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로버트 올드리치 Robert Aldrich

주연
제임스 스튜어트....프랭크 타운즈
James Stewart....Frank Towns
리처드 어탠보로....루 모런
Richard Attenborough....Lew Moran
하디 크루거....하인리히 도르프만
Hardy Krüger....Heinrich Dorfmann
피터 핀치....해리스 대위
Peter Finch....Captain Harris
어네스트 보그나인....트러커 콥
Ernest Borgnine....Trucker Cobb
이안 배넌....크로우
Ian Bannen....Crow
로널드 프레이저....왓슨 중사
Ronald Fraser....Sergeant Watson
크리스찬 마쿠앤드....르노 박사
Christian Marquand....Dr. Renaud
댄 두리어....스탠디시
Dan Duryea....Standish
조지 케네디....벨라미
George Kennedy....Bellamy
가브리엘 틴티....가브리엘
Gabriele Tinti....Gabriele
알렉스 몬토야....카를로스
Alex Montoya....Carlos

상황. 비행기 한 대가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했습니다. 물은 2주 분량밖에 없고 구조 비행기는 올 생각도 하지 않네요. 해결책. 비행기의 남은 부품을 재조립해서 새 비행기를 만들어 탈출하는 것입니다!

[사막의 기적]은 보이스카웃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는 틴에이저 소년들의 판타지에서 나올 법한 모든 요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상황이 더 절박하고 주인공들의 나이가 많은 게 다를 뿐, [15소년 표류기]와 같은 종류의 이야기죠.

이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대부분의 틴에이저 판타지들이 그렇듯이 오래 전부터 정형화된 내용이거든요. 선례가 너무 많아서 맘에 드는 것들만 골라 끼워맞추어도 꽤 괜찮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로 진부하지 않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진지한 영화를 제대로 만들 생각이라면 어떻게든 클리셰들을 피해가면서 지속적인 힘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게 쉬울 리가 없죠. 다들 한 번씩 했을테니까.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버티다가는 쉽게 밑천이 떨어지고 맙니다.

[사막의 기적]은 어떻게 이 함정들을 피할 수 있었을까요? 일단 각본이 영리했습니다. 스토리 전개를 보면 원작자와 각색자가 각 설정마다 두 번 이상 생각한 흔적이 보입니다. 기본 스토리 전개는 공식대로 나가지만 개별 상황을 대처하는 방식은 창의적이지요. 뻔한 스토리 전개로 일관하는 영화치고는 진부한 장면이 별로 없죠.

그러나 이런 창의성보다 중요한 것은 올드리치가 캐릭터와 배우들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올드리치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강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의 충돌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타운즈 기장과 엔지니어 도르프만이 그들이죠. 구도는 간단하지만 올드리치가 이들을 때려 잡는 방식에는 그 사람 특유의 강렬한 힘이 묻어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적당히 분위기를 잡아주면 영화는 공식이 제공해주는 것 이상으로 입체적이 되지요. 더이상 진부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후반부까지 이 사람들로 힘있는 드라마를 만들다가 종반에 접어들면 마침내 비행기를 띄웁니다. 비행기가 떠오르면 영화는 비행기와 함께 날아오릅니다. [사막의 기적]이라는 번역 제목은 도대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들이 성취한 것이 우리에게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진짜 '기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00/06/04)

DJUNA

기타등등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영화 같지 않았습니다. 영화 후반부의 비행장면을 찍던 도중 사고가 있었지요. 비행기를 조종하던 폴 만츠는 그 사고로 사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