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1시간 42분... 이라는데 사실은 1시간 33분입니다. 본문에 스포일러 난무해요. 추천할 생각이 전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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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추생이 나오는 홍콩 호러라니? 하면서 봤는데요. 음... 그게...;)



 - 황추생 아저씨가 인간의 수면을 연구하는 대학 교수로 나옵니다. 정확히는 불면을 연구하는데요. 이 아저씨는 인간이 잠 자는 데 사용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동물 중엔 극단적으로 잠을 조금 자면서도 잘만 사는 놈들이 많으니 인간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괴상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에요. 간단히 말해 안 자고 살아도 되는 방법을 찾겠다는 것. 그리고 이런 소릴 하며 연구비를 타내려다가 대학 측에게 까이네요. 그럴만도 하죠.

 그런데 이 아저씨에게 10년 전에 잠시 만나 썸을 탔던 미모의 젊은 여성이 찾아옵니다. 자기 큰 오빠가 괴상한 불면증에 걸려 죽어간다고 도와달래요. 그러면서 큰 돈을 연구비로 기부하는데, 찾아간 큰 오빠가 사고로 사망하자 남 몰래 뇌를 빼돌려서(!?) 연구실에 가져 와 해부를 할 정도로 도덕 관념이 괴상한 양반입니다.

 근데 그 와중에 자꾸만 나타나는 젊은 여성의 귀신 같은 것에 부담을 느낀 추생씨는 용한 점쟁이를 찾아가고. 거기에서 쌩뚱맞게 자기 아빠 귀신을 소환해서 자기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사연을 듣고자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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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어 스타일과 안경 때문인지 한국 배우 아저씨랑 되게 닮아 보이는데 그 분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또 뇌가 가렵습니다. 라고 적고 보니 짤에 보이는 저것이...)



 - 부천에서 상영한 적이 있는 영화라나 봅니다. 그땐 당연히 무삭제였을 테니 1시간 42분 짜리였겠고. 하지만 국내 심의 버전은 그보다 무려 9분이 짧습니다. 그러니 제가 제대로 평가할 순 없는 상황이라는 걸 감안해서 읽어주시는 게 좋겠구요. 하지만 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어디 가서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니라고 확신을 하는데요. ㅋㅋ 그 이유에 대해선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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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연애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커플링 비슷한 관계로 나오는 여배우님과 나이 차이가 좀 많이 격렬해서 부담스러웠습니다. ㅋㅋ)



 - 그러니까 문제가 말입니다. 정체 불명의 강력한 불면증 이야기를 하면서 언뜻언뜻 황추생이 귀신을 보는 모습을 섞어 넣어서 미스테리 호러로 출발을 하는데요. 그러다 아빠 귀신 소환 장면 이후로는 한 방에 아주 길게, 그냥 통으로 과거 회상 장면이 나옵니다. 근데 이게 통으로 30분이구요. 난데 없이 사극으로 변신을 해서 그냥 진지하게 옛날 이야기만 해요. 그러니 그동안 미스테리 호러는 바이바이... 그러고 현재로 돌아오면 런닝타임이 30분쯤 남아 있는데 여기에선 나름 호러 같은 걸 시도는 합니다만. 안 무서워요. 그러다 클라이막스에서 강력한 고어씬! 으로 승부를 보는데 이게 다 잘렸거나 강력한 블러!!! 로 처리해서 안 보여줍니다. 허허...;


 근데 전 고어를 안 좋아하니까요. 대충 상상으로 때워도 별 상관은 없는데... 정말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긴장도 공포도 없는 30여분의 통짜 사극 파트가 구성을 망친다는 것. 그리고 그나마 남아 있는 후반 30분이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다는 겁니다. 고어가 잘렸다곤 하지만 그래서 영화가 별로가 된 거라면 영화가 그런 장면들에 너무 크게 의존을 하느라 이야기와 연출에 신경을 못 썼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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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부터 일제 강점기 파트가 정말 길게 나오는데요. 왜 이리 긴가... 하면서 봤는데 알고 보니 이게 본편이었다는 반전 아닌 반전이!)



 - 그래서 그 기나긴 과거 파트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집어 넣었냐면요... 나름 합당한 이유는 있습니다. 사실은 현재 파트는 후일담이고 그 쪽이 본체거든요. 황추생의 아빠는(역시 황추생이 연기합니다 ㅋㅋ) 중국의 일제 강점기 시절에 살아남으려고 애 쓰다가 그만 친일 행적을 선택해 버린 사람이었고. 그러다 한 맺힌 죽음을 맞은 중국인 위안부에게 저주를 받은 거였어요. 그래서 본인도 미쳐 날뛰다 죽임을 당했고, 그 저주가 나머지 가족들에게까지 퍼지면서 현재 황추생도 불면에 시달리게 된 거였구요. 황추생을 찾아 온 젊은 여성도... 알고 보니 황추생 아빠와 함께 일했던 매우 적극적인 친일파의 후손이었던 거에요. 역시 저주에 걸렸고 그래서 그쪽 집안도 그 난리가 난 거라는 이야기. 결국 현재 파트는 일제 강점기 시절 이야기의 후일담 내지는 완결 파트 역할인 겁니다.


 ...하지만 역시 안 무서워요. ㅋㅋㅋ 그리고 이야기가 살짝 핀트가 안 맞기도 합니다. 저주를 걸고 죽은 여자를 좀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 분의 한 많은 개인사를 풀어주는데, 그걸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아무래도 영 납득 안 가는 방향으로 저주를 난사하고 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거든요. 결과적으로는 사필귀정 엔딩이라 해도 동기가 삑사리 나 있으니 그 결과도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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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이거 꽤 어울리지 않습니까. ㅋㅋㅋ 그러고보면 황추생은 그 팔선반점 영화에서도 주연이었죠...)



 - 딱히 길게 적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구요. (요즘 제 영화 선정 타율이 매우 낮습니다. ㅋㅋㅋㅋ)

 그러니까 아주 좋은 의도로 만든 이야기라는 건 알겠습니다.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널리 알리면서 그 시절에 자발적으로든 타의로든 친일 행적을 벌인 사람들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이라는 이야기를 호러의 틀을 빌어 아주 강력하게 설파해 보겠다... 뭐 이런 건데요.

 이야기 구성이 참 별로이고. 그 와중에 디테일 면에서도 삑사리가 나서 의도'만' 좋았던 영화가 되어 버렸어요. 문득 '여고괴담: 모교' 생각이 나더군요. 그것도 딱 그런 영화였죠. 의도만 좋으면 뭐합니까...

 그래서 결국 강력 비추입니다. 시작은 좋았는데 이야기가 영 헐거운 데다가 연출까지 그저 그래서 막판은 정말 의무감으로 봤네요. 끝입니다...;




 + 다 보고 나서야 검색해보고 알게 된 사실인데, 이 영화 감독님이 그 전설의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를 연출했던 분이군요. 홍콩 영화 쪽에선 아주 드물게 고어로 이름을 날리신 분인데...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제가 본 국내 정식 버전은 다 잘려 있으니까요.



 ++ 중반에 저주의 주체가 분노하며 황추생에게 날리는 명대사(?)가 있는데 그게 바로 "너는 그러고도 잠이 오니?" 입니다. ㅋㅋ 뭔가 코믹한 드립 같은데 당연히 전혀 그런 분위기는 아니구요. 이 한 마디가 영화의 내용과 주제를 다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죠. 넌 친일 하고도 잠이 오니? 저주를 받아서 멸망해 버려랏!!!



+++ 혹시라도 검색은 해 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글에 넣을 짤 찾느라 이미지 검색을 했더니 한국 정식판에서 잘린 장면들이 막 나오네요(...)



 ++++ 스포일러 난무 하겠다고 해 놓고 본문에 적은 게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서 따로 정리를 해 봅니다.


 황추생 아빠는 아내를 잃고 자기 엄마 & 어린 아들을 키우며 일제 강점기를 힘겹게 버티고 있었는데요. 일본어를 잘 한다는 특기가 일본군 장군에게 알려져서 억지로 끌려가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됩니다. 거부하면 죽거나 죽도록 맞을 테니까, 집에 있는 늙은 엄마랑 어린 자식도 살려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런 것이고 그 와중에 죄책감도 충분히 느끼고 남몰래 다른 중국인들도 도와주고 그래요. 사실 이 정도면 용서해줘야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괜찮은 사람으로 그려지는데... 


 그러다 일본군에게 인정을 받게 되면서 갸들이 배려랍시고 돈을 더 잘 버는 일을 반강제로 맡겨 버린 게 사단이 됩니다. 일본군 위안소 관리자가 되어 버려요. 거기에서 또 끔찍한 상황들을 보며 더더욱 힘들어하고, 자기 나름대론 거기 강제로 끌려온 여성들을 도와 보려고 애도 쓰고 그러는데요. 어린 소녀들을 탈출 시켰다가 갸들이 총 맞아 죽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 대가로 죽은 아이들의 열 배를 끌어오라(...)는 명을 받아 결과적으로 민족에 더 큰 민폐를 끼치게 되죠. 그리고 그렇게 끌려온 여자들 중 점쟁이집 쌍둥이 자매가 있었고. 일본군 장군이 '야 야 너 아내 죽고나서 여자에 손도 안 대봤다며? 이 둘 중에 하나 골라. 안 고르면 내가 둘 다 죽여 버린다?' 이러는 통에 얼떨결에 자기 쪽에 서 있던 사람을 픽하고는 집에 데려와서 극진하게 보살펴주고 그랬는데... 문제는 간택받지 못한 나머지 한 명이었습니다. 얘는 결국 위안소에 감금되어 성노예 생활을 하다가 금방 죽어 버려요.


 근데 문제는 이 불운했던 쪽이, 동생보다 몇 분 일찍 태어난 죄로 아버지 가업 물려받기를 강요당했고. 그래서 아빠 일 배우다가 사고로 한쪽 눈을 잃었구요. 자기랑 다르게 평범한 삶도 살고 두 눈도 다 멀쩡했던 동생에게 굉장한 한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거에요. 그 와중에 간택 실패로 자기만 가혹하게 위안부 생활까지 하게 되니 나중엔 분노에 사로잡혀서, 죽기 직전에 주인공과 주인공 동료에게 저주를 걸고 삶을 마감합니다. 웃기는 건, 결국 주인공이 나름 착하게 살아 보려고 한 게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는 거죠. 자기 동생이 아주 잘 지내고 있다는 얘길 듣고 완전히 빡쳐 버리거든요(...)


 암튼 그래서 황추생 아빠는 수면 부족에 시달리다 실성해서 그때는 자기 아내가 된 쌍둥이 동생을 목을 잘라 죽여버리고, 위안소로 들어가서 일본군 장군의 거시기를 잘라서 죽여 버리고는 총 맞아 죽습니다. 그런데 그 저주가 아들 버전 황추생에까지 이어져서 이제 자신이 아빠 나이가 된 현재 시점에는 불면증 + 귀신 방문에 시달리며 멘탈이 나가 있었는데... 그때 도와달라며 그 옛날 썸녀가 나타나 버린 거죠.


 그래서 현재의 황추생은 도와달라는 여자를 실험실에 두고서 '내가 꼭 낫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해요. 그러고 실제로 도와주려 애 쓰다가 조금 성과도 냅니다만. 그때 여자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네요. 자기 집안 내력을 얘기하다가 그만 자기 할아버지의 정체를 말해 버리거든요. 그 양반이 바로 과거 파트에서 아빠 버전 황추생과 함께 위안소를 운영했던 적극적 친일파였어요. 이 사람도 쌍둥이 언니의 저주에 걸린 상태였던 것...


 그래서 그 말을 들은 황추생은 여자 귀신에게 완전히 홀려서 빙의 같은 상태가 되고. 도와달라는 여자를 학대하고 오히려 잠을 더 못자게 해서 결국 미치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자기 팔뚝을 뜯어 먹는 기행을 벌이다가... 마지막엔 황추생에게 산채로 잡아 먹혀요. (아주 짧게 보여주는 데다가 블러의 대활약으로 시각적 충격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 출동한 경찰에게 황추생이 잡혀가는 모습으로 엔딩입니다. 적극적 친일이든 소극적 친일이든 나쁘긴 매 한가지니 다 죽어버려라!!! 라는 뭐... 그런 역사 교훈극(?)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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