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화는 현재 개봉작이고, 두 영화는 영상자료원에서 본 것입니다.


조이는 데이빗 오 러셀 감독의 작품이 그래왔듯 정신없고 시끄럽습니다. 파이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이어서 아메리칸 허슬까지 갈수록 심해졌고 그게 웃긴적은 없었는데 이 감독은 이런게 재밌나봐요.

로버트 드니로와 브래들리 쿠퍼가 나오는 건 포스터 보고 알았는데, 버지니아 매드슨과 이자벨라 로셀리니가 나오는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캐릭터가 그리 멋지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버지니아 매드슨은 그냥 민폐캐릭터고 이자벨라 로셀리니는 다소 쎈 성격에 확고한 기준을 가진 중년 여성이지만 정은 안가더군요. 포스터에 떡하니 이름이 나온 브래들리 쿠퍼는 우정출연 수준이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초창기 홈쇼핑을 소개하는 부분인데, 직업세계와 자신의 일에 충실한 직업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늘 재밌죠. 그래서인지 주인공이 홈쇼핑에 입성하는 순간부터 대박을 터뜨리는 과정이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똑똑한 변호사나 변리사가 비싼 돈 받아먹고 도대체 뭐했는지 의문이 드는 결말부분이나 나이 든 분장을 한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의 모습이 웃겼네요. 이전에 해리포터 마지막편에서 어린배우들 중년 분장한거 보고 관객들 다 웃던데 이것도 못잖게 웃깁니다.


피닉스는 바바라를 너무 좋아해서 무척 기대했던 작품입니다. 2차세계대전 이후의 독일을 배경으로 얼굴에 총상을 입고 성형을 통해 다른얼굴이 된 유대인 여성이 헤어진 남편을 찾았는데 남편은 그녀를 못알아보고 도리어 죽은 아내 역할을 해 달라는 이야긴데요. 히치콕의 현기증이 생각났고 같이 본 관객분도 동일한 질문을 하셨는데 이용철 평론가분은 바바라 스탠윅이 나온 '레이디 이브'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크리스티안 펫졸드 감독이 직접 언급했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바바라에서 나온 뭐라 표현할 수 없었던 니나호스의 표정을 기대했는데 그런 인상적인 표정이 나올만한 스토리가 아니었는지, 오히려 엉뚱하게 자꾸 웃기더군요. 

주인공이 자기 얼굴이라고 보여주는 옛날 사진이 2장 있는데 2장 다 측면에서 찍어서 얼굴이 안보입니다. 대체 어떤 얼굴이었다는거야? 게다 그 사진들이 패션화보처럼 사진 속 인물들이 다른 곳을 보고 있는데 아니 일반인들은 사진을 찍으면 보통 카메라를 보질 않나요? 남편이 정떨어지는 행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사랑에 눈이 멀어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설레어 하고 남편이 운전하는 자전거 뒤에 앉아 허리를 잡고 등에 기대면서 편안한 표정 짓는데 보는 내내 웃겼네요.

그나저나 니나 호스나 남편역 남자배우도 모두 바바라에서 나왔고 서로 괜찮은 감정이 있는 사이었는데, 이 사람들 전생 이야긴가 하는 엉뚱한 생각도 했네요.


더 듀크 오브 버건디는 피터 스트릭랜드의 이전 작품인 버베리안 스튜디오가 자연히 연상되는데 진상이 뭔지도 모르면서 끊임없이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느낌이 매우 닮았더군요. 이야기나 두 주인공의 관계나 모르겠는 부분은 없는데 분위기가 늘상 꾸는 악몽같네요. 게다가 계속 나오는 곤충은 이 영화에서 무슨 존재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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