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 사람이 없긴 없구나... 라고 다시 한 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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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에서 3월 31일 밤 열 한시에 영웅본색2를 해 주길래 아무 생각 없이 보다가 한참 후에야 깨달았네요. 아, 이 분 기일로 인한 편성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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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뭐.

홍콩 영화에 대한 80년대의 열광과 90년대 후반의 냉소를 거쳐 아무 생각도 없어진 지금 시점에서 다시 보니 기억보다 더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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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관점에서 볼 때 시작부터 끝까지 폭발하는 감정의 과잉이 부담스러울만도 하겠으나 '사실 이건 그 당시에도 그랬지ㅋㅋ' 라며 넘길만 했구요.

초반의 뉴욕 장면들은 사실 드라마가 참 황당하고 쓸 데 없이 요란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그것도 정겹더라구요. 


당시엔 우와 우와 하며 감탄했던 액션 씬들이 지금보면 그냥 익숙 무난하게 느껴지는 건 영화가 구린 탓이 아니라 오우삼이 이후 액션 영화들에 미친 영향 탓이 크겠구요.

예를 들어 여관에서의 레밍턴 산탄총 액션이라든가. 계단을 미끄러져 내려가며 쌍권총을 난사하는 장면 같은 것들 말이죠.

지금 보니 정말 짧게 짧게 지나가는 연출 들인데 당시엔 그게 왜 그리 뇌리에 크게 박혔었는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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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도 지금 와서 보니 '아. 이거 그냥 권총 든 무협물이구나'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위 짤의 선글라스 킬러와의 대결씬도 당시엔 멋지긴 한데 너무 말이 안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오히려 납득이 되더라구요. 

저 킬러가 막판에 악당 보스가 던져주는 돈뭉치를 개똥 보듯이 쳐다 보고는 그냥 방에서 나와 주윤발을 찾아 대치하는 장면인데.

심지어 주윤발의 총알이 떨어지니까 자기 총을 던져 주기까지 하죠.

아무래도 지금 와선 개연성으로 작살나게 욕 먹기 딱 좋은 장면이지만 당시 정서와 무협지 정서를 생각하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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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이 3인조가 처음 저택에 침입했을 때 액션 역시...

그냥 총 들고 걸어다니며 두두두두 총 휘두르면 열 명 스무 명씩 죽어 나가는 게 딱 영웅본색 패러디 코미디 영화 삘이었습니다만.

역시 뭐 무협물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그럭저럭... ㅋㅋ


그리고 적룡 아재... 지금 보니 왜 이리 풋풋하고 사람 좋은 겁니까. ㅋㅋㅋ

당시엔 과묵하고 멋진 아저씨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냥 귀여운 젊은이네요. 제가 늙은 탓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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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의 이 장면.

역시 논리적 개연성을 따지면 난감해지겠지만 역시 무협물의 정서로 생각하면 뭐.

그렇게 이 셋은 신화가 되는 거죠.


게다가 죽지도 않았잖아요. 나름 해피엔딩(...)



아 맞다.

장국영 기일 게시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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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린 나이에 이 영화를 봤을 땐 여성 관객들의 격렬한 호응과는 별개로 그냥 내공 모자란 민폐 캐릭터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이 캐릭터도 참 정이 갑니다.

애초에 액션 씬에서도 이 캐릭터는 늘 뭔가 조금씩 모자라고 어설픈데 잘 해보려고 억지로 용 쓰는 느낌을 넣어 뒀더라구요. 흠.




글을 다 적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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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런 느낌인데.

뭐 어떻습니까. 사람 없는 게시판에 월급 도둑질하며 적어 올리는 얼치기 소감문인데. ㅋㅋㅋ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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