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론 하워드 Ron Howard

주연
톰 행크스....로버트 랭든
Tom Hanks....Robert Langdon
오드리 토투....소피 느뵈
Audrey Tautou....Sophie Neveu
이안 맥컬런....리 티빙 경
Ian McKellen....Sir Leigh Teabing
알프레드 몰리나....아링가로사 주교
Alfred Molina .... Bishop Aringarosa
유르겐 프로흐노브....앙드레 베르네
Jürgen Prochnow....André Vernet
폴 베타니....사일러스
Paul Bettany....Silas
장 레노....베주 파슈
Jean Reno ....Bezu Fache
에티엔 치코....콜레 경위
Etienne Chicot....Lt. Collet
장-피에르 마리엘....자크 소니에르
Jean-Pierre Marielle....Jacques Sauniere

로버트 랭든과 소피 느뵈

[다빈치 코드]의 제작 과정은 따분하기 그지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잘 나간 베스트셀러가 하나 있어서 할리우드가 덜컥 물었죠. 그게 과연 영화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건지, 의미가 있는 책인지는 생각도 하지 않고요. 그들은 론 하워드와 아키바 골즈만이라는 베테랑들을 투여해 2시간 반짜리 장황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자칭 반대파라는 한기총과 같은 무리들이 열심히 무보수 선전 활동을 하고 있으니 장사도 잘 되겠죠. 적어도 영화적 가치 이상의 흥행을 할 건 분명합니다.

영화가 어땠냐고요? 론 하워드에게 "고생했다"라고 말하며 등이라도 쳐주고 싶군요. 결코 잘 만든 영화는 아니에요. 하지만 원래 소스에 문제가 많았으니 이해가 갑니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영화라는 장르에 잘 맞지 않아요. 오히려 비디오 게임으로 각색했다면 더 그럴싸했을 것 같군요. 영화보다는 그 장르에 더 가깝거든요. 정보 제공용 대화 장면이 나오고 약간의 액션 장면이 나오고 다시 정보 제공용 대화 장면이나 퍼즐이 나오고 다시 액션이 나오고... 게다가 남들도 다 아는 역사를 설명하는 장면이 얼마나 많은가요.

소설에서는 이게 그렇게까지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댄 브라운의 원작소설은 술술 잘 읽히는 편이죠. 하지만 그건 스토리가 재미있기 때문이 아니라 소설이 다루는 역사적 가설이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는 이게 잘 먹히지 않죠. 남들이 다 아는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얼굴 클로즈업으로 가득 찬 영화가 되기 십상이니까요. 영화는 이를 커버하기 위해 수많은 플래시백 장면들을 삽입했는데, 그 결과는 뻣뻣하고 어색합니다. 디스커버리 채널 다큐멘터리 같아요.

페이스 문제도 있습니다. 소설의 독자들은 자신의 독서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지만 영화관객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당연히 영화의 구조적 결함도 책 읽을 때보다 눈에 더 잘 들어와요. 하워드와 골즈만은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마주칩니다. 이런 베스트셀러 각색물은 원작과 아주 달라서는 안 되거든요. 결국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원작의 단점까지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서스펜스가 부족하고 질질 끈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댄 브라운보다 실력이 떨어져서 그러는 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그럴싸하게 뽑혀 나왔습니다. 배우들도 자기 역할을 했고 기술적으로도 특별히 나쁘지는 않아요. 이들이 전보다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그건 그들의 연기 실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캐릭터들이 처음부터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그럭저럭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는 이언 맥컬런과 폴 베타니인데, 그건 처음부터 이들에게 더 나은 재료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맥컬런에겐 그 사람의 특기인 과시적인 연기를 할 기회였고, 베타니의 경우는 더 영화적이었죠.

그래요. [다빈치 코드]는 뻔한 영화입니다. 이건 처음부터 예상했어요. 짜증나는 건 영화의 대단치 않은 성취도가 자기네들의 멍청한 생각을 증명한다고 믿는 얼간이들이 분명히 나올 거라는 거죠. 정말 바보들에겐 약도 없어요. (06/05/17)

DJUNA

기타등등

오드리 토투가 특별히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동안 그 사람 영어가 많이 늘었더군요. 게다가 전 레슬리 캐론 악센트에 약간의 페티시가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