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2 13:27
1. 시그널을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한동안 미드 왕좌의 게임이외에는 드라마와는 담을 쌓았었어요
원래 드라마를 상당히 좋아하지만...
그나마 최근에재미있게 본게 킬미힐미를 감동적으로 봤고..
2. 시그널은 회가 거듭될수록 너무 절절해서 보고난 후 폭풍이 쎕니다.
감정적으로요...
그동안 드라마, 영화와 소설등 대체로 로맨스물은 거의 보지않았고
특히 드라마 대부분이 너무 노골적으로 "너(여자)의 로맨스 판타지를 채워주마!"라는 의도가
보여 감정이입이 안되더라구요
시그널이 시나리오적으로 치밀한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만
저는 이 드라마에 스스로 굉장히 많은 감정이입을 하고있는걸 발견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범인을 쫒는 긴박함과 오락물로 보다가......
이제훈의 지나치게(?) 또박거리는 대사처리나
어느 회차부터 누르면 줄줄 점쟁이(?)마냥 토해내는 프로파일링이
거슬리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너무 재밌고 아프고 그렇더라구요...
3. 아무리 막장 드라마라도 어떤 인물에(조연이든 주인공이든)
감정을 이입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보게되는 편입니다.
반대로 소위 웰메이드라고해도 전혀 공감이나 이입되지 않는다면
잘 보게되지 않는걸테죠
저는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말도 안된다"하면서도 보는게 바로 이런거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누군가가 보는 드라마에 대해 이성적으로 요목조목
따지며 그 드라마의 어이없음을 상대에게 설득하는게 정말 무의미하다고 봐요
4. 어제 김혜수가 조진웅과 무전한 씬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어요
조진웅을 많이 주목하지만 저는 김혜수의 대사 톤이나 발음처리가 참으로 현실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이미 시그널빠가 되버려 그런지돟ㅎ)
일상적으로 그대로 말해도 이상하지 않을것 같을만큼요
김혜수의 그간 필모도 그렇고 일상적인 연기를 하기에는 좀 찐한 배우라고 생각하고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만큼은 자연스럽고 연기가 튀지않더라구요
하긴 아주 예전에 노희경씨의 우리정말사랑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저런 자연스런 일상연기를 이제와서 잘하게된건 아니죠..
5. 과거와의 무전이란 소재 자체가 사실 굉장히 유치하잖아요?
그런데도 사실 인생에 한번쯤은 그런 마음을 품으며 사는게
인간이란 존재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시그널이 그 마음을 건들였다고 생각해요(적어도 저에게는)
응답시리즈도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주 과거로 돌아간 상태를 추억하는것과
'과거와 대화'한다는 것은 굉장히 다른 감정인것 같아요
후자가 좀 더 절박한듯해요
추억이란건 현재를 어느정도 받아들인상태에서 할수 있는 행위가 아닐까싶구요
그래서 저는 응답시리즈에는 큰 이입을 못했던것 같아요
택이는 좋아합니다만....ㅎㅎㅎㅎ
6. 과거와 무전한다면 하고픈 말이 많은 요즘이에요
그만큼 현실이 불만족스럽다는 거겠죠?
과거와의 대화는 한번쯤은 필요한듯해요
너무 긴 대화가 되지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7. 마지막화를 볼 용기가 안나네요...ㅜ.ㅜ
2016.03.12 14:35
2016.03.12 14:56
재밌겠네요 시그널의 아쉬움을 어찌달래나 하던차였는데 저도 시그널 맘에 들었던게 소품하나하나 굉장히 신경쓰고 잠깐 나오는 장소들도 헛투루 섭외하지않은 정성이 보이더라구요 ppl이 있긴했지만 공중파보다는 그 노골성이 많이 없었던것두요
2016.03.12 23:20
덕분에 보고싶은 마음이 드는 드라마 하나 건집니다.
2016.03.12 14:50
김혜수와 조진웅의 연기가 이 드라마의 알파요 오메가인게 아닐까 싶어요.
한끝차이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신파적인 설정에서 보는이들로 하여금 그냥 오롯이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두 배우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과거와의 대화는 개인적으로는 좀 끔찍합니다. 좀 힘든 시간과 공간 그리고 상황들을 다시 응시하는건 고문과도 같을거 같습니다.
그래도 만일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년 그저... 용케 그 시간들을 견디어 낸 제 청춘에게 따뜻한 말한마디만 전하고 싶어요.
"니가 고생이 참 많다. 그리고 넌 지금 최선을 다 하고 있는거다" 라구요.
2016.03.12 14:59
저도 그생각했어요 정말 신파적요소가 큰 드라마고 심지어 만화적이기까지한데(특히 조진웅캐릭터가 그렇다고생각)이 자연스러움은 뭘까 보는내내 생각이들더라구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불과 몇년전만해도 세상이 이리 각박하지않았다는 생각이들면서 그리 불가능한 인물설정도 아닌것같아요
저도 과거의 제 자신에게 그렇게 말해주고싶은데 아직은 '그렇게 살면안돼ㅠㅠ'라고 말하고싶네요
2016.03.12 14:52
2016.03.12 15:02
포기하는지않는것도 포기하고 다른 일을하는것도 분명 쉬운결정은 아닌것같아요. 저는 항상 그 언저리에서 고민하게되더라구요 채찬님은 결정 잘하고계신듯 하지만요 ^^저는 요즘 일만 벌여놓고 뭐하나 포기할생각은 안하고 그렇다고 다 열심히하지도 않아 채찬님같은 단단한 마음이 필요한듯해요
2016.03.12 19:29
과거 인물과의 무전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다 복고적으로 2016년의 주인공이 아예 과거의 어느 한 시점, 한 장소로 돌아가서 일어날 유명한 사건을 미리 막으려고 하는 스티븐 킹 원작의 미드 '11. 22. 63' 이 재미있더군요. 현재 미국에서 4화까지 나온 것 같던데 배우들이나 배경 소품들도 맘에들고 재미있어요. 시그널이나 이 작품이나 2016년의 현재와 과거를 비추는 카메라의 색감이 유사해요. 현재는 차가운데 과거는 따뜻한 색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