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6 11:26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와 크게 차이난 적이 여러 번 있는데도 여전히 여론조사는 매주 몇 번씩 이루어지고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이목이 쏠립니다. 어떤 사건 후엔 '이 사건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따져보게 되고 말이죠. 그냥 내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곰곰히 따져보는 게 더 생산적일 것 같은데도요.
'남들이 믿는 것', 더 정확히 말하면 '남들이 믿는다고 믿는 것'을 따라가게 되는 심리는 참 불합리해 보여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마타도어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싸늘한 마음을 가졌을 때를 떠올려 보면 마음이 무겁죠. 황우석 사태도 그렇고요.
여론조사에 누구를 포함시키는지, 그 기준도 모호합니다. 황교안 총리는 한 번도 대권도전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냥 여론조사에 포함시키더라고요. 그렇게 가시적인 사람이 되니까 또 그 사람을 중심으로 결집하게 되고 그것이 또 여론조사에 나타나게 되죠. 반면 최성 시장이나 허경영(...)은 공식 출마 선언을 했는데 명단에 들어가지 못하네요. 제가 최성 고양시장의 입장이라면, 단 한 번이라도 '최성이 민주당 후보가 되었다면, 양자대결, 삼자대결, 다자대결... 등에서 누구를 지지하겠습니까?'라는 여론조사가 이루어지길 손꼽아 바랄 것 같습니다. 정권교체 열망이 워낙 높아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그 누가 당 후보로 뽑혀도 압도적으로 당선될 것 같단 말이죠. 그 자리에 최성이 들어간다고 해도 여전히 민주당 후보가 1위인 걸로 나올 것 같아요.
민주당 경선 토론을 잠깐 봤는데, 하필 그 장면이 최성 후보가 안희정 후보를 저격하는 대목이었네요. 헐~ 대박!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전국구 정치인 또 한 명 탄생하나요. 사람들 눈이 다 비슷한지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 다만 눈을 심하게 깜빡이는 버릇이 있던데 교정할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요새 밥 안 먹어도 배부르시겠어요. (야권에 괜찮은 후보군이 두텁게 있으면 좋죠 뭐.. 저한테는 비록 넘의 당이지만.)
이제 와 생각하니 반기문은 좀 더 버티다가 정치를 접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네요. 자유한국당에서 반기문 따라서 탈당하는 무리가 더 생겨서 당이 쪼개지는 정도까지는 버텨 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것도 여론조사 때문에 너무 밑천이 금방 드러났기 때문인 면도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털리는 것이 보이니 돈도 돈이지만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을 듯....
여론조사만 보면 정권교체가 시간 문제일 것 같지만, 또 모릅니다. 87년 여름엔 노태우가 대통령 될 거라고 전망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노태우는 박근혜->반기문 수준의 바통터치도 아니었어요. 역적도당 괴수 둘이 바통터치를 한 셈이니까, 말하자면 박근혜가 최순실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준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그 일이 일어났다니까요? 정권교체가 되어도, 되고 나서도 정신 똑디 차려야겠어요. 물론 저도요.
2017.03.06 13:51
2017.03.06 17:11
물론 상황이 다르죠. 제가 말하는 건 죽 쒀서 개 주는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저 수구세력은 집요하게 그 가느다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는 거죠. 부지런하고 포기를 모르는 점 하나는 참 본받을 만 하네요(?)
2017.03.06 17:14
그러고 보니, 2018년 6월에 지자체장 임기가 끝나는군요. 서울시장은 박원순 3선, 경기도지사는 이재명이나 최성? 이들의 임기는 2022년 6월까지.
오는 5월 당선될 대통령은 2022년 5월까지 임기. 그 전에 특이점이 오려나...
87년과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일단 막상막하의 야권 후보 두 명이 서로 나눠먹기로 분열되었지만 지금은 민주당후보군 독주체제에 갈라먹을 야권세력은 두자리 숫자도 간당간당한 수준
다음 언론, 특히 파급력이 높은 방송은 노태우에게 일방적으로 편파적이었고 야권은 삼김분열만 집중조명
선거공정성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어요. 구로구청사태는 빙산의 일각이죠. 당시 공정선거감시단 활동을 했었는데 무려 서울지역의 서민층 거저지역이었음에도 노태우의 당이었던 민정당과 구청,동사무소단위에서는 그야말로 민정당 천하더군요.
그러함에도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라고 각잡는건 중요하다고 봐요. 죽 쒀서 개 줄 수는 없죠. 그래서
후보문제, 언론감시, 선거공정성 감시 등 모든 면에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