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잘 것 없는 서민인 저는 고가의 상품 앞에서 간사한 태도를 취합니다. 세일을 하지 않는 명품 상품은 5개월 할부와 6개월 할부를 두고 고민하지만 자라의 상품들은 세월아 내월아 세일할 때만 기다리면서 장바구니 앞의 자린고비 행세를 하죠. 이 줏대없고 치사스러운 소비태세에 지름신이 노하셨는지 자라 세일 때 가장 심한 벌을 주셨으니 그것은 바로 "품절"이라는 벌입니다. 너는 돈이 없고 이건 비싸니 가질 수 없다... 가 아니라 너는 못가졌는데 다른 사람들은 갖고 있단다! 라며 저를 외로운 소비자로 만들어버리는 것이죠. 여기 돈이 있습니다... 저는 살 수 있습니다...!! 하고 부들부들 손을 떨고 있으면 지름신은 근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는 듯 합니다.

"응 그 돈 쟤도 있었음"

세상은 좋아졌습니다. 한국의 자라 물건이 동났다고 해외의 자라물건까지 다 동나겠습니까? 벌을 받고도 저는 기어이 지혜를 발휘해 손가락품을 팔아서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같은 상품을 찾아내고 맙니다. 한도가 거의 가까워져왔기에 저는 또 부들부들 손을 떨면서 신탁을 구합니다. 신이시여... 이것은 저를 위해 마련해둔 것입니까? 딸깍 소리만 내면 저는 할인가는 아니지만 해외배송비만 좀 비싸게 내고 그 상품을 기어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 선택해라!! 선택해!!

카드 돌려막기를 차마 할 순 없어서 애매하게 있다가 결국 까먹어버립니다. 그렇게 욕망을 다 망각해버리면 상관이 없겠지만... 갑자기 그 상품이 남아있나 괜히 그 사이트를 가봅니다.(듀게의 광고는 훌륭하게 기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또 품절이 떠있습니다. 제 손 안에 다 들어온 상품이..... 안돼!!!!! 피아노 건반을 쾅쾅 치면서 괴로워하다가 저는 촛대를 들고 미친 사람처럼 1층에서 2층을 오갑니다...(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프리미엄가가 훨씬 붙어서 원가의 1.5배의 가격이 붙어있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다시 넣어두고 혼자 웃습니다. 휴... 어떻게든 살 수 있으니까... 그냥 세일 안할 때 한국에서 샀으면 차라리 두개를 살 수 있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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