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리안님의 글(http://djuna.cine21.com/xe/5294022)을 읽고 책 두 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더 플랜에 대한 또다른 반론인 '히든파워'를 읽어볼 계획입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715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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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후 온갖 전략적, 상황적 복기가 이루어졌지만 그러한 복기 못지않게 나 자신의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 에 위 두 권을 읽었습니다. 

하나에 몰아 적으려 했는데 한 권만으로 누가 읽을까 싶은 장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책 전체를 정리한다기 보다는 읽고 제가 느꼈던 부분만을 적어봅니다.

프레임에 대하여

조중동 프레임이라는 말은 많이들 들어보셨을겁니다.
조중동이 아젠다를 선정하고 우리는 그 아젠다에 빠져들어 싸우는 순간(=프레임에 갇힌 순간) 이미 끝난거라는 거죠.
제 나름의 해법은 조중동은 보지않고 링크도 손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다음의 행동강령으로 요약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의 가치관, 소망 사명을 담은 프레임을 구성화되, 상대방의 프레임을 공격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순간, 그들의 생각이 바로 공론의 중심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참고) : 프레임이란?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언어를 취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언어가 아닙니다. 본질은 바로 그 안에 있는 생각입니다.
언어는 그러한 생각을 실어 나르고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진보주의자의 세 가지 오해

1."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 주기만 하면 그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신경과학에 따르면 우리의 개념(=거칠게 프레임이라 하면)은 실제 물리적인 시냅스로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진실을 사람들에게 들이밀어도 그 사람의 물리적 시냅스, 프레임과 맞지 않으면 진실은 버려집니다.

 

그렇다고 진실을 들이밀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상당히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사실이 공론의 효과적인 일부가 되려면
그것은 적절한 프레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우리는 도덕적,정치적 원칙과 관련이 있는 사실을 찾아서,
이러한 사실을 정직하고도 효율적인 프레임으로 구성해야 한다."

 

2."자기 이익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기 이익에 기초하여 사고한다."

 

정말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지 않습니까?
못사는 사람들이 왜 박근혜를 찍느냐고 분통을 터뜨린 우리는
2004년에, 이미 8년전에 나왔던 책에 명시된 사실마저 공부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사람들은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에 따라서 투표를 하는 겁니다.
왜 못살면서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 않는가 따지는 건 그 분들을 모독하는 것이었던 겁니다.

그 분들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가치의 오류와 더 나은 가치를 이야기해야 했던 것입니다.

 

3."선거운동을 상업적 마케팅과 동일시하는 은유입니다. 이 은유에 따르면 후보자들은 상품이고,
쟁점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은 상품의 질이나 특성이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해법은 책을 읽어도 잘 정리가 되지는 않네요.
대략 중간층에 있는 이들에게 상대의 상품을 비하하지 말고,
우리의 상품을 그들 입맛에 맞추지도 말고, 우리 상품에 끌려오도록 하라고 합니다.

미끄러운 비탈(Slippery slope)에 대하여

복지를 다 삭감해버리겠다고 나서면 난리가 납니다. (한국은 난리 안나는듯 하지만요)
이럴때는 그냥 감세를 하겠다고 하는게 낫습니다. 그러면 자연히 복지쪽 예산이 쪼그라 듭니다.

의료민영화 같은것도 전면적으로 시행하면 반발이 올테니깐
민영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물꼬가 되는 정책하나만 통과시키면 됩니다.

이런걸 마치 미끄러운 비탈길로 접어드는 정책이라고 이 책은 표현합니다.
우리쪽도 이런 정책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진보의 단결에 대하여, 친노까기, 노빠까기에 대하여

저자인 레이코프는 흔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이야기를 또 반복합니다.
진리이기 때문일것입니다.

 

여기서는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께 작은 호소를 해봅니다.
저 나름대로는 진보 분열적인 부분을 자제하려 노력하는 편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작은 상처를 안겨드린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사과드리며 무척 낮간지럽지만 제가 공격을 받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친노와 노빠를 까는게 과연 우리 전체에게 이로울까요?
경중이 있고 이유야 다르겠지만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는 적지 않습니다.
노무현을 찍은 분들, 탄핵때 일어나셨던 분들, 노무현 영결식에 오신 분들, 지금도 봉하를 찾아가시는 분들.
이들을 적으로 돌리는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봅니다.

 

우리는 다르지만 문재인을 찍었다면 그 한표 한표에는 공통되는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상식이 될 수도 있고, 정의나 분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작은 가치라도 소중히 함께하고, 우리의 자랑인 자유로운 논쟁에서도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 주기를 멈춘다면 진보의 화합이 거기에서 시작될 수 있을겁니다.

 

연구소에 대하여

미국 공화당쪽은 엄청난 돈을 이러한 프레임 연구소에 쏟아 부었다고 하며
우리도 이런 연구소를 만들고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만 이런 논리 정립하고 만들어가기 위해서 인지과학, 언어학을 바탕으로
훨씬 저비용 고효율로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여의도 연구소는 어떻게 돈을 조달받고, 어떤 시스템으로 인재를 데려와 키워나가는지 누가 아시나요?
민주당은 이런 연구소가 없나요?

 

미국 2004년의 패배는? 더 플랜?

이 책은 2004년 대선 당시와 그 이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선거에서는 졌을까요? 아직 이 책의 개념을 충실히 체화하지 못해서일까요?
아니면 이 책이 단순히 당시 패배에 대한 변명거리를 줘서 유명해진 걸까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책의 내용중 얻을거리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이 '더 플랜'에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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