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허버트 버먼 Herbert Bermann

감독
허브 왈러스틴 Herb Wallerstein

주연
린다 카터....원더우먼/다이애나 프린스
Lynda Carter....Wonder Woman/Diana Prince
라일 와고너....스티브 트레버
Lyle Waggoner....Steve Trevor
리처드 이스트햄....블랑켄쉽 장군
Richard Eastham....Gen. Blankenship
비어트리스 콜린....에타 캔디
Beatrice Colen....Etta Candy
로버트 리드....팔콘
Robert Reed....The Falcon
헤이든 로크....워렌 교수
Hayden Rorke....Professor Warren
앨버트 스트래튼....찰스 벤슨
Albert Stratton....Charles Benson
피터 노리스....노리스 박사
Peter Brandon....Dr. Norris
미키 제이미슨....카밀라 모레트
Mikki Jamison....Camilla Moret
숀 켈리...바비
Sean Kelly....Bobby

시놉시스
1942년 9월, 메릴랜드의 비밀 실험 장소. 지질학자 워렌 교수가 자신이 연구 중인 '플루토 프로젝트'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건 소량의 다이너마이트를 지반이 약한 지역에 터뜨려 인공 지진을 유발하는 것이죠.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 팰런이라는 아일랜드 남자가 여자친구와 함께 도착합니다. 공항직원이 그의 여권을 보고 잠시 억류하겠다고 말하자 그는 자신이 중립국 여권 소유자라며 항의합니다. 그게 소용이 없자 그는 여자친구에게 아일랜드 공사관의 도일이라는 사람에게 연락하라고 합니다.

한시간 뒤 전쟁부. 트레버 소령이 다이애나에게 '플루토 프로젝트'의 전쟁무기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팔콘이라는 스파이가 뉴욕 세관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어옵니다. 악명높은 용병인 그는 최근에 인도에서 납치사건에 말려든 적이 있었죠. 그가 왜 미국에 입국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워싱턴 D.C. 근교의 특수 과학 연구소. 팔콘/팰런은 급사로 변장해 워렌 교수의 연구실로 들어갑니다. 그는 백만 달러를 주고 플루토 파일을 사려 하지만 교수는 거절합니다. 협상이 실패하자 그는 교수와 그를 구하러 온 하사를 기절시키고 파일을 훔쳐갑니다.

워렌 교수와 하사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팔콘의 여자친구인 카밀라 모레트가 림프선 흑사병에 걸려 뉴욕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아직도 두 사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연결하지 못하는 전쟁부에서는 일이 두 배로 늘어났다고 투덜거립니다.

트레버와 다이애나는 팔콘과 싸웠던 하사 역시 흑사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얼마 전에 팔콘이 방문했던 인도에서 그 병이 유행했다는 사실도 밝혀졌고요. 교수에게 인상착의를 물으려 병실을 찾았던 다이애나는 교수를 저격하려는 팔콘을 발견하고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총알을 막아냅니다.

교수를 죽이는 데 실패한 팔콘은 다음 작전으로 관심을 돌립니다. 그의 임무는 메릴랜드의 블라덴스버그라는 곳에 인공 지진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린 교수의 조수인 찰스 벤슨이 팔콘에게 정보를 제공한 스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트레버와 다이애나가 완쾌한 워렌교수로부터 팔콘에 대해 질문하는 동안 찰스 벤슨은 림프선 흑사병의 증상을 보입니다. 트레버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자 그는 달아나고 다이애나는 원더우먼으로 변신해 그를 잡습니다. 하지만 원더우먼이 올가미를 걸고 팔콘의 위치를 묻는 동안 벤슨은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팔콘과 그의 일행은 블라덴스버그로 떠납니다. 중간에 기름을 넣기 위해 낡은 주유소에 들르고요. 주유소에서 일하는 소년은 그들로부터 감염되어 병원에 입원하고 트레버와 다이애나는 블라덴스버그가 팔콘의 목표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블라덴스버그에서는 맨하탄 프로젝트의 일부인 프로젝트 741을 연구 중입니다. 만약 인공지진이 일어난다면 연구소의 원자로에 무슨 이상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팔콘이 장치한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고 지진이 일어납니다. 폭발이 시작되면 여덟시간 동안 지진의 힘이 점점 증가됩니다. 그 동안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워싱턴 D.C.는 재난지대가 될 것입니다. 원더우먼으로 변신한 다이애나는 워렌 교수의 연구실로 달려가 교수의 계산을 돕습니다.

팔콘은 부하를 미끼로 던지고 연구소에 잠입합니다. 그는 교수를 쏘려 하지만 원더우먼은 그가 흑사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드디어 증상이 나타난 팔콘은 쓰러지고, 워렌 교수는 가장 단순한 것이 좋은 해결책이라는 원더우먼의 말에서 힌트를 얻어 원자로에 냉각제 대신 그냥 물을 쓰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워렌 교수 덕택에 사고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팔콘을 포함한 흑사병 환자들은 모두 완쾌됩니다. 언제나처럼 인간의 본성에 대해 낙관적인 다이애나는 팔콘에 대해 "But at least he'll have time to think. Perhaps he'll find a more useful way to direct his energies"라고 말합니다.

'The Pluto File'
'The Pluto File'은 [원더우먼]이라는 시리즈의 존재이유에 대한 반어법적인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원자로를 파괴하겠다고 날뛰는 수퍼 스파이가 흑사병에 감염되기까지 했다는 설정이니, 잘 다듬으면 근사한 [24] 한 시즌 내용이 될 수 있는 설정이지만, [원더우먼]에겐 도대체 맞지가 않습니다.

도대체 이 에피소드에서 원더우먼이 한 일이 뭐랍니까? 네, 많은 일을 했습니다. 암살을 막았고 달아나는 스파이들을 잡았으며 위급한 과학문제에 대한 해답까지 주었지요. 하지만 과연 이런 것들이 반짝반짝 유니폼을 입은 수퍼영웅이 해야 할 일일까요? 아뇨, 첫 번째는 꼭 변신을 하지 않더라도 다이애나가 그냥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변신을 하는 게 시간낭비일 수 있죠. 두 번째는 수퍼영웅이 아닌 그냥 군인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세 번째는... 흠,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원더우먼이 예쁘고 힘만 셀 뿐만 아니라 머리도 좋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이유가 무엇이건 'The Pluto File'의 이야기는 먹히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정적이고 지나치게 감상적이며 너무 사실적인 척해서 이치에 닿지 않는 설정들도 덜 재미있군요. 만화같은 인물에겐 만화같은 액션이 필요한 겁니다.

과학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과학입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어떤 장소에서도 인공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수퍼 무기입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적절한 위치에 다이너마이트를 심어 터트리는 거랍니다. 차라리 소품실에서 꼬불꼬불 안테나를 단 괴상한 기계를 만들어 수퍼 무기라고 우겼다면 더 설득력 있었을 겁니다. 아무리 적절한 장소를 골라야 한다고 해도 폭탄 몇 개를 터트려 지진 안전 지대에 대규모의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정은 좀 심한 거짓말입니다.

원더우먼이 워렌 교수의 연구를 돕는 장면은 또다른 의문점을 불러일으킵니다. 몇천 년 동안 외부로부터 고립된 곳인 파라다이스섬의 주민들은 바깥 세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요? 물론 그 섬에서 스스로 과학과 문명을 발전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의심스럽습니다. 원더우먼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수학적 언어인 미적분에 자연스러운 걸 보면요. 물론 파라다이스섬에서 미적분을 독자적으로 발명했을 수도 있지만 부호나 형식까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겠죠. 총도 만들지 않는 세계에서 총알막는 팔찌를 발명한 곳이니 분명 바깥세계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있었을 겁니다. 제 말은 그 통로가 과연 뭐냐는 거죠.

팔콘
팔콘의 캐릭터는 여러모로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소설 [재칼의 날]의 주인공을 연상시킵니다. 물론 그는 재칼만큼 노련하지는 않습니다. 조용히 밑에 숨어 다녀야 하는 사람치고는 지나치게 제임스 본드처럼 굴고 있지요. 이 캐릭터가 설득력 없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다들 대단하다고들 하는데, 그런 실력을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거든요. 참 싱겁게 잡히기도 하고요.

이 에피소드에서 팔콘은 중립국이었던 아일랜드인인데, 그가 아무리 돈만 밝히는 프로페셔널 용병으로 그려지고 있어도, 이 설정은 당시 아일랜드의 많은 사람들이 가졌던 반영국/친독일 감정과 무관하지는 않을 겁니다.

언급할 필요가 있는 배우들
팔콘을 연기한 로버트 리드는 히트 텔레비전 시리즈 [The Brady Bunch]의 마이크 브래디 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 오브 드라마틱 아츠에서 수학한 전문배우인 그는 자신이 연기한 그 역할에 대해 굉장히 창피해했다고 하지만요. 리드는 1992년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죽었습니다. [청춘 스케치]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인 "Well, 'cause Mr. Brady died of AIDS. Things don't turn out like that"는 그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05/05/05)

DJUNA

기타등등

한참 물리학 계산에 바쁜 지질학자인 워렌 교수의 테이블 위에 앉아 플라스크에 담긴 알록달록한 물감물을 끓이고 있던 실험세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