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홈즈 Mr. Holmes (2015)

2016.05.22 22:46

DJUNA 조회 수:6959


빌 콘돈의 [미스터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이 아니라 [타이거랜드]의 미치 컬린이 쓴 홈즈 패스티시인 [A Slight Trick of the Mind]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셜록 홈즈 마지막 날들]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죠.

나이 든 홈즈 이야기입니다. 시대는 1947년. 왓슨도 죽었고 허드슨 부인도 죽었지만 93세의 셜록 홈즈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여전히 서섹스의 시골 집에서 벌을 치면서 살고 있지요. 얼마 전에 그는 우메자키라는 일본인의 편지를 받고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에 간 목적은 치매에 좋다는 산초를 구하기 위해서였지요. 죽기 전에 쓰던 책도 마무리 짓고 삶을 정리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기억이 전만 못하고 로열 젤리도 여기엔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단 말이죠. 그런 그에게 과거에 있었던 글래스 하모니카 연주자 사건이 떠오릅니다. 근데 결말이 기억이 안 나요. 분명 그 사건이 자신의 은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데.

추리영화를 기대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명탐정이 사건 해결을 하는 내용이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에요. 일단 탐정의 두뇌 상태가 아주 좋은 편이 아니니까요. 여전히 명민한 구석이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망가져 가는 늙은이의 두뇌 속을 들어가 여행하는 것이 이 영화의 진짜 목표입니다. 그 때문에 일본 여행, 서섹스의 일상, 글래스 하모니카 연주자 사건은 자동연상의 흐름 속에서 뒤섞여요.

느리고 나른하고 조금 슬픈 영화입니다. 하긴 죽음을 앞둔 노인네가 주인공인 영화가 어떻게 다른 길에 빠질 수 있었겠어요. 단지 영화는 소설 속에서 다소 매정하게 다룬 몇몇 사건을 완화시켰어요. 원작을 보지 않아도 그게 어느 부분인지 눈치채실 수 있을 겁니다. 비겁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전 그게 그렇게 나쁘다는 생각은 안 드는군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이언 맥컬런의 홈즈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대와 나이가 완전히 다르니, 정통적인 홈즈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빌 콘돈과 이언 맥컬런의 전작인 [신과 괴물들]의 주인공 제임스 웨일에 더 가까운 캐릭터예요. 어느 쪽이건 구경할 가치가 있는 연기이고 캐릭터입니다. (16/05/22)

★★★

기타등등
[피라미드의 비밀]에서 십대 셜록 홈즈로 나왔던 니콜라스 로가 홈즈 역할을 하는 배우로 나옵니다.


감독: Bill Condon, 배우: Ian McKellen, Laura Linney, Milo Parker, Hiroyuki Sanada, Hattie Morahan, Patrick Kennedy, Roger Allam, Philip Davis, Frances de la Tour

IMDb http://www.imdb.com/title/tt316823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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