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팀 버튼 Tim Burton

주연
조니 뎁....스위니 토드
Johnny Depp....Sweeney Todd
헬레나 본햄 카터....러벳 부인
Helena Bonham Carter....Mrs. Lovett
앨런 릭맨....터핀 판사
Alan Rickman....Judge Turpin
티모시 스폴....비들 뱀포드
Timothy Spall....Beadle Bamford
사샤 바론 코헨....시뇨르 아돌포 피렐리
Sacha Baron Cohen....Signor Adolfo Pirelli
제이미 캠밸 보워....안소니 호프
Jamie Campbell Bower....Anthony Hope
로라 미셸 켈리....루시
Laura Michelle Kelly....Lucy
제인 와이스너....조안나
Jayne Wisener....Johanna
에드 샌더스....토비
Ed Sanders....Toby

스위니 토드와 러벳 부인

[스위니 토드]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인데, 이 뮤지컬의 주인공인 이발사 스위니 토드는... 흠 근데, 이 작품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이미 이야기했죠? 그러니 건너 뛰고.

각색 작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스위니 토드]가 거의 오페라라는 것입니다. 노래의 비중이 굉장히 높고 음악이 극적인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떼어내기도 쉽지 않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뮤지컬 영화들이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완벽하게 성공한 적은 없습니다.

[스위니 토드]는 어떨까요? 앞에서 예를 든 영화보다 더 과격한 해결책을 택했습니다. 원래의 음악을 그대로 살렸을뿐만 아니라 심지어 새 노래까지 첨가했던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들과는 달리, [스위니 토드]는 아주 많은 부분들을 잘라냈어요. 완전히 날아가버린 노래들도 있고 일부가 잘려나간 노래들도 많죠. 하지만 이런 작업은 필수적이었으니, 손드하임의 음악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과는 달리 훨씬 드라마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거든요. 무대의 드라마가 영화로 옮겨지면서 개작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새로운 매체에 적용될 새 논리와 흐름이 필요한 것이죠.

결과에 만족하느냐고요? 글쎄요. "Kiss Me" 같은 노래가 잘려나간 건 이해가 됩니다. 이 영화에서는 안소니와 조안나의 비중이 축소되었으니까요. 하지만 "There's No Place Like London"에서 미친 거지 여자가 등장하지 않는 건 아쉽더군요. 이 사람이 처음에 등장하지 않으면 극적 구조가 조금 헐렁해지지 않습니까? "The Ballad of Sweeney Todd"가 나오지 않는 건 더 아쉽습니다. 우선 굉장히 멋진 노래들이니 빠지는 게 이상하고, 이 노래들이 없으니까 드라마가 충분히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에요. 적어도 도입부와 결말은 남겨두는 편이 좋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미 배우들까지 뽑아놓은 상태에서 취소된 곡들이니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뮤지컬 영화로서 [스위니 토드]는 [에비타]나 [오페라의 유령]보다 훨씬 좋습니다. 음악과 매체의 결합이 더 자연스럽지요. 한계는 있어요. 예를 들어 이 영화는 팀 버튼의 영화들 중 가장 클로즈업이 많은 영화일 겁니다. 노래하는 배우들의 얼굴 주변에 카메라가 묶일 수밖에 없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클로즈업을 '덜' 영화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고 그 클로즈업의 힘이 약한 것도 아니니까요. 전 [스위니 토드]의 원작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과 이 영화를 같이 봤는데, 그 사람은 그냥 이 영화를 특별한 이질감이 존재하지 않는 전형적인 팀 버튼 영화로 받아들이더군요. 아마 제가 원작을 전혀 모르고 봤다면, 이 영화를 훨씬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겁니다.

캐스팅은?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앨런 릭맨, 티모시 스폴, 사샤 바론 코엔이라면 팀 버튼 영화의 캐스팅으로서는 완벽합니다. 우리가 걱정했던 건 그들이 가수로서의 재능을 거의 보여준 적이 없고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와 조금 차이가 있다는 거였죠. 특히 뎁과 본햄 카터는 우리가 머릿속에 품고 있던 스위니 토드나 러벳 부인보다 훨씬 젊고 잘생겼잖아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 차이는 그냥 잊혀집니다. 팀 버튼은 처음부터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자기만의 스위니 토드와 러벳 부인을 상상했고 영화에 최종 반영된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요. 다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노래를 잘 하고요. 캐릭터의 이미지가 바뀌니까 익숙한 노래들이 전혀 다르게 들리기도 하죠. 예를들어 앤젤라 랜즈버리는 "The Worst Pies in London"을 그로테스크하고 익살스럽게 불렀죠. 하지만 헬레나 본햄 카터는 같은 노래를 서글프고 로맨틱하며 거의 애잔하게 부르고 있어요. 낯설지만 잘 어울리죠.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요.

원작의 팬으로서, 전 여전히 이 영화의 취사선택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못해요. 여전히 더 나은 대안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스위니 토드]에서 원작과 팀 버튼의 개성이 거의 이상적으로 결합했고 그 결과 역시 훌륭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군요. (08/01/07)

DJUNA

이 뮤지컬을 볼 때마다 늘 고민하는 건데, 'Beadle'을 어떻게 번역하면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