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의 한계, 그러면서도

2017.03.06 11:26

일희일비 조회 수:1087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와 크게 차이난 적이 여러 번 있는데도 여전히 여론조사는 매주 몇 번씩 이루어지고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이목이 쏠립니다. 어떤 사건 후엔 '이 사건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따져보게 되고 말이죠. 그냥 내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곰곰히 따져보는 게 더 생산적일 것 같은데도요.


'남들이 믿는 것', 더 정확히 말하면 '남들이 믿는다고 믿는 것'을 따라가게 되는 심리는 참 불합리해 보여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마타도어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싸늘한 마음을 가졌을 때를 떠올려 보면 마음이 무겁죠. 황우석 사태도 그렇고요.


여론조사에 누구를 포함시키는지, 그 기준도 모호합니다. 황교안 총리는 한 번도 대권도전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냥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더라고요. 그렇게 가시적인 사람이 되니까 또 그 사람을 중심으로 결집하게 되고 그것이 또 여론조사에 나타나게 되죠. 반면 최성 시장이나 허경영(...)은 공식 출마 선언을 했는데 명단에 들어가지 못하네요. 제가 최성 고양시장의 입장이라면,  단 한 번이라도 '최성이 민주당 후보가 되었다면, 양자대결, 삼자대결, 다자대결... 등에서 누구를 지지하겠습니까?'라는 여론조사가 이루어지길 손꼽아 바랄 것 같습니다. 정권교체 열망이 워낙 높아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그 누가 당 후보로 뽑혀도 압도적으로 당선될 것 같단 말이죠. 그 자리에 최성이 들어간다고 해도 여전히 민주당 후보가 1위인 걸로 나올 것 같아요.


민주당 경선 토론을 잠깐 봤는데, 하필 그 장면이 최성 후보가 안희정 후보를 저격하는 대목이었네요. 헐~ 대박!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전국구 정치인 또 한 명 탄생하나요. 사람들 눈이 다 비슷한지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 다만 눈을 심하게 깜빡이는 버릇이 있던데 교정할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요새 밥 안 먹어도 배부르시겠어요. (야권에 괜찮은 후보군이 두텁게 있으면 좋죠 뭐.. 저한테는 비록 넘의 당이지만.)


이제 와 생각하니 반기문은 좀 더 버티다가 정치를 접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네요. 자유한국당에서 반기문 따라서 탈당하는 무리가 더 생겨서 당이 쪼개지는 정도까지는 버텨 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것도 여론조사 때문에 너무 밑천이 금방 드러났기 때문인 면도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털리는 것이 보이니 돈도 돈이지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을 듯....


여론조사만 보면 정권교체가 시간 문제일 것 같지만, 또 모릅니다. 87년 여름엔 노태우가 대통령 될 거라고 전망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노태우는 박근혜->반기문 수준의 바통터치도 아니었어요. 역적도당 괴수 둘이 바통터치를 한 셈이니까, 말하자면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준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그 일이 일어났다니까요? 정권교체가 되어도, 되고 나서도 정신 똑디 차려야겠어요. 물론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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