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4 10:27
- 오리지널은 1994년에 만들어져서 한국에선 1995년에 개봉입니다만. 요 리덕스 버전은 2008년에 만들어져서 한국에선 2013년에 개봉했습니다. 런닝타임은 본편보다 7분이 줄어서 93분. 스포일러가 이번에도 있습니다.
(솔직히 좀 과한 포스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구성도 색감도 좀 부담스럽죠. ㅋㅋㅋ)
- 다들 아시다시피 김용 선생의 대히트 레전설 무협 소설에서 캐릭터들을 가져오... 기만 해놓고 완전 자기 맘대로 만들어 버린 이야기죠. 뭐 분명히 원작 캐릭터들의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긴 한데, 동시에 굳이 그걸 원작 삼지 않았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영화였기도 하고. 뭐 먼 훗날 왕가위가 '일대종사' 같은 영화도 만들어낸 걸로 미루어 보아 그냥 왕가위가 김용 소설도 좋아했던 게 아닌가 싶구요.
어쨌든 이번에도 자비심 없이 숑숑숑 100%의 확률로 완벽하게 빗나가는 사랑 이야기들. 그리고 그 빗나간 사랑의 기억 하나에 일생 동안 괴로워하며 런닝타임 내내 세상에 철벽 치고 혼잣말을 하는 사람들의 궁상 맞은 이야기입니다. 스토리 요약은 안 할래요. 뭘 새삼.
(사막은 헐리웃 영화 속 멕시코 만큼이나 노오란 곳입니다.)
- 옛날에 이 영화를 볼 땐 배경 스토리를 잘 몰랐기에 그냥 극장 가서 보고 '음. 그렇구나.' 이러고 왔습니다만. 지금와서 다시 보니 왕가위란 인간도 참 독한 놈이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아비정전'으로 생명 위협까지 받아 놓고선 '아비정전 ver. 무협' 같은 걸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갖가지 고비를 다 이겨내가며 완성해 내놓다니 이건 그야말로 광인 수준이었던 거죠. ㅋㅋ 결과론으로 따져본다면야 그 와중에 '중경삼림' 같은 성공작을 내서 이후 오랜 세월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으니 잘 한 짓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애초에 계획된 일도 아니었잖아요. 정말 나쁜 사람이었던 겁니다 왕가위씨는. ㅋㅋㅋㅋㅋ
(투자자님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 그래서 다시 한 번, 기본적으로 '아비정전'에서 했던 얘기를 무협 스킨 덮어서 되풀이하는 느낌의 영화입니다만. 여러모로 거기에서 더 발전한 느낌이 듭니다. '아비정전'에서 조금씩 느껴졌던 덜컹거리거나 살짝 어설픈 느낌들이 거의 없어졌어요.
뭣보다 맘에 들었던 건 캐릭터별 비중 배분이 많이 공평해졌다는 거였습니다. 스토리상 원탑 주인공에 가까운 구양봉을 또 다시 장국영이 맡아서 연기하지만 이번에는 주변 인물들이 구양봉과 비슷한 비중으로, 모두 다 주인공인 듯이 폼을 잡아주거든요. 덕택에 '아비'랑 비슷한 민폐 나르시스트 빌런 캐릭터가 나와도 답답함이 덜 해서 좋았구요. ㅋㅋ 또 이 얘기 저 얘기로 계속 넘어다니는 구성 덕에 그다지 지루하지도 않았어요.
(원래 장국영이 연기할 계획이었다고 그런 것 같은데. 따져보면 '아비'랑 공통점이 아주 많은 캐릭터이긴 합니다.)
- 근데 사실 우리의 아비찡은 오히려 분신술을 쓰면서 파워업 했죠. 양가휘가 맡은 동사, 장국영이 맡은 서독. 이 둘을 가만히 보면 아비의 성격을 대략 반띵해서 물려 받은 자식들 같거든요. 무책임하게 여기저기 민폐 끼치며 살아 놓고 여자 하나가 자기 마음 안 받아준다고 지 혼자 비극 놀이하는 동사도. 본인 잘못은 눈꼽만큼도 생각 안 하고 남탓만 하며 골방에 처박혀 징징거리다가 막판에야 간신히 털고 일어나 움직이... 는데 정신을 덜 차려서 결국 끝이 안 좋은 서독도. 모두 아비 느낌이 낭낭한 게 사실은 그 아비가 왕가위 아저씨 페르소나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품게 했습니다.
다만 뭐, 앞서 말 했듯이 다른 주변 인물들의 비중이 많이 커졌고. 그 중엔 장학우의 홍칠공처럼 긍정적인 캐릭터(이 양반은 아비정전 유가령, 중경삼림 왕페이 캐릭터의 남성 버전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도 있고. 좀 애매하지만 양조위의 맹무살수처럼 상대적으로 덜 답답한 캐릭터도 있고 해서 괜찮았어요. 전체적으로는 '아비정전'보다 오히려 숨 쉴 틈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직전에 양조위가 중경삼림으로 한국에서 확 뜬 덕인지 이 캐릭터 맘에 들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비주얼 측면에선 뭐, 일단 탁 트인 배경이 펼쳐지는 장면이 많다는 게 큰 변화점이긴 한데. 그게 또 하필 사막이라서. ㅋㅋㅋ 사람 많은 도심 같은 건 당연히 안 나오구요. 마적떼를 제외하곤 엑스트라 한 명 필요 없이 한적 고독한 풍경들만 쭉 이어지는 데다가 그게 다 갈 곳 없는 사막이니 보기엔 시원해도 결국엔 또 갇혀 있는 사람들 이야기였다는 거.
그리고 이야기 측면에선 이제 완전한 환타지로 넘어왔는데요. 이것도 사실 큰 변화라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전에 적었듯이 전 '아비정전'을 보면서 무슨 꿈속 같은 공간을 떠다니는 유령들 이야기 비슷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지만 무협이라는 환타지 세계관이 바탕이니 그런 분위기가 좀 더 합리화된달까요. 그냥 그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본적으론 연속선상에 있는 비슷한 이야기였구요.
(시원 호쾌하게 가둬드립니다.)
- 근데 뭐 다 됐구요.
결국 또 하나의 감성 무비라는 게 제 개인적인 결론이었습니다.
다만 전 예나 지금이나 망한 사랑에 단단히 꽂혀서 본인이 우주의 중심이 되어 호올로 몸부림치는 류의 이야기엔 몰입이 잘 안 돼서 말입니다. ㅋㅋ 양채니가 들고 온 계란을 보며 어휴 저거 뜨거운 사막에서 며칠을 굴렀으니 옛날에 다 썩었을 텐데 홍칠공은 그걸 워떠케 먹었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죠. 임청하의 모용언, 모용연이 초단위로 변신하며 구양봉에게 성질 부리는 장면은 그냥 웃겨서 마음 편하게 웃었구요(...) 유가령이 등장할 때면 저 양반은 대체 어떤 집안에서 뭐하는 사람이길래 매일 밤마다 여자 혼자 애마부인 놀이 중인가가 궁금했고. 뭣보다 다들 대체 뭘 해서 먹고 살고 있는 것인가. 저 찌질한 성질머리들로 사회 생활은 어떻게 하나...
...죄송합니다. (쿨럭;)
(대체 뭐하시는 분이기에 밤마다 잠도 안 자고 물가에서 말이랑 놀고 계신 것인지.)
- 스텝 프린팅을 액션에 써먹는 건 이 영화에서 어느 정도 완성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이전 영화들까진 별로 안 멋진 액션씬을 멋있는 척해주는 치트키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건 나름 무협영화이다 보니 베이스가 되는 액션이 기본 퀄은 깔아줘서 그런지 스텝 프린팅으로 그림을 휙휙 날리고 끊어 먹어도 상당히 그럴싸해 보이더라구요.
올드팝들을 못 써먹게 된 자리를 잘 채워줬던 OST가 리덕스에서 변경된 것 때문에 아쉬워하던 분들이 많이 보이던데. 솔직히 전 이걸 27년 전에 극장에서 본 후 다시 본 적이 없어서 전혀 기억이 안 나구요. ㅋㅋㅋ 그냥 리덕스에 들어간 요요마의 연주 버전 음악들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나서서 튀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음악만 따로 떼어서 들어보면 또 의외로 그 자체로 듣기 좋은 모범적인 영화 음악이었다는 느낌.
뭣보다 결말에서 홍칠과 구양봉의 갈라짐을 통해 영화가 구양봉 몰빵 과몰입을 피해간 것도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느꼈어요. 홍칠의 길이 옳다는 것을 거의 명백한 수준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보니 주인공들의 갬성이 별로 와닿지 않았던 제 입장에선 맘에 들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어차피 구양봉 입장에 몰입한 사람들은 구양봉의 패배(?)까지도 그 감성의 일부로 받아들이실 테니 결국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건전한 결말인 걸로.
(개인적으로 원작 최애캐였던 홍칠공. 영화에서도 가장 긍정적으로 묘사돼서 좋았습니다.)
- 결론적으로요.
전 원래 뭐 하나라도 확실하게 튀고 또 그게 고퀄인 작품들에 대체로 후한 편이라, 이 영화도 나쁘지 않게 봤습니다. 전 오히려 많은 분들 좋아하시는 '아비정전'보다 이게 더 낫더군요. 왕가위의 연출력도 더 원숙해지고, 전달하는 이야기도 조금은 더 어른스러워진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물론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끝내주는 그림이었구요. ㅋㅋㅋ
하지만 역시 특유의 그 감성은 제 취향이 아니라서요. 이거 보고 어제 '타락천사'까지 보고 나니 남은 넷플릭스 왕가위 영화들은 잠깐 쉬었다가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진 다 투덜거리면서도 괜찮게 봤는데 '타락천사' 이걸 좀 험한 소리가 나오는 느낌으로 봐 버리는 바람에... 으하하.
(동방불패 후로 중성/양성적 캐릭터만 시켜대는 게 지겨웠던 게 은퇴 사유 중 하나라는데, 이 영화에서도... ㅋㅋ)
+ 가만 보면 왕가위는 줄기차게 로맨스만 다루면서도 그들의 사랑에 굳이 설득력을 부여할 생각을 안 한다는 게 특이합니다. 늘 둘 중의 하나에요. 그냥 훅! 하고 사랑에 빠져 버리거나. 아님 영화 시작 전에 이미 다 끝나버린 기억 속의 사랑이거나. 그래서 갸들이 그 사랑 때문에 그렇게 본인 인생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말아 먹는 상황에 별로 공감이 안 가는데요. 뭐 사람에 따라선 오히려 그렇게 디테일이 아예 없기 때문에 더 몰입할 수도 있고 그런 거겠죠. 그냥 저랑 잘 안 맞는 스타일인 걸로. ㅋㅋ
++ 배우들 일정 맞추기가 힘들어서 대역을 많이 썼다는 촬영 비화를 읽고 영화를 보니 영화 속 대화 씬이나 클로즈업 씬들을 볼 때마다 괜히 웃기더라구요. 대화 중에 한 명 얼굴만 오래 비추며 다른 사람은 목소리만 들리게 하는 건 '아비정전'에서도 자주 나온 방식인데. 똑같은 연출이 이 영화에 나오면 '응. 사실은 상대 배우가 아직 안 왔구나'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하하;
(이거슨 대체 동사서독 촬영장일까요 동성서취 촬영장일까요.)
+++ 그러고보면 우리 장여사님은 왕가위 영화에서 '많이 안 나와도 진 히로인' 전문이셨군요.
이번엔 아예 특별 출연이셨던데. 그래서 분량도 많지 않지만 여전히 본인 포스와 캐릭터 역할의 중요성 덕에 존재감은 팍팍!
2022.04.14 10:38
2022.04.14 10:59
임청하 캐스팅에 대해 그런 이야기가 있었나요? 처음부터 참여했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동성서취', '중경삼림'에 모두 출연해서 당연히 왕가위가 원해서 모셔온 거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완성 직후에 '이게 뭐꼬!'라는 반응을 보였단 얘긴 들었습니다만. ㅋㅋ
원탑은 모르겠지만 '내 방식대로 바꿔버릴 거야!' 라는 의욕은 충만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그건 참 잘 했죠 매번. ㅋㅋ
2022.04.14 11:36
제가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시기에 아직 사조영웅전 포함 김용 소설을 접하기 전이라 아비정전도 당시 '씨네필'감성으로 어떻게든 나름 괜챃게 봤었지만 이건 정말 항마력이 딸려서 힘들었습니다.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야!!!!
물론 원작을 아시는 분들이라도 특별히 엄청 재밌게 보실 물건은 아닙니다만(도리어 짜증내실 분들도...) 그래도 알고보면 원작에서 이랬던 설정을 저렇게 꼬아놨구나 정도는 파악이 됐을텐데 저는 그래서 마지막 쯤에야 카메오처럼 등장하는 장만옥 캐릭터가 아비정전 양조위 캐릭터 포지션인가 했습니다 ㅋㅋㅋㅋ
참 저 출연진 단체사진만 보면 <신용문객잔> 뭐 그런 느낌의 영화를 찍었을 것만 같은데 동사서독도 동성서취도 둘 다 아니네요 ㅋㅋ 왕조현이 동사서독도 끝까지 출연했으면 어땠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양채니가 너무 잘해서 아쉽진 않습니다. 아마도 이 인연으로 출연했을 타락천사에서의 노답꼬장녀 연기도 개인적으로 참 사랑해서요 ㅎ
원본이나 리덕스나 저는 그렇게까지 확 차이를 느끼진 못하겠더라구요. 솔직히 뭐가 다른지도 인터넷에서 정리해놓은 글 찾아보고 구분할 정도니... 최근에 다시 볼 때마다 감탄하는 건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액션씬 특히 양조우의 맹무살수 캐릭터가 벌이는 처절한 1대다수 대결 퀄리티가 상당하다는 부분이네요. 일대종사에서도 그렇고 생각보다 액션에도 재능이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래봐야 액션은 살짝 간을 쳐준 정도이고 사랑에 고통받고 찌질대는 캐릭터들 얘기인 건 변함이 없지만...
2022.04.14 13:59
맞아요. 원작 팬들 중에 이 영화 보고 격하게 짜증낸 친구들 있었습니다. ㅋㅋ 웃기는 건 그나마 원작을 아예 모르는 입장에선 오히려 따라가기가 더 힘들다는 거? 어쨌든 이미 존재하는 캐릭터들 데려다 수정해서 만든 이야기이니 아는 쪽이 이해하긴 더 쉽죠.
단체 사진은, 제가 너무 궁금해서 찾아보니 동사서독 촬영장 짤이 맞는 것 같아요. 국내 방송에서 인터뷰를 갔던 영상을 누가 발굴해 놓으셨더라구요.
저는 오리지널 보고 27년만에 본 리덕스라 계절 절기 자막 띄우며 챕터 구분 만들어 놓은 거랑, 몇몇 전투씬 잘라낸 거 말곤 모르겠더라구요. 챕터 구분은 뭔가 더 이해가 쉬워지는 느낌이라 괜찮았고. 전투씬은 뭘 굳이 잘라내기까지... 라고 생각했는데 원본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으니 무의미한 소감이구요. ㅋㅋ
2022.04.14 14:42
2022.04.14 17:44
제가 찾아 놓고 넋 놓고 한참 봤습니다. 정말 다들 어찌나 곱고 해맑은지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ㅋㅋㅋ
2022.04.14 11:51
구양봉이나 구양공자 캐릭터가 정작 사조영웅전에선 좀 웃기게 나왔고 형수는 등장도 안 했던 것 같아요.마지막으로 읽은 게 5년 전이라 가물가물 합니다.
게다가 제 기억에 영웅문 등장인물들은 이상할 정도로 성적으로 어린 아이였거든요. 하긴 행동도 좀 반듯한 전교 회장 어린이거나 버르장머리없는 육성회장 아들이거나 뭐 거기서 왔다갔다 했죠. 지구를 부술 무공을 갖췄을 뿐.
거기서 황약사 구양봉의 저런 비하인드를 읽어냈다는 게 재밌어요. 적어도 초5에서 중2로는 성장했죠. ㅋㅋㅋ
어떻게 보면 누구나 각자의 색안경이 있는 것 같고, 어떻게 보면 그냥 제가 관심이 없었고요. 처음 읽을 때 십대후반이었으니까 아저씨 구양봉의 순애보는 절절한 게 아니라 웃겼겠죠.
볼 땐 재밌게 봤는데 기억나는 건 문 앞에 서서 뭔가를 기다리는 장국영의 모습과 달걀 뿐입니다. 달걀이 무슨 이야기였는지는 전혀 기억에 없는데 아 그 달걀! 뭐 이렇게요.
이 영화 볼 때가 후폭풍 심했던 실연기라서 꽤나 이입하면서 봤었죠.
2022.04.14 14:34
형수는 그냥 대사로 언급되는 정도 비중 아니었나... 싶은데 전 읽은지 30년이라(...)
맞아요 당시에 읽던 기억으론 뭔가 문자화된 드래곤볼 같은 느낌이. ㅋㅋㅋ 워낙 어릴 때 읽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지만요. 그냥 쌈박질과 연애질 두 가지에만 집중해서 읽었을 게 뻔하니 원작 평가는 안 하는 걸로.
그 달걀이 양채니 처녀가 구양봉에게 자기 동생의 복수를 의뢰하려고 들고 온 의뢰비인데요. 구양봉은 당연히 매몰차게 이죽거리며 거절하고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던 홍칠공이 그 계란 하나로 계약해서 대신 복수를 해주죠. 나름 중요한 소재였습니다. 화면에도 되게 자주 잡아줘요. ㅋㅋ
2022.04.14 17:28
정말 달걀 하나로 살인의뢰를 하겠다고 찾아온다면 그건 도둑놈이고(^^) 가진게 당나귀 한마리하고 달걀 한바구니 밖에 없었던거죠. 구양봉이 그걸론 부족하니 몸이라도 팔아서 돈을 마련하라고 하니까 이걸로 의뢰를 들어줄 사람이 나올때까지 여기서 계속 기다리겠다고 한거고... (맹무살수 양조위도 그녀를 성추행(강제키스)만 하지 소원을 들어주지는 않아요) 홍칠공은 거기서 의뢰비를 한층 더 할인해서 계란 하나로 복수해 준거죠. 저는 이 영화에서 궁금한게 다친 홍칠공을 치료해 달라고 하니까 구양봉이 단칼에 거부하잖아요? 그때 양채니가 의원을 부르기 위해서 과연 몸을 팔았을까 하는 겁니다. 결론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내용상 묘한 아이러니가 생겼을 것 같기도 하거든요.
2022.04.14 17:43
아 맞다. 당나귀를 까먹고 있었네요. ㅋㅋㅋ
진짜 쓸 데 없는 얘기지만 전 홍칠공이 계란 하나만 받은 이유가 궁금하더라구요. 그 전에 바구니 속 계란이 쏟아지는 연출이 나와서 다 깨지고 한 개 남아서 그런 줄 알았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홍칠이 그냥 하나만 받기로 한 것 같기도 하구요.
당나귀 생각이 이제사 나서 하는 말이지만, 의원 비용은 당나귀로 해결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설마 동생 복수를 위해서도 하지 않았던 일을 홍칠 고쳐주려고 했을 것 같진 않아요.
2022.04.14 18:22
아 그랬죠. 양조위가 강제키스할때 바구니가 떨어져 달걀이 많이 깨지긴 하죠 (나쁜놈. 동냥은 안줄망정 쪽박까지 깨다니.. 마적떼에게 죽어도 싸지ㅡㅡ) 하지만 그래도 멀쩡한 달걀이 하나만 남진 않았을 겁니다. 애초에 홍칠이 그런걸 따져서 도와준것도 아니고
2022.04.14 23:10
동사서독은 이상하게(?) 딴 여자에게서 자기 애인을 느끼는 전개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하구요. 양조위의 강제 키스 씬도 설명은 안 나오지만 대략 그런 맥락 같았는데 사실 좀 쌩뚱맞았습니다. ㅋㅋ
2022.04.15 07:18
쌩뚱맞은 거와는 별개로.. 딴여자에게서 자기애인을 느끼건말건 그거야 그쪽사정이지 왜 멀쩡한 여성을 성추행하고 남의 재산을 파괴하느냐 이겁니다. 그 여자가 자기 애인을 닮아서 마음에 들었다면 우선 원하는 것부터 들어주어 환심을 산 다음에 정중히 만남을 제안해야죠. 뭐 그당시에도 상남자는 그런 절차 안거친다는 마인드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ㅡㅡ
2022.04.15 12:24
네 그게 맞죠. 사랑에 아파하는 상남자에게 그런 건 필요 없는 겁니다. ㅋㅋㅋ 그런 표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된 건 21세기가 되고서도 10여년은 지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2022.04.14 19:35
2022.04.14 23:12
그게 영화 보는 눈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ㅋㅋ 무협... 이라고 하기엔 액션 비중이 너무 적긴 한데요. 그나마도 스텝 프린팅 + 클로즈업 촬영 때문에 동작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구요. 나름 개성있는 스타일로 폼나는 장면들이긴 하지만 '무협'은 음... 혹시 보신다면 차라리 오리지널이 나을 수도 있어요. 리덕스는 그나마 있던 액션씬 중 몇 장면을 들어낸 거라.
2022.04.14 21:13
2022.04.14 23:15
영화 자체가 취생몽사라서 그렇습니다. (쿨럭;)
말씀대로 저도 차라리 무협물 컨셉 덕에 주인공들의 허공 떠다니는 갬성이 덜 부담스럽다고 느꼈네요. 애초에 환타지니까! ㅋㅋ
장만옥은 열혈남아, 아비정전, 동사서독에 화양연화까지 네 번을 주인공의 찐사랑(...) 역할을 맡았으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장국영이 떠나지 않았다면 화양연화의 주연은 누가 되었을까. 갑자기 이런 쓸 데 없는 게 궁금하네요.
2022.04.14 23:49
2022.04.15 12:29
임청하는 동방불패 때문에 자꾸 성별 오락가락하는 역할 시키는 데 불만이 많았나 보더라구요. ㅋㅋ
그것도 그럴만한 것이, 이 분 젊었을 때 모습을 보면...
이랬더라구요. 그냥 마구 예쁘셨던 듯. 하하.
2022.04.15 13:48
무협물도 꽤나 좋아하는데 왕가위의 무협영화라니 너무 보고 싶다고 늘 생각하면서 이상하게 아직 못봤어요.
2022.04.15 16:35
무협스런 장면이 거의 안 나오다 보니 추천해드리지도 못하겠네요. ㅋㅋ 어차피 넷플릭스에 있으니 한 번 보시죠!!
임청하 말고 광동어 쓰는 배우가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원래 이 영화에 임청하 쓸 생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임청하 나오는 부분은 지루하고 나머지는 좋아합니다 왕가위는 장르영화를 만들때 내가 이 장르에서 원탑이 되겠다는 야심이 느껴집니다 무협에선 장국영이었고 무술에선 양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