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9 16:35
http://v.media.daum.net/v/20180319111203733
- '靑 청원'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 2004년 성폭행 당한후 심신미약
- "성기 그려봐" 경찰 2차 가해까지
- 고소 취하로 법적처벌 어려워
- 1인시위 계속…"청원 참여해주세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족 장연록 씨
지난 2009년 드라마 기획사 관계자 12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단역배우. 스스로 목숨을 끊고 뒤이어 동생까지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죠. 단역배우 자매 사망사건. 저희가 지난주에 탐정 손수호 코너에서 다루면서 많은 청취자들이 분노의 문자를 보내주셨습니다. 특히나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던 부분은 경찰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부실한 수사를 했는가. 또 그 가해자들은 어떻게 드라마 현장에서 여전히 잘 지낼 수가 있는가, 이 부분이었습니다. 저희에게 이 사건을 좀 더 자세히 다뤄달라는 요청이 많아서요. 저희가 오늘 유족으로부터 그 사연을 직접 들어보려고 합니다. 사망한 자매의 어머니세요. 장연록 씨 연결을 해 보죠. 어머님, 나와계세요.....
◇ 김현정> 그러고 나서 이제 알게 됐습니다. 단역배우들을 관리하는 기획사의 반장, 보조반장 이런 사람 12명이 3개월 동안 성폭행, 성추행을 했다는 걸 알게 되신 거죠.
◆ 어머니> 네. "엄마, 나 성폭행 당한 것 같아요." 라고. 처음 성폭행 가해자가 서울 가서 만나자고 하니까 얘는 조직생활이라 생각하고 나갔대요. 나가서 한 모금 마신 술에 너무 빙빙 돌아서 정신을 잃다시피 한 건데 급습을 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 후로도 12명에게 지금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게 이해가 안 가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 어머니> 바로 반항을 하니 라이터불을 켜면서 칼을 들이밀면서.
◇ 김현정> 그래서 첫날 그렇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신고를 못 하고. 그런데 그 후로도 이 사람이 자기가 성폭행을 하고 또 다른 사람들한테 우리 딸을 소개해 줬다는 거잖아요.
◆ 어머니> 가해자들이 전부 다 우리 집을 압니다. 전부 다 집 앞에 와서 전화하면 순식간에 나가버려요. 제가 말릴 수도 없고, 순식간에 나가서 3일이고 4일이고 안 들어올 적이 있고. 연락이 안 되는 이유가 나중에 보니까 핸드폰을 일단 뺏었기 때문에 집에 연락을 할 수 없었다고 얘기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걸 왜 거절하지 못하고 다 나갔을까?
◆ 어머니> 거절 못합니다. 일단은 동생을 팔아넘긴다, 불지른다, 엄마를 죽인다, 이런 식으로(협박을 하니까).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이런 일들이 여러 번 있고 나서 어머님이 정신과로 보낸 거고 거기서 이 사건들이 다 드러난 거고 경찰의 수사가 이루어진 건데 그러면 이제 경찰 수사까지 갔으니까 모든 전모가 밝혀지고 죗값 받고 이렇게 될 줄 알았는데.
◆ 어머니> 네. 도움받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고소를 했기 때문에 죄인은 엄마입니다. 고소를 안 했으면 제 딸들이 죽지 않았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어머니> 고소를 했기 때문에 다 죽었습니다. 성폭행 가해자들이 12명이지만 죽게 만든 거는 경찰입니다.
◇ 김현정> 왜요?
◆ 어머니> 조사 과정에서 칸막이가 첫째로 없었어요. 그다음에 (한 경찰이) 가해자 성기를 색깔, 둘레, 사이즈까지 정확하게 그려오라고 A4 용지하고 자를 줬어요.
◇ 김현정> 그걸 그림으로 그려라? 거기 앉아서.
◆ 어머니> 네.
◇ 김현정> 그게 무슨, 왜 필요하다고 합니까, 그게?
◆ 어머니> 저는 지금 훗날 생각해 보니 처음에 맡은 형사가 "이건 사건이 안 되는데 어머니가 너무 여러 번 진정서를 넣어서 하니 기계적으로라도 하겠다." 라고 말했어요. 진상을 파헤치려고 단 한마디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딸이 경찰 조사 받던 기간 너무 힘든 나머지 아예 경찰 수사 차도로 뛰어들고 이런 행동도 했었다고요?
◆ 어머니> 그날이 강간범 보고 (성폭행 당하던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하라고 하면서 둘이 서로 웃는 나머지 제가 중단을 하고 데리고 나왔는데 그날 8차선 도로로 뛰어들어서.
◇ 김현정> 성행위를 묘사하라 하면서 킥킥대니까 어머님이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데리고 나오셨어요. 그랬더니 경찰서 차도로 뛰어든 거예요, 따님이?
어머니> 이미 우리 애가 울고 웃고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 김현정> 결국 그런 조사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2년 만에 2006년에 고소를 취하하죠. 그런데 그게 또 끝이 아니었어요. 딸이 2009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 3년 동안은 어떻게 지낸 거예요?
◆ 어머니> 고소를 취하하고는 참 편안해하더군요. 그래서 다 나았나 보다 하고 우리 삼모녀는 아주 편안하게 살았습니다. 정말 또 얼마 동안은 옛날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 어머니> 그런데 어떻게 살겠습니까. 생각하면 할수록 분하겠죠. 어떻게 살겠습니까? 너무 억울하고 너무 상처받는 얘기들을 경찰들이 많이 했기 때문에. 그래서 분해서 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고 나서 6일 만에 언니를 따라서 동생도 목숨을 끊었어요.
◆ 어머니> 네, 가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동생마저 왜요?
◆ 어머니> 너무 괴로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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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이 사건에 대해서 알게됐습니다. 모남초 사이트에서 이 문제를 꾸준히 공론화해서 마침내 뉴스 보도도 되고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가긴 했습니다만, 정말 기가 막히네요. 어떻게 일이 이렇게까지 될 수 있는지 말입니다. 이 땅에는 무슨 법도 없고...뭔 무법천지 같습니다. 애초에 초기 대응에서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처음에 일이 터지자 마자 피해자가 경찰에 달려갔거나 아니면 최소 여성단체에 알려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랬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 머리로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상황입니다....
2018.03.19 16:50
2018.03.19 16:59
사실 이 사건을 접하고 평소 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절감했습니다. 이 일이 터졌을 때 제일 먼저 여성단체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고 했으면 정말 이렇게까지 됐을까 싶어서요. 1명의 가해자가 12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피해자가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일때까지 가족이 몰랐다는 것에 사실 더 충격이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감추고 혼자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인가 말입니다. 범죄는 결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이런 일을 당했다는 걸 그렇게 말하는게 어려웠다는 얘긴가 말이지요. 스스로 정신이상이 올 지경까지 방치하다니...
2018.03.19 17:01
그렇게 어려웠던 거죠. (깊은 한숨)
2018.03.19 17:36
2018.03.19 17:40
아마 그랬을 겁니다. 더구나 가해자(들)의 가스라이팅-협박이 없었을 리 없고('니가 앞으로 이 바닥에서 얼굴 들고 살 수 있을 것 같아?'는 남자들에게도 가해지는 협박 아니겠습니까만) '착한 애'였던만큼 말씀하신대로 왕따 신세가 되었을 가능성이 무척 컸으리라 짐작할 뿐입니다......
2018.03.19 17:20
청원 링크 겁니다. 십만여 명 청원했네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57046
2018.03.19 17:32
2018.03.19 17:44
"임금격차는 성차별을 아주 견고하게 유지시켜 줍니다. 심지어 성차별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권력은 필연적인 인과관계는 아니지만, 마치 그러한 것처럼 매우 끈끈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돈이 더 많을수록 더 많은 권력과 관계되어 원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임금격차로 인해 여성들보다 더 많은 자본을 쥔 남성들은 사회에서 여성들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서 남성들은 여성들을 돈과 권력으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같은 동료인 여성들을 ‘일하는 사람’인 ‘동료’가 아니라 성적 대상화된 ‘여성’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전 세대보다 여성들이 노동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노동하는 여성들이 증가한 것이 반드시 여성들이 남성과 동일한 지위를 가졌음을 말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을 봐야 합니다. 성에 따른 차별이 있는지 없는지 말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59655
청원사이트에 갔더니 남자 대학생이 청원한 남녀 임금격차 해소 청원에 의미 있는 문장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반성폭력은 인권의 마지노선이고 성차별의 기저에는 경제권력이 있다는 통찰이네요.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빵과 함께 장미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8.03.19 17:54
2018.03.20 10:11
2018.03.20 13:34
2018.03.19 18:00
가해자와 피해자를 옆에 앉혀놓고 조사를 했다니 너무 충격입니다. 경찰이 피해자를 죽인 거나 다름 없어요.
2018.03.19 18:09
2018.03.19 18:20
요즘에는 '원스톱지원센터'라고 해서 성범죄피해신고가 있는 경우에 상담/의료지원/법률지원등이 전부 무료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는 성범죄 사건에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한 대질조사 자체를 하지 않아요.
2018.03.19 19:00
2018.03.19 18:45
이야말로 탈탈 털어서 잡아다가 세상에 얼굴을 들고 살아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2018.03.19 19:02
2018.03.19 20:20
이 사건은 맨정신으로 대할 수가 없어요. 그냥 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생각 안나요.
2018.03.19 21:54
2018.03.20 06:58
2018.03.20 13:36
2018.03.20 10:27
청원 참여했습니다. 가해자들이 모두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악한 마음이 어디까지 타인을 파멸시키는지.. 끔찍하네요. 부디 지옥이 꼭 있어서 죽어서도 고통받기를 바랍니다.
2018.03.20 13:39
DSO혹은 한사성 같은 단체들에서 피해자 인터뷰를 위해 물어물어 그 가족과 통화를 하게 되면, '자살했어요'라는 답이 들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미투가 있기 전까지의 이 나라에서는 숱한 피해자들이 미투라고 외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사건이 이 사건 하나뿐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 참담합니다.
그리고 가해자가 한 명 자살할 때마다 '미투가 죽였다'는 식으로 보도를 하는 언론... 정말 기가 막히죠. 지금까지 자살한 피해자들을 욕보임과 동시에 이 나라의 민낯을 더욱 까발리는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