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켈빈 통 Kelvin Tong

주연
알렉산드라 데 로시....로사 디마노
Alessandra de Rossi....Rosa Dimaano
홍 후이팡....테오 부인
Huifang Hong....Mrs. Teo
첸 슈쳉....테오 씨
Shucheng Chen....Mr. Teo
베니 서....아순
Benny Soh....Ah Soon
구안 젠웨이....와티
Zhenwei Guan....Wati

로사

켈빈 통의 [메이드]는 싱가포르에서 제작된 최초의 호러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아마추어의 장르 실험작으로 볼 필요는 없어요. 요새는 어느 나라에서 처음으로 무엇을 한다는 게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지 않잖아요. 세상은 그만큼 평준화되었습니다. 제대로 교육받은 영화쟁이라면 그런 건 핑계가 되지 않아요.

고로 [메이드]라는 영화에서 무언가를 처음 해보는 예술가의 서툰 신선함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는 보기보다 노련해요. 종종 너무 노련해서 심심할 지경입니다. 영화가 뿌리를 두고 있는 아시아 호러 영화 전통, 특히 [디 아이]의 영향이 너무나 강해서 새롭다는 느낌도 덜하고요.

영화의 상황 설정 역시 [디 아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갑자기 죽은 사람들을 볼 수 있게 된 여자 주인공 이야기지요. 단지 영화는 여기에 약간의 싱가포르적인 색깔을 넣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중국계 가족에 고용된 필리핀 출신 가정부예요. 저승문이 열리고 죽은 사람들이 기어 올라오는 음력 7월에 싱가포르에 온 이 아가씨는 무엇을 잘못 보았는지 죽은 사람들과 관련된 환영을 보게 됩니다. 죽은 사람들만 보면 괜찮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주변의 산 사람들 역시 그렇게 똑바른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설정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에 일하러 온 여자 이야기이니 익숙한 상황이지요. 하지만 여기서 그 부자나라 사람들은 괴상한 전통과 미신에 사로잡힌 스테레오 타입화된 ‘동양인들’입니다. 그리고 관객들이 감정이입하는 필리핀인 하녀는 유럽 이름을 가진 가톨릭 교도 영어사용자지요. 방향성이 묘하게 깨져 있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켈빈 통은 싱가포르 사람들을 조금 잔인한 외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냥 외부인의 시점이 아니라 외부인의 시점을 빌려 동포들을 사디스틱하게 해부하는 내부인의 관점인 것이죠.

그렇게 신선하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보기 좋은 영화이고 아이디어도 풍부한 편입니다. 긴 머리 귀신들과 귀신 보는 여자가 나오는 아시아 공포영화의 클리셰에 갇혀 있긴 하지만 종종 뜻밖일 정도로 독창적인 장면들이 톡톡 튀어나오며 그림은 아름답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쓰인 음악이 오히려 분위기를 깨먹고 느슨한 각본 때문에 결말의 호흡이 깨지긴 하지만 긴장감은 잘 통제된 편이고요. (09/01/15)

DJUNA

기타등등

왜 IMDb에서는 이 영화의 원제를 [Kimyo na sakasu]라고 소개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