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9 15:40
1.P모 사이트에 젠더이슈에 대한 썰을 푸는 동영상을 누가 번역해 줘서 재미있게 봤어요. Jordan B Peterson이라는 사람의 썰이었어요.
그야 재미있는 말과 맞는 말은 다른 거지만요. 그 자는 재미있는 말을 하긴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사례들만을 동원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하긴 그건 다들 그렇지만요. 하여간 젠더이슈에 대해 말하려는 건 아니예요. 공감가는 문구가 몇 개 있어서 써보려고요.
2.그 중 하나는 '당신에게 나쁜 습관이 있다면 돈은 그 나쁜 습관을 더 확장시켜 준다.'였죠. 그야 이건 화자가 의도한 공감은 아니겠지만, 내겐 맞는 말이예요. 바로 이것 때문에 돈이 내게 필요한거죠. 뭐...돈을 먹고 자는 데 쓰고, 하기 싫은 귀찮은 일들을 안 하는 데 써먹는 건 생존일 뿐이잖아요.
돈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이유는 그거죠. 돈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하고 싶은 나쁜 일들을 실컷 해 보고 떠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어차피 혼자인 사람이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거라면 좋아하는 나쁜 것들을 멀리할 이유가 없죠.
3.휴...심심하네요. 재미있는 또다른 의견은 '남자들은 연봉을 경쟁 도구로 인식한다.'였어요. 하긴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술자리에서 아무도 자신의 연봉을 말하지는 않지만 이상하게도 누구의 연봉이 대충 얼마라는 걸 술자리가 끝날 때쯤에는 다들 알게 되는 걸 보면요.
하지만 그 의견을 보고 '다른 녀석들은 나보다는 덜 절박하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다른 녀석들은 직장에서 짤려도 무언가 다른 정체성이 하나쯤은 남아있을 거거든요. 그야 더 초라해지긴 하겠지만, 어쨌든 자신을 대체해줄 다른 정체성이요. 존재가치가 사라져도 존재감은 남는 거죠.
하지만 소비자일뿐인 사람에겐 돈이 사라지면 존재가치의 상실이 아니라 존재감의 상실로 이어지고 말아요. 누군가에게 친구도 동료도 아닌 사람이 돈도 없다면 사회에서 싹 지워져 버리는 거죠. 누군가가 죽으면 죽었다는 존재감이라도 있지만 지워져버리면 사람들이 있는 줄도 까먹거든요.
4.휴.
5.뭔가 헛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뭐 그래요. 존재감이 없다가 없으면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존재감이 있다가 없으면 화가 나거든요. 자기 자신의 무능함에게요.
존재감이라는 건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내게는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할 필요가 없는 것이 존재감이라고 여겨져요. '음~오늘은 AA가 한가한 날이지. AA에게 연락해 볼까...'라고 생각하는데 이미 너무 많은 연락이 와 있는 거죠. 그런 시절에는 그래요. 원래라면 연락했을 누군가들은 저 밑으로 사라지고 내게 먼저 연락해오는 녀석들을 만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연락해오는 녀석들은 대체로 그래요. 월급뽕이라던가 칭찬뽕이라던가 하는, '뽕을 맞는다'라는 표현이 있듯이, 그들이 내게 바라는 뽕을 놔주는 걸 한달만 소홀히 해도 전혀 연락이 안 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소비자로서의 존재감이란 건 계속 유지할 역량이 없다면 썰물처럼 빠져나가곤 하는 거죠.
2017.03.19 16:52
2017.03.21 06:00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관계에 진짜 가짜가 있기는 힘들겠죠.
진짜관계라는것은 그저 관계 안에 진짜가 가짜보다 더 많은것일 뿐이고 가짜관계면 반대로 가짜가 좀 더 많을 뿐이지요.
관계라는게 한번 정해지면 굳어버리는 시멘트 같은것도 아니고 때로는 단단하고 진실된것 같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거나 특정한 사건이후에 끊어지기도하고 변하기도 하잖아요. 정말 너무나도 소중한 관계 였는데 무슨일로 틀어져서 끊어진다면 그건 진짜 관계인 것일까요? 아님 그저 그정도 사건에 끊어질 수 밖에 없는 진짜 같았던 가짜관계 일 수도 있겠죠.
그저 이어져 있으면 관계고 좋고 나쁘거나, 진짜 가짜라는것은 결국에는 주변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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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복권 되면 몹시 골치 아플 것도 같아 아직 안되고 있어요.
이게 이름 그대로 순조롭기만 하면 벌써 몇번 해먹었죠,근데 운명이 내편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