 좀 더 넣어주지;)



 - 전반적인 흐름으로 얘길 하자면 전반부와 후반부의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전반부는 정말로 진지 심각한 사회물에 가면 라이더는 토핑으로만 얹혀 있다는 느낌이 강해요. 이야기 전개도 느그읏~ 하구요. 거기에다가 거의 모든 등장 인물들이 늘 죽상을 하고서 느릿느릿 대화를 하고 있으니 솔직히 자주 느슨해진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이야기에 속도도 붙고, 괴인들도 좀 잘 싸우는 괴인들이 나와서 액션 같은 것(...)도 해주고 그러거든요. 뭔가 색감도 컬러풀해지는 느낌이 있구요. ㅋㅋ 그래서 이때 쯤부터 볼만해지다가 마지막 에피소드 셋 정도는 아, 재밌네? 이러면서 집중해서 잘 봤습니다. ㅋㅋㅋ 말하자면 중반을 넘겨야 그나마 초인 환타지 액션물 느낌이 살아난달까요. 그 전까진 정말 그냥 사회물이에요. 이게 그래도 한국에 공개됐을 때 아마존 프라임 한국 순위 1위도 몇 주 먹고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중에 끝까지 다 본 양반들이 얼마나 될까... 라는 게 괜히 궁금해졌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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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 나오는 타이밍이 중반 이후에요. 두 시간 짜리 영화도 아니고 10편짜리 시리즈가 이러니 그게 좀...;)


 

 - 그래서 진지 심각 드라마가 주가 되는 이야기이다 보니 배우빨이 아주 중요한 것인데요. 이쪽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대체로 맡은 배역들에 어울리게 생긴 분들을 잘 뽑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구요. 특히 총리 아저씨 또 비중 있는 역할 맡은 분들은 거의 연기들도 좋았던 가운데... 당연히 두 주인공이 참 잘 했죠. 뭣보다 주인공이 니시지마 히데토시잖아요. '드라이브 마이 카'를 보고 나서 이걸 보게 되니 처음엔 이 거대한 스펙트럼에 웃음도 좀 나왔습니다만. 맡은 캐릭터가 그다지 일본식 전통적 히어로상과는 거리가 멀고 또 배우와 잘 어울려서 그냥 괜찮았어요. 다만 이 분 캐릭터가 좀... 내내 고민하고 주저하고 후회하는 우울하고 소극적 캐릭터라 자칫하면 참 존재감 없는 주인공이 되어 버릴 수 있었는데요. 스타 배우의 존재감 + 연기력으로 그걸 참 잘 살려냈다 싶었습니다. 특히 이 분 마지막 장면은 제법 감동적인데, 배우 능력이 8할쯤 된다고 생각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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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하드하게 캐리하며 주인공 캐릭터를 살려 주셨습니다.)



 - 에... 그래서 대체 뭐라고 마무리해야 할까요. ㅋㅋㅋ

 화끈한 액션을 기대하신다거나, 좀 과장되게 화려하고 컬러풀한 환타지 액션물을 기대하시거나... 하면 안 됩니다.

 아마존에서 제작비도 충분히 준 것 같진 않구요. ㅋㅋ 대체로 아주 가난한 건 아니지만 풍족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주는 때깔을 보여주는 가운데 선택과 집중 식으로 중요한 장면 몇몇은 보기 좋게 챙겼다는 느낌. 야심찬 극장용 영화 화면비를 열심히 활용한 건 좋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참으로 진지 심각 침울한 이야기에요. 부담 없이 즐기시라고 추천할 것도 못 되고. 또 다 보고 나서 이것저것 검색을 해 보니 역시나 시리즈 기본 지식이 있어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진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왜 이런 게 계속 아무 설명이 없지? 싶었던 것들 중 상당수가 원작 설정 재활용이더라구요(...)

 근데 그렇다고 '시리즈 팬들 보세요~' 같은 얘길 하려니 그런 분들이라면 당연히 이미 보시지 않았겠습니까. ㅋㅋ 


 그래서 추천이 가능할만한 요소는 딱 하나만 남습니다. 일본 장르물인데 정말 작정하고 대차게 일본 사회 비판하는 좌파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은 한 번 보셔도 좋습니다. '고지라 -1' 같은 영화를 보고 너무 찜찜하셨다든가... 하는 분들에겐 해독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네요. 개인적으론 솔직히 대략 3화쯤 까지는 계속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후로는 그래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만. 강력 추천은 하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그러합니다.




 + 다 보고 나서 이 드라마가 그래도 맘에 들었던 점을 꼽으라면 마지막 에필로그를 1번으로 꼽겠습니다. 당연히 스포일러니까 안 적을 건데요. 이 드라마가 현재 일본의 사회 문제를 아주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드라마라는 걸 감안할 때 매우 과격한... ㅋㅋㅋ 아니 이래도 되나?? 라고 생각하며 웃었어요. ㅋㅋ



 ++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사실 옛날부터 가면 라이더를 해보고 싶었다네요. 근데 이 나이 먹고 주인공으로 나오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고. ㅋㅋ 



 +++ 이야기 속에서 '괴인'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생각해 보면 어떻게 이걸 일본 정부가 70년이 넘게 자기들과 관계 없다고 우겨 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괴인들의 개체 수가 수십 만이 넘는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구요. 근데... 이 시리즈 속 설정들 중 다수가 이렇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걸 박박 우기는 게 일본 정부! 라고 생각해 버리면 오히려 절묘한 설정이라고도 볼 수 있...



 ++++ 10화만 갑자기 오프닝이 달라져요. 딱 봐도 오리지널 오프닝 오마주구나... 싶었죠. 노래도 신나고 영상도 폼나고 좋더라구요.



 +++++ 스포일러... 는 이야기 흐름 관계 없이 정말 '요약'을 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길겠죠.


 2차 대전 말 즈음에 일본이 '말 잘 듣고 싸움 잘 하는 생체 병기를 만들어 보세'라며 인간을 대상으로 신나게 생체 실험을 한 결과 동물이나 곤충, 식물의 유전자를 돌맹이 모양으로 만들어서 인체에 삽입, '괴인'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이룹니다. 그러고 이것저것 만들어 보다가 잭팟이 터져서 엄청난 힘을 가진 거대 메뚜기 인간을 만들어내고 '창세왕'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여줘요. 근데 이 양반의 진정으로 멋진 점은 전투 능력보단 체액에 있었어요. 이걸 채취해다 일반인에게 먹이면 돌맹이도 필요 없이 괴인을 만들어낼 수 있고, 괴인에게 먹이면 상처 회복 및 수명 연장의 꿈을 이루어 줍니다. 그래서 마침 전쟁도 끝나버렸겠다, 정부에선 이 놈을 봉인해 놓고 목숨만 유지시키면서 신나게 체액을 뽑아내서 이런저런 용도(?)로 활용을 하기 시작하죠. 기상천외한 괴인을 만들어 해외의 갑부 변태들에게 애완 동물로 팔아먹는다든가... 그런데 처음 이 창세왕을 만들어내는 데 공헌한 과학자 둘은 제 2의 창세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돌맹이, '킹스톤'을 자신들의 아들들에게 이식해서 자식들을 괴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뭐 악의 무리들이 킹스톤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아름다운 이상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해는 안 되구요. 또 나중의 전개를 보면 킹스톤은 한 쌍이 또 있더라구요. 음. 제가 뭘 이해를 못 한 것일지도(...)


 암튼 다음은 1972년입니다. 킹스톤을 주입 당한 어린이 둘이 자라서 성인 젊은이가 되었어요. 이 둘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영혼의 베프여서 이때까지도 뭘 하든 행동을 함께 하는데, 어쩌다 괴인 인권 운동 단체 '고르곰'의 미녀에게 홀려서 거기 가입을 하고. 얼떨결에 열심히 활동하면서 이 단체의 리더급은 아니고 그 언저리의 핵심 멤버 정도 위치에 오르게 되죠. 근데 이 양반들이 도무지 말을 들어 먹지 않는 정권에 지쳐서 총리 대신의 아들을 유괴해서 괴인 인권 개선을 요구하게 되구요. 여기에서 사악 포스 끝판왕 겸 정치력 만렙의 총리 대신이 '대략 인간 취급은 해주도록 할 테니 대신 고르곰 니들은 내 밑에서 각종 업무 셔틀하시구요. 창세왕은 내가 먹겠음.' 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배를 째는데... 고르곰의 리더들은 '현실적으로 이 정도라도 일단 만족해야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그걸 수락, 총리 대신의 부하가 되기로 합니다.


 근데... 주인공들을 홀린 미모의 여성 멤버께선 사실 총리 측의 스파이였어요. 하지만 동시에 또 올바른 사고를 가진 멋진 녀성이셔서, 이미 존재하는 괴인들의 인권은 챙겨야 하지만 더 이상의 괴인이 만들어지는 걸 막아야 한다며 창세왕을 죽이자고 주인공들에게 제안합니다. 이 녀석의 체액이 괴인 제조의 원천이니까요. 그래서 하자는대로 하기로 하는 주인공들입니다만. 이걸 엿들은 동료의 고발로 여성은 살해, 섀도우 문은 끌려가서 차기 창세왕 후보로 감금 당하고 블랙썬은 창세왕을 죽이려다 힘이 달려서 오히려 한쪽 다리에 중상을 입고 목숨만 건지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50년이 흘러 드디어 현재. 총리와 일본 정부는 정말 최소한의 인권만 보장했을 뿐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오만가지 차별과 박해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구요. 괴인 혐오자들이 폭력적인 시위를 벌이고 다녀도 거기 항의하는 괴인들만 잡아가고 혐오자들은 방치하는 식으로 나라 꼴을 개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명색이 괴인 단체인 주제에 거기에 협조하며 50년을 보내 썩을 대로 썩어 버린 고르곰이 거기에 함께하구요.


 그런데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죽을 날을 기다리며 정말 대충 살아가던 블랙썬이 괴인 인권 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소녀에 대한 암살 의뢰를 받고 일하러 갔다가 소녀의 목걸이가 되어 있는 킹스톤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아니 이건 그 50년전 매력녀가 들고 튀다 죽었는데 왜 얘한테 있지? (죽은 직후에 다른 동료가 들고 튀어서 괴인 인권 운동을 하다가 소녀의 부모에게 맡겨놓은 겁니다) 라는 호기심이 생겨 소녀를 살해하긴 커녕 오히려 돌봐주는 입장이 되구요. 이때 킹스톤과 블랙썬이 일으킨 공명(?)의 여파로 50년간 감금되어 있던 섀도우 문이 고르곰 시설에서 탈출을 해요. 나오자마자 블랙썬을 찾아 온 섀도우 문은 '이 모든 악순환을 끊기 위해 창세왕을 죽이자'고 제안하지만 이미 삶에 찌들고 지친 블랙썬은 너나 하세요라고 응답하고. 섀도우 문은 쏘쿨하게 떠납니다.


 근데 이 과정에서 소녀가 킹스톤을 갖고 있다는 정보가 정부와 고르곰 측에 들어가고. 70년 넘게 체액을 빨아 먹혀서 이제 수명이 오늘 내일하는 창세왕을 대신할 2대 창세왕을 만들기 위해 그 킹스톤이 필요한 악당들은 소녀를 쫓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녀의 부모, 소녀를 키워준 아줌마... 등등이 다 사망하고 소녀는 붙들려서 괴인으로 개조를 당해 버려요. 그러고서 뒤늦게 자신을 구하러 온 블랙썬과 대치하게 되지만, 블랙썬에게 목숨이 끊어지기 직전에 살짝 자신의 본모습을 비추는 바람에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구요. 적들의 만행과 소녀를 지키지 못한 자신에 분노한 블랙썬이 각성하여 그냥 부르르 변신이 아닌 멋진 포징 후 '변신'이라고 외쳐주는 변신을 하고는 짱 센 가면 라이더가 되어 50년 묵은 악연 '빌게니아'의 한 팔을 자르는 활약을 하게 됩니다. 아직 이런 멋진 변신을 못 하는 섀도우 문은 움찔하구요.


 이 사건을 계기로 섀도우 문의 회유에 넘어간 블랙썬은 섀도우 문이 이끄는 괴인 군단(소녀와 소녀의 절친 소년도 포함)과 함께 창세왕을 죽이기 위해 고르곰의 본거지로 쳐들어가는데요. 블랙썬은 창세왕의 심장을 뽑아내는 데 성공하지만 한 쪽 다리를 잃고 빈사 상태가 되고. 또 그 심장은 엄청난 생명력으로 죽지도 않고 살아 있네요. 그리고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섀도우 문은 총리 대신과 부하들에게 포위되어 조롱만 당하다 괴인 탄생에 대한 TMI를 잔뜩 듣고 탈주에 성공합니다.


 소녀 얘길 좀 빼먹었는데. 이 소녀의 부모는 오래 전부터 괴인 인권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고 소녀를 다른 집에 맡기고 본인들은 전국 방방 곡곡을 쏘다니며 조사하다가 드디어 일본 정부가 괴인을 탄생시켰다는 물증을 확보... 하고 돌아오다가 살해당했어요. 그리고 추가로 들어온 정보 덕에 소녀는 드디어 부모가 찾아냈던 그 소중한 정보를 손에 넣게 됩니다. 덧붙여서 괴인 탄생의 핵심 멤버였던 다 죽어가는 할배를 만나 창세왕을 죽이기 위한 정보도 얻네요.

 그런데 소녀가 그 정보를 얻으러 다니던 와중에 절친 참새 괴인 소년이 극우 시위대에게 린치, 살해 당하는 비극을 겪구요. 그 현장을 목격한 섀도우 문은 매우 많이 열 받음 파워로 블랙썬과 마찬가지의 간지나는 변신, 진정한 '가면 라이더' 변신을 터득하고 시위대 리더를 사람들 앞에서 잔혹하게 살해합니다.


 그러고 다음 날 바로 고르곰 본진으로 찾아간 섀도우 문은 당연히 포박 당하고 50년 묵은 악연, 지금은 다 총리의 개가 되어 사는 조직 리더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때 간지나는 일장 연설과 강력 변신으로 리더들 중 자신에게 복종을 맹세한 조류 괴인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척살. 조직을 장악하고선 '괴인이 인간 위에 서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칩니다. 그리고 조류 괴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이 2대 창세왕이 되겠다고 결심을 하네요. 1대 창세왕은 평범한 인간이었기에 창세왕이 되면서 자신의 의지를 다 잃고 체액 머신이 되었지만 너는 다를 것이다... 와 같은 이야기로 꼬셔요. 척 봐도 수상한데 섀도우 문이 머리가 좋진 않은 모양(...)


 암튼 창세왕이 되려면 킹스톤이 필요하니 섀도우 문은 바로 블랙썬을 찾아가고. 가뜩이나 한쪽 다리 잘려서 상태도 안 좋던 블랙썬은 간단히 두들겨 맞고는 빈사 상태. 그나마 킹스톤 둘 중 하나는 박쥐 괴인이 들고 날아서 도망가 버려서 지켰지만 나머지 스톤 하나만 들고 돌아갑니다.


 이때 우리 인권 소녀는 UN 괴인 인권 회의에 화상으로 참가해 일본 정부의 괴인 제조 증거를 공개하구요. 이걸 라이브로 보던 총리가 경찰 부대를 보내 살해하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원수이자 소녀를 괴인으로 개조해 버렸던 성질 나쁜 괴인 빌제니아(아까 블랙썬에게 팔 잘린 놈입니다)가 개심하고 나타나 무쌍을 찍으며 소녀를 구하고 본인은 장렬히 죽네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목숨만 건졌던 블랙썬은 동료 괴인들의 보살핌과 치료로 간신히 되살아나고. 섀도우 문을 무찌르고 창세왕을 죽일 힘을 얻기 위해 시리즈 내내 거부했던 괴인들의 보양식, '헤븐'을 처음으로 먹습니다. (참고로 이 보양식의 재료는 창세왕의 체액+인육입니다... ㅋㅋ) 그러고선 "너 어차피 거기 가면 죽어도 못 돌아올 텐데 다 때려 치우고 나와 함께 평범하게 살다 죽자"는 소녀에게 "나는 내 할 일을 해야 하니 이후는 니가 이어 받아라." 라고 말하구요. "패배자에게 이어 받을 게 뭐가 있냐"고 팩트로 후려 갈기는 소녀에게 "패배의 의미." 같은 폼나는 대사를 날린 후 고르곰 본진으로 떠납니다.


 블랙썬이 올 거라고 눈치 채고 있었던 섀도우 문은 폼나게 혼자서 기다리고 있다가 정정당당 1:1 대결을 벌이구요. 라이더 킥! 라이더 펀치! 등등 무려 10화만에 처음으로 진짜 가면 라이더다운 격투를 한참 벌인 후 당연히 주인공이 명대사로 섀도우 문의 멘탈을 무너뜨리며 승리합니다. 그러자 섀도우 문은 원래는 소박했던 자신의 꿈과 희망을 얘기하며 뱃속에서 자신의 킹스톤을 뱉어내고서 사망. 두 개의 킹스톤을 손에 넣은 블랙썬에게 1대 창세왕의 심장이 꾸물꾸물 다가오는데... 뭔가에 홀린 듯 킹스톤 두 개를 손에 쥐고 심장에 다가간 블랙썬은 엄청난 광채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다... 그만 2대 창세왕이 되고 맙니다. 말인 즉 2대 체액 셔틀이 되었다는 뜻이고. 섀도우 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척하며 살아 남았던 조류 괴인이 무척 기뻐하며 체액을 신나게 뽑아내네요.


 소녀의 정보 공개 덕에 살벌하게 공격 당하던 총리 대신은 '아 뭐 그 까이 거 대충 사과하고 책임 지는 척... 하면서 넘겨 버리면 끝이지~' 이러면서 즐겁게 술 마시고 집에 가다가 오른팔의 배신으로 괴인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하구요. 블랙썬이 2대 창세왕이 되었음을 눈치 챈 소녀는 괴인 제조 박사에게 들었던 꿀팁, 창세왕을 죽이려면 반드시 괴인 빌제니아의 검으로 찔러야 한다. 라는 조언을 참고해서 그 검을 들고 또 고르곰으로 들어가요. 동네 북 고르곰. 맨날 털립니다. ㅋㅋㅋㅋ 그러고는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답게 마치 가면 라이더라도 되는 양 멋진 포즈와 함께 '변신!'을 외치고 졸개 괴인들과 좀 싸우다가 어찌저찌 블랙썬이 있는 체액 채취 방으로 들어가구요. 이미 자아가 거의 사라졌지만 공식대로 소녀를 조금 알아본 블랙썬이 일부러 보인 빈틈 덕에 빌제니아의 검을 꽂아 넣고.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블랙썬을 붙들고 눈물 흘립니다.


 이제 에필로그입니다. 총리는 죽고 고르곰은 사실상 붕괴됐지만 세상은 변한 게 없구요. 차기로 총리 자리에 오른 놈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악독한 놈이라는 걸 슬쩍 보여주고 그 곁엔 끝까지 살아 남은 조류 괴인이 함께 있네요. 사람들 얼굴만 바뀌었을 뿐 극우 시위대는 여전히 활개를 치고. 그걸 막아서는 용기 있는 어린 소녀... 곁에 우리의 인권 소녀가 나타나 말 없이 저항 집단의 본진으로 데려갑니다. 그 곳에는 수많은 어린 소년, 소녀들이 나이프로 적의 목을 긋는 법이라든가... TNT 제조법이라든가... 이런 걸 배우고 있구요. ㅋㅋㅋㅋ 고르곰이 멀쩡했던 시절 '끝없는 투쟁'을 상징한다며 그려 놓았던 무한대 기호가 그려진 깃발이 펄럭대는 가운데 일식이 벌어져 '블랙썬'이 된 태양을 보여주며 마무리입니다.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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