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캘빈 클레멘츠 주니어 Calvin Clements Jr.

감독
세이무어 로비 Seymour Robbie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주니어
Lyle Waggoner....Steve Trevor Jr.
노먼 버튼....조 앳킨슨
Norman Burton....Joe Atkinson
찰스 코피....레이몬드 맨타
Charles Cioffi....Raymond Manta
래리 골든....맨스필드
Larry Golden....Mansfield
비어트리스 스트레이트....여왕
Beatrice Straight....Queen

시놉시스
공군 비행사인 맨스필드 소령이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실종됩니다. 그 곳에서는 지금 미국이 공군 해양 관리 프로그램인 씨 하베스트라는 계획을 진행 중이죠. 정부에서는 ICOPE(the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the Power Elite)라는 비밀단체의 우두머리인 레이몬드 맨타가 그 계획을 방해하는 음모를 진행 중이라고 믿고 그 음모의 정체를 밝히라는 명령을 스티브와 다이애나에게 내립니다. 다이애나는 이 임무가 상당히 불편한데, 씨 하베스트 계획이 성공한다면 파라다이스 섬 근처에 핵 연구소가 들어서기 때문이지요. 걱정이 된 다이애나는 아파트를 떠나기 전에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파라다이스 섬과 연락을 취합니다. 여왕은 걱정하는 딸에게 "When you see the heart of dakness, you will begin to perceive the light"라는 수상쩍은 답변을 들려줍니다.

다이애나와 스티브는 개인용 제트기를 타고 버뮤다 삼각지대로 날아갑니다. 기껏 변장을 하고 갔지만 근처의 무인도에 비밀 기지를 가지고 있는 레이먼드 맨타는 당장 두 사람의 정체를 꿰뚫어 봅니다. 그들이 타고 간 비행기는 섬의 등대에서 쏜 정체불명의 빛에 맞아 고장이 나고 추락합니다. 다행히도 그들은 간신히 낙하산을 타고 탈출하죠. 무사히 착륙한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나무에 걸려 기절한 스티브를 끌어내립니다.

그들이 도착한 섬이 맨타의 비밀 기지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다이애나와 스티브는 섬의 위치를 본부에 알리고 탈출하기로 결정합니다. 스티브가 통신기기를 조작해 신호를 보내는 동안 다이애나는 탈출용 보트를 찾아냅니다. 하지만 막 탈출하려는 순간 포로가 된 맨스필드를 발견한 그들은 계획을 수정하죠. 맨타의 부하들로 변장한 그들은 맨스필드를 데리고 탈출을 시도하다가 맨타에게 발각되어 잡힙니다.

맨타는 다이애나와 스티브에게 자신의 신무기를 공개합니다. 그건 스팅레이라는 최첨단 잠수함이죠. 다이애나와 스티브를 구하러 구축함 제퍼슨 호가 접근하자, 맨타는 스팅레이로 구축함을 날려버리기로 결정합니다. 맨타는 다이애나와 스티브가 본부의 내부 정보를 알려주면 목숨은 살려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다음 날, 다이애나는 맨타에게 고백하겠다고 난리치는 흉내를 내다 탈출에 성공합니다. 원더우먼으로 변신한 다이애나는 선착장에서 찾은 수뢰를 들고 바다에 뛰어듭니다. 스팅레이까지 헤엄쳐 간 원더우먼은 수뢰를 이용해 잠수함을 파괴합니다.

제퍼슨호의 군인들이 섬에 상륙하고,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다는 걸 안 맨타는 섬의 자폭 장치를 작동시킵니다. 그는 스티브를 인질로 삼아 탈출을 시도하지만 원더우먼이 그를 제지합니다. 그들은 폭발을 막으려 하지만 맨타도 그 방법은 모릅니다.

사람들은 제퍼슨 호로 탈출에 성공하고 맨타의 섬은 완전히 파괴됩니다. 폭발로 인해 지반에 금이 가자, 미국은 씨 하베스트 계획을 취소하고 파라다이스 섬은 위험에서 해방됩니다.

'The Bermuda Triangle Crisis'
'The Bermuda Triangle Crisis'는 흥미로운 갈등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원더우먼에게 '미국'은 '우리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여전히 '우리편'이지만 그 우리편을 그대로 따르자니 고향인 파라다이스 섬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파라다이스 섬을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수도 없고요. 원더우먼은 어떻게 해야 이 모순되는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괜찮은 설정이지만, 좋은 건 설정만입니다. 정작 에피소드는 평범한 액션물 스토리를 전개시키느라 이 갈등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요. 모든 문제는 끝에 가서 해결되긴 합니다. 하지만 원더우먼이 무언가 일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순전히 운이 그렇게 흘러간 거죠. 악당의 자폭 장치로 섬이 날아가고 주변 지반이 파괴 되었으니까요. 파라다이스 섬이 핵기지를 걱정할 이유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좀 심한 것 같지 않습니까? 섬이 하나 날아갈 정도였다면 주변 환경 피해도 엄청났을 테니 말이죠.

액션
이 에피소드의 액션은 그렇게까지 대단한 편이 아닙니다. 모든 일들이 지나치게 수월하게 풀리는 경향이 있죠. 스티브가 맥가이버 뺨치는 임기응변으로 본국에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은 너무 편리해서 오히려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악당들과 장애물을 까는 방식도 안이해요. 맨스필드는 거의 그냥 데리고 가라는 식으로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분명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는 비밀 집단인데도 스티브와 다이애나의 변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식이죠.

그래도 이 에피소드의 액션은 중요합니다. 유명한 원더우먼의 파란 수영복이 이 캐릭터 최초의 수중 액션과 함께 처음으로 등장하기 때문이죠. 이 착 달라붙는 수영복은 오히려 원더우먼의 일반 유니폼보다 노출이 더 적어서 왜 필요한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액션 중에 머리가 젖으면 곤란하고 (여전히 신고 있는 굽높은 부츠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런 수영복이 오히려 더 물의 저항을 줄여주기도 하죠. 게다가 많은 팬들은 원더우먼의 수영복을 원래 유니폼보다 더 섹시하다고 생각하더군요.

원더우먼은 이 수영복을 입고 잠수함에 수뢰를 붙이는데... 이 장면은 지금 보면 여러 모로 웃깁니다. 분명 바다가 무대인데, 린다 카터가 헤엄치고 있는 공간은 파란색으로 벽을 칠한 얄팍한 풀장이거든요!

성역할
이 에피소드엔 제 신경을 긁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스티브를 구한 다이애나가 기절했다 깨어난 척 하며 스티브가 자길 구했다고 하는 장면이지요.

다이애나에겐 자기 힘을 숨길 필요가 있으니, 자신의 힘을 드러낼 만한 부분은 감추는 게 좋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티브가 자길 구했네'라는 식으로 과장할 필요는 없었어요. 어차피 스티브는 기절해 있어서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니까요.

이 '남자 기 살려주기' 장면이 1시즌에 나왔다면 이해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이 한창이었던 70년대를 무대로 한 2시즌엔 어울리지 않습니다. 차라리 다이애나가 원더우먼으로 변신하지 않고 직접 나무에 올라가 트레버를 구해주는 장면을 넣었다면 어땠을까요? 그 정도 설정은 충분히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그게 스티브에게도 예의였을 거고요. 이 친구가 어린앱니까? 그런 거짓말로 기를 살려주게? (05/12/19)

DJUNA

기타등등

잠수함 스팅레이라고 나오는 클립은 텔레비전 시리즈 [Voyage to the Bottom of the Sea]의 한 장면입니다. 잠수함은 물론 Seaview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