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18:56
안녕하세요, 반응이 없어도 계속 뻘소리를 계속하는 DAIN입니다.
- 메가박스 한정 개봉인 극장판 애니메이션 [룩백]을 봤습니다.
대규모 개봉이 아니라서 아쉬운데, 시간이 되신다면 꼭 보시길 바라는 '강추' 작입니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했네요. 소리를 내서 울까봐 숨죽이면서 '코로나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올해의 극장판 애니는 자칫하면 '프리큐어 올스타즈F'가 될 뻔 했는데, 룩백이 가볍게 능가해버렸습니다. 티니핑 극장판 하츄핑은 아직 안 봤습니다만, 어지간하면 룩백의 판정승일 것 같네요.
원래는 후지모토 타츠키~라는 만화가의 단편 만화였는데, 일본에서 나름 화제를 모아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흥행은 조금 기대에는 못 미치는 모양이지만, 일단 작품으로는 짧고 굵은 내용에 뒷맛도 제법 강렬합니다. 솔직히 안타까움을 넘어 절절함이나 기타 등등 복합적인 감정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제목인 룩백은 머 다들 아시겠지만(Look back) "등 뒤를 봐"라는 정도라는 뜻이겠는데, 일단 영화 작중에서 등 뒤를 보라는 말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히 나와줘서 매우 삘이 받습니다.
내용 자체는 음… 사전 정보가 가급적 없는 게 좋겠지만, 일단 어렸을 때 초등학교 신문에 4컷 만화를 그리던 아이가 다른 한 아이를 만나서 만화가의 꿈을 키워나가는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허허)
중간에 꽤 큰 비극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아직 살아 있고 꿈이 꿈이 아니게 되더라도, 그럼에도 일을 하고, 그럼에도 살아간다~ 라는 머 전형적인 감동물이자 트리뷰트 계열이긴 합니다만…,
단편 기반의 극장판 애니기 때문에 57분으로 짧은 편이고 사실 이런 창작자 소재의 이야기는 이미 흔할 만큼 흔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그 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고 삶에 대해 후회하는 기분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이 작품에 대해서 공감을 넘는 공명으로 차올라서 같이 울먹거리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사실 요즘 덕후 취향이라기 보다는 올드스쿨 덕후 취향에 가깝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림 그려본다고 낙서 끄적여 본 사람 대다수는 이 작품이 파는 부분에 대해서 제법 가슴을 부여잡고 공감과 회한에 빠져 울부짖고 싶어질 정도는 될 거에요.
(아직 버리지 못한 스프닝노트 낙서장이 집에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이걸 보고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기는 힘들 겁니다.)
하여튼 책상 위에서 죽을 정도로 열심히 살아야 겠다~라는 교훈 까지는 아니지만, 보고 나온 뒤에 다이소에서 색연필과 색볼펜을 사고 싶어지게 만들 정도는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고 싶다는 조카를 끌고가서 보여줄까 싶어질 정도네요.
작품 외적인 의미가 그리 중요하진 않겠습니다만, 몇년 전에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쿄토 애니메이션이란 회사에서 방화 살인이 일어났던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대한 추모적인 암시가 좀 있다는 추측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누구에게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불행한 사고는 두려운 것이고, 살아 있는 동안 조금이라도 더 부지런하게 살아야 하지 않는가 하는 뻔한 이야기를 적절하게 풀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본 작품의 주제 중 하나인 금손 같은 뛰어난 재능에 대한 질시와 동시에 타인에게 받은 영향을 부끄러워하거나 미움 및 질시 같은 어두운 감정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그걸 통해 자신을 찾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식의 전형적인 성장담이기도 하고…
타인의 등을 보기만 하면서 사는 것만이 아니라, 등을 보기도 하지만 등을 밀어주기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교훈적인 내용이 되기도 합니다.
하여튼 열심히 살아야죠. 죽을 때까지는…
재미있다 어쨌다를 떠나서 별 볼일 없는 어른이 되어버린 자신에게도, 아직 이래저래 아직 풋풋한 소년의 감성이 스스로에게 남아 있었는가 확인하는 데에는 정말 좋은 계기 같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매체 같은 것에 대해서 평가를 하는 것에도 조금 더 주의를 들여야 겠다 싶어졌습니다. 허허허…
:DAIN.
P.S. '룩백' 애니를 보고 삘 좀 받아서,
같은 작가가 그린 흥행작(?)인 "체인소맨" 애니를 보기 시작했는데, 음… 이 쪽은 그냥 제목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체인소맨 애니는 평범 그 자체…
2024.09.07 21:18
2024.09.08 12:15
블루 자이언트 애니는 좀 축약되었다고 하지만, 일단 그 공연을 뽀대나게 뽑기 위해서 가능한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위플래쉬와는 다른 의미에서 가혹한 이야기였긴 합니다만 ㅎㅎㅎ 블루 자이언트 블루레이를 사긴 사야 하는데 ㅎㅎㅎ
2024.09.07 23:19
만화로는 오래 전 보았습니다만....일본 중고딩의 "청춘"에 대해서는 논문 한편 나올법 하지 않나 싶습니다
2024.09.08 12:12
애니는 큰 가감 없이 만화를 거의 그대로 옮겼습니다만, 캐릭터 연기가 정형화된 일본 애니 성우가 아닌게 나름 포인트가 있고… 모델링이 아닌 작화니까 가능한 연출 등은 꽤 잘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뭐 일본 창작물에서 그려지는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는' 이야기는 일본 창작물이 많은 만큼 알아서들 잘 파줄거라 생각하고요 ㅎㅎㅎ '우주보다 먼 곳'이라고 학생들이 남극 가는 이야기 같은 것도 있고 이미 참 많죠 ㅎㅎ K-반도국의 '청춘'에 대해서는 솔직히 지금 반도국에 사는 누구에게라도 살짝 일그러진 이야기가 많을 거라 생각하고 그 만큼 더 다뤄야 하지만 아직 스스로를 돌아보기엔 앞 세대도 다음 세대도 부끄럽고 두려운 시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언젠간 반도국의 청춘에 대한 논문이 필요하겠죠.
2024.09.09 14:50
2024.09.09 22:23
개인적으론 딱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저도 보면서 크게 감명을 받을 것 같은 내용이네요. 재즈를 다룬 만화원작 블루 자이언트도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