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3 18:19
에밀 졸라의 '집구석들'입니다.
이번에도 집에 사두었던 책의 도장깨기인데 왜 에밀 졸라일까..... 역시 듀나 님의 '나나' 읽기에 자극받은 결과입니다.
집에 '나나'는 없고 '테레즈 라캥', '목로주점', '작품', '패주', '집구석들'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최근에 샀던 '집구석들'을 읽어 보려고요.
졸라의 책은 '테레즈 라캥'만 읽었어요. 정이 안 가는, 하지만 이해가 가는 인물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영화 '박쥐'에 인물 구도가 그대로 들어가 있었죠.
20년 먼저 나서 20년 먼저 세상을 뜬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책은 청소년기부터 좋아해서 열린책들에서 나왔던(지금은 절판) 전집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밀 졸라의 세계에는 퐁당 빠지지 못했어요. 도 선생의 글은 불균형한 짜임과 낭만성, 기이함, 질릴 정도의 장광설을 품고 있어도(있어서) 마력이 있습니다. 풀리지 않는 인간과 인간사 수수께끼의 매력이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사로잡히는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에밀 졸라는 청소년기에 접하지 못하고 늦게 알게 된 작가라서인지 한 작품 독서 이후에 마구 땡기는 작가는 아니었던 듯. 건조함과 냉정한 거리두기의 기술상 특징 때문이기도 한 듯. 앞으로 여러 작품을 읽어봐야겠습니다만.
모처럼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19세기 소설을 손에 잡습니다. 이게 다 게시판 주인장 덕분이며, 아울러 저의 잘 영향받는 기질도 칭찬하며...
이 소설은 창비에서 나왔어요. 작가의 20년 프로젝트 루공마카르 총서가 다 나오면 좋을 것 같은데 이 중 일부만 출판사 여기저기에 흩어져서 출간되어 있는 듯합니다.
2023.04.13 20:23
2023.04.13 22:22
다른 유명한 에밀은 로맹 가리의 다른 이름 에밀 아자르가 생각나네요. 루소의 책 제목도 있었고.
드립은 에미르 졸라라 뭐 이런 건가요... 이 책 '집구석들'과 뭔가 통합니다요...
2023.04.14 09:19
마침 루공마카르 총서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주로 문학동네에서 많이 나왔고 여기저기에서 12-13권 정도 출간된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빌려읽고 있어서 거기 소장도서만 이번에 빌린 패주까지 읽으면 열권 읽게 되네요.
마침 집구석들은 그 도서관에 없네요. 딱히 막 좋아서 읽는 건 아닌데, 역사적 사회적인 재미가 있고 그 집안구석의 본능적이고 막되먹은 성격을 중심으로 이게 프랑스적인건가.. 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그중에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은 유일한 해피엔딩이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구요. 꿈, 사랑의 한페이지는 멜러이고 슬프지만 비교적 가볍습니다.
저는 제르미날이 좀 특별히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목로주점 주인공 제르베즈와 그 자식들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것 같은데 (나나, 작품, 인간짐승, 제르미날) 대부분 아주 괴롭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023.04.14 10:30
아 읽고 계셨군요. 네 저도 보니 문동에서 많이 나왔더라고요.
말씀대로 좋아서라기 보단 사회상 보는 재미가 큰 것 같아요. 오래 전에 본 것이긴 하지만 염상섭 같은 작가의 소설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제목이 호기심을 유발하더라고요. '제르미날'이 특별하셨군요. 저는 일단 집에 사놓은 것부터 읽으려고요. 그리고 한 작가의 작품을 어지간히 좋지 않으면 계속 이어서 읽지는 않는데 졸라의 소설도 텀을 두고 읽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좋고 안 좋고가 아니라 내용이 서로 얽힐 것 같아서요. 끝까지 읽어 봐야겠지만요.
2023.04.14 11:10
주말은 월요일 오후부터입니다.
책 이야기 많이 써주셔서 저도 요새 책을 좀 '찾아보고' 있습니다. ㅋㅋㅋ 감사드려요.
말씀하신 책들 어릴 때 마당문고본으로 읽은 게 다인데 지금 다시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네요. 중학생때 독서시간에 읽으라던 책 중에선 그 나이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꽤 끼어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재미로나 읽다보면 책에 익숙해지는 면은 있겠지만요.
2023.04.14 14:12
월요일 오전만 보내면 일주일이 만만해지는 그 느낌을 고작 몇 년 사이에 잊었습니다. 죄송합니다.ㅋ
청소년기에 접하게 되는 세계문학 중에는 나이에 안 맞는 게 많아서 책을 멀리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그래도 전교조 이후에 과목별 교사모임 같은데서 문제를 의식하고 권장도서 새로 정비하기도 한 걸로 알고 있어요.
노안이나 앉아 버티기가 힘들어지는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좀 읽어야겠다는 위기감이 생겼습니다. ㅎㅎ
2023.04.14 22:25
억 어렸을때 지금은 돌아가신 아빠가 엄마에대한 불평불만 및 욕을 시전하실때 항상 하시던 말씀이 "이놈의 집구석!!!!" 이었는데
에밀 졸라의 단어였군요
2023.04.15 10:43
덕분에 제목 관련해서 찾아봤더니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고 같은 출판사, 번역가가 전에는 '살림'이라는 제목으로 냈었네요. 세계문학시리즈로 넣으면서 번역을 다듬고 제목을 역자 생각에 내용과 더 어울린다 싶은 것으로 바꾸어 재출간한 모양입니다.
제목 pot-bouille (뽀부이유)는 부르주아 계층의 가정식 찌개, 매일 먹는 음식, 이라는 뜻의 예전에 쓰이던 표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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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책은 '목로주점' 밖에 읽은 게 없는데 그나마도 너무 어릴 때 읽어서 기억이 안 나고... 그냥 80년대 유행했던 작가 이름 드립만 기억에 선합니다. ㅋㅋ
근데 그래도 당시에 '에밀'은 꽤 폼 나는 이름이라는 인상이었어요. 요즘엔 이런 이름을 별로 못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