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5 12:42
처음에는 단순히 같은 날 동시개봉하는 소재/장르/톤이 완전히 대비되는 두 작품을 재미로 엮는 것으로 시작한 밈이었는데 시사회 후 두 작품 모두 평단/관객 양측에서 대호평이 나왔고 실제 개봉하자마자 오프닝 대박이 터졌습니다.
일단 '바비'는 북미 개봉 3일간 약 1억6천2백만불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역대 워너 배급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여성감독 단독 연출작 역대 1위입니다. 이미 마케팅 과정 포스터 카피문구에서 미리 다 눈치를 줬음에도 "금발 백인 선남선녀가 주연인 영화가 PC/페미일리가 없다(?)"며 애써 현실을 부정하며 보러간 사람들은 화를 내며 오프닝빨에 그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람 후 반응도 대부분 폭발적이고 최종성적 10억불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설레발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펜하이머'는 같은 기간 약 8천만불을 벌며 북미 2위로 데뷔했는데 이는 인기 IP 배트맨이 원작인 다크나이트 두 편을 제외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리지널 각본 영화 중 필모 최고기록입니다. '바비'에 비하면 아쉽지만 러닝타임 3시간의 무겁고 진지한 흑백 분량도 상당한 R등급 영화라는 걸 고려하면 이것도 정말 대단한 수치입니다. '바비'와 동시개봉이 아니었다면 북미 오프닝 1억불도 가능했겠죠. 아직 한창 팬데믹 초기일 때 다소 무리하게 개봉을 밀어붙였다가 실패했던 전작 '테넷'으로 자존심을 구겼었는데 이번에 완벽하게 다시 부활하는 분위기네요.
재밌는 건 안좋게 헤어졌던 놀란의 전애인(?) 워너가 누가봐도 일부러 '오펜하이머'를 멕이려고 자신들의 여름 기대작인 '바비'를 같은 날 개봉시켰다는 것이 사람들의 합리적 의심인데 이게 밈으로 터져서 작품의 좋은 입소문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오히려 둘 다 잘 되고 있는 게 아이러니하네요 ㅋㅋㅋ 그런데 워너는 '플래시'가 역대급 흥행참패를 기록하며 2억불 손해를 본 상황이라 그냥 '바비'가 이렇게 대박나는 것에 어떻게든 감지덕지해야합니다.
2023.07.25 12:53
2023.07.25 12:59
아 참고로 이번 여름 대전에서 플래시의 엄청난 부진은 주인공 배우가 사고친 문제가 제일 컸지만... 그래도 영화자체는 나름 준수했기에,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이렇게 외면 당할 영화는 아니었는데.
2023.07.25 17:29
저는 플래시 뭔가 재밌는 부분도 많지만 엉망인 부분도 많이 섞여있는 영화로 봤어요. 어쨌든 이렇게까지 망할 수준은 절대 아닌데 사실 에즈라 밀러 이슈만이 아니라 그동안 계속 무너져온 DCEU 브랜드에 대한 대중들의 외면과 곧 이어질 DCU 리부트 등의 문제가 더 컸던 것 같아요.
2023.07.25 13:13
바비는 2시간 가량이지만 오펜하이머는 3시간짜리라서 중간에 밥먹고 두 영화를 나란히 보면 하루가 다 간다는 의미에서 바벤하이머 데이를 만들어서 친구들과 하루를 보내면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오펜하이머가 개봉하는 8월 중순까지 바비가 흥행을 해야 제대로 된 바벤하이머 행사를 할 수 있을 텐데^^
2023.07.25 17:30
현지에서는 실제로 바벤하이머 더블 피쳐 보는 걸 실천하는 관객들이 상당히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냥 조롱이었던 모비우스와 달리 밈이 아주 긍정적인 효과를 낸 케이스가 될 것 같습니다 ㅎㅎ
2023.07.25 13:15
좀 사생팬 같지만...
7월 23일 로스앤젤레스 웨스트우드, 리전시 빌리지 시어터에서 [오펜하이머]를 관람한 후 바로 길을 건너서 리전시 브루인 시어터에서 [바비] 입장권을 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그 절친 로저 에이버리의 모습입니다.
재밌게도 두 사람이 [바비]를 본 리전시 브루인 시어터는 타란티노의 [옛날 옛적 할리우드에서]에서 마고 로비가 연기한 샤론 테이트가 자신의 출연작 [The Wrecking Crew]를 감상했던 바로 그 극장이랍니다.
2023.07.25 14:05
와!! 이거 좀 신기하네요 ㅋㅋ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바비랜드로도 해석할 수 있겠어요 ㅋㅋ 실제로 영화의 오프닝도 이와 비슷하고 ㅋㅋ
2023.07.25 14:19
시사회로든 뭘로든 미리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보고 또 보는 걸까요. ㅋㅋㅋ 왠지 타란티노라면 일반 관객들과 함께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더 좋아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2023.07.25 17:31
저도 타란티노가 이거 둘 다 봤다는 얘기는 어디서 들었는데 이 극장이었는 줄은 몰랐어요! 역시나 믿고보는 oldies님의 정보댓글입니다.
2023.07.25 14:07
진짜... 요새 흥행은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바비가 좀 밀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흥한 게 신기하고, 또 저게 오펜하이머랑 밈으로 엮이면서 아예 저 두 영화를 세트로 보는 밈까지 생겼다고 하니 이렇게 상부상조하는 영화들이 또 있을까 싶네요 ㅋㅋ (그 와중에 가운데 끼어서 흥행을 말아먹고 울고 있는 톰 크루즈...)
2023.07.25 17:32
초기 흥행예측은 R등급에 3시간인 오펜하이머 보다 꾸준하게 바비가 더 높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터지는 건 정말 예상 못했네요. 미임파7은 작품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듯한데 바벤하이머의 너무 높은 화제성 때문에 개봉 일주일 정도만에 완전히 묻히고 있네요. 작년 여름은 톰 크루즈의 위엄이었는데 말이죠 ㅠㅠ
2023.07.25 14:09
둘다 흥행도 흥행이지만 작품평도 좋아서 더 기분이 좋네요
잘만든 영화가 흥행하는건 언제나 즐거운일이죠
특히 바비는 만든다고 할때부터 망작같아 보여서 걱정 많이 했어요 ㅋ
2023.07.25 17:33
저는 설마 거윅이 망작을 만들겠어? 했지만 소재가 정말 ???이었습니다 ㅋㅋㅋ
2023.07.25 14:19
안 그래도 '바비' 흥행 성공 기사 보고 생각났던 사람이 LadyBird님... ㅋㅋㅋㅋ 그레타 거윅은 정말 승승장구네요. 대단합니다.
2023.07.25 17:34
제가 거윅이라는 영화인의 열렬한 팬은 아니고 그냥 레이디버드만 최애인 것에 가깝지만 그래도 자랑스럽습니다 ㅋㅋㅋㅋ 거윅은 그냥 탄탄대로 거장의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
둘 다 잘되서 (아직 바비는 못봤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네요. 그런데도 바비에 아득바득 혹평을 적으려는 사람들 보면... 참 왜 저러나 싶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별 2개 반을 줬던데(저는 이분 평 좋아하지만 안 맞는 것도 있는데, 그냥 영화로서 평가한 거라고 생각), 왓챠피디아에서 어떤 유저가 그걸 반페미니즘으로 악용하길래 보다 못한 평론가 본인이 직접 등판해서 맥이 안닿는 댓글을 적는다고 그런 사람들과 선을 그었죠. 그런 사람들은 거기에 안 그치고 이제는 11월 개봉예정인 더 마블스 예고편에도 일일이 기대안된다는 헛소리들을...(...)
어쨌든 오펜하이머는 기대중입니다. 바비도 조만간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