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발 게스트 Val Guest

주연
브라이언 돈리비....버나드 쿼터매스 교수
Brian Donlevy....Professor Bernard Quatermass
잭 워너....로맥스 경위
Jack Warner....Inspector Lomax
마지아 딘....줄리아 카룬
Margia Dean....Julia Carroon
도라 허드....로즈마리 "로지" 엘리자베스 리글리
Thora Hird....Rosemary "Rosie" Elizabeth Rigly
고든 잭슨....TV 프로듀서
Gordon Jackson....TV Producer
데이빗 킹-우드....고든 브리스코 박사
David King-Wood....Dr. Gordon Briscoe
해롤드 랭....크리스티
Harold Lang....Christie
라이오넬 제프리스....블레이크
Lionel Jeffries....Blake
샘 커드....로지를 심문하는 경사
Sam Kydd....Police Sergeant Questioning Rosie
리처드 워즈워스....빅터 카룬
Richard Wordsworth....Victor Carroon

돌아온 카룬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는 1953년에 방영되었던 6부작 텔레비전 미니 시리즈를 영화로 옮긴 작품입니다. 최초의 해머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해머 영화사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이지요. 해머 영화사는 이 작품을 통해 공포/SF 영화라는 해머 영화 특유의 내용과 스타일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게 됩니다. 물론 이 영화의 상업적 성공으로, 지금까지 텔레비전물에 치중해왔던 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영화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영화는 주인공 쿼터매스 교수가 상부의 허가도 받지 않고 쏘아올린 유인 우주선이 시골 농가에 추락하면서 시작됩니다. 우주선에는 세 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지만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명은 말 그대로 우주복만 남긴 채 사라져 버렸습니다. 유일한 생존자인 커룬도 이상한 육체적 변형을 겪고요. 결국 커룬은 실종되고 쿼터매스 교수는 커룬이 무형의 외계인에 의해 감염되어 우주 괴물로 변하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뻔한 이야기처럼 들리지요? 실제로도 뻔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나왔던 50년대에는 이런 부류의 이야기가 굉장히 드물었습니다. 현대 관객들에게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가 뻔한 영화처럼 보이는 이유는 관객들이 그 동안 이 영화나 당시 만들어졌던 SF 호러 영화들에 영향을 받은 수많은 아류작들을 먼저 접했기 때문이지,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가 뻔한 영화로 만들어졌기 때문은 아닙니다.

외계에서 온 변신 괴물을 다룬 영화답지 않게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는 건조한 편입니다. 당시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졌던 SF 영화들과는 달리 센세이셔널리즘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죠. 그래서 더욱 영화가 믿음직해 보이기도 합니다. 50년대 영화가 아니랄까봐 냉전 시대 레드 컴플렉스의 흔적이 보이긴 하지만 매카시 선풍에 시달리던 미국과는 달리 영국 사람들은 비교적 냉정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괴물 카룬의 묘사 역시 재미있는 편입니다. 카룬은 악역이 아닙니다. 그 역시 자기 신체에 일어나고 있는 일에 겁에 질려 있는 희생자지요. 리처드 워즈워스의 서글프고 가녀린 외모 때문에 카룬은 꽤 동정적인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 영화의 장점을 칭찬하려고 해도,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가 세월의 흐름에 휩쓸리는 동안 예전의 힘을 어느 정도 잃어버렸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인베이젼 오브 바디 스내쳐즈]와 같은 영화들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죠. [인베이션 오브 바디 스내쳐즈]가 냉전 시대 히스테리의 덕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억제하기 힘든 폭발적 감정은 예술 작품의 중요한 벽돌입니다. 영국 영화인들은 할리우드 영화인들에 비해 냉정하게 소재를 다루었지만 그 때문에 [인베이젼 오브 바디 스내쳐즈] 같은 작품들이 가진 무시무시한 힘은 애당초부터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01/09/21)

DJUNA

기타등등

[쿼터매스 익스페리먼트]는 삼부작으로 구성된 시리즈의 첫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