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 마리스 Stella Maris (1918) * * *
감독
마샬 닐런
Marshall Neilan
주연
메리 픽포드....미스 스텔라 마리스 / 유니티 블레이크
Mary Pickford....Miss Stella Maris / Unity Blake
아이다 워터맨....레이디 엘레노어 블라운트
Ida Waterman....Lady Eleanor Blount
허버트 스탠딩....올리버 블라운트 경
Herbert Standing....Sir Oliver Blount
콘웨이 티얼....존 리스카
Conway Tearle....John Risca
마샤 매넌....루이자 리스카
Marcia Manon....Louisa Risca
조세핀 크로웰.....글래디스 린든
Josephine Crowell....Gladys Lin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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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마리스는 병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부잣집 아가씨입니다. 그 때문에
세상이 얼마나 흉악하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자기 만의 행복한 세상에 갇혀
애완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지요. 나중에 이 아가씨는 수술을 받아 걸을
수 있게 되는데, 세상밖에 나와보니 지금까지 자기가 알고 있었던 것이
몽땅 거짓말임을 알게 되고 징징거리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마음을 주고 싶은 인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가씨가 이 영화의 타이틀롤인 이유는 상류계급 출신이고 곱슬거리는
앞머리와 긴 속눈썹이 예쁜 미인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의 진짜 관심을 끄는 인물은 따로 있습니다. 유니티 블레이크라는 고아예요. 이 사람은 존 리스카라는 저널리스트의 아내인 루이자에게 끌려와 하녀로 일하다가 엄청난 구타를 당합니다. 루이자는 그 일로 감옥에 들어가고 존은 유니티를 입양하지요. 그 이후로 존을 사랑하게 된 유니티는 그에게 헌신적이 됩니다. 물론 유니티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가 없으니, (1) 존은 스텔라 마리스를 사랑하고 있고, (2) 유부남이고, (3) 둘 사이에 놓인 계급차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텔라 마리스]를 보고 있노라면 20세기를 지나오는 동안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알고 놀라게 됩니다. 이 영화가 나왔던 1차 세계대전 당시의 관객들에게 이 영화의 계급 묘사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영화의 편견은 소름이 끼칠 정도죠. 대표적인 예가 이 영화에서 악당으로 나오는 루이자입니다. 루이자는 알코올 중독자에 폭력성향이 있는 인물로 존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에 제거되어야 마땅한 악당입니다. 영화는 이 캐릭터에게 변론할 기회를 전혀주지 않고 '술버릇이 원래부터 나빴던 평민 출신'으로 정의해버립니다. 유니티 블레이크의 경우 주연 대접을 받고 있지만 이 사람은 홀로 존재할 자격이 없습니다. 상류 사회 남자에 대한 유니티의 사랑은 철저한 자기 희생과 봉사를 통해서만 표현될 수 있고 자신에게 떨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결말에 이르면 그냥 고함치고 싶어요. "네가 왜 저 사람들 때문에 그런 짓까지 해야 해?"
이렇게 노골적인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스텔라 마리스]가 여전히 재미있는 오락일 수 있는 건, 이 영화(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윌리엄 존 록이라는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입니다)가 갖춘 멜로드라마의 힘이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니티 블레이크의 이야기는 그렇죠. 아무리 [투란도트]의 이야기가 짜증나는 관객이라고 해도 류의 죽음에 눈물 한 방울 떨굴 수는 있는 거잖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유니티의 헌신이 아무리 당시 계급에 얽혀 어디로도 갈 수 없는 통속적 비극으로 흘러간다고 해도 그 힘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매혹적인 부분은 역시 주연 배우 메리 픽포드의 존재감입니다. 스텔라 마리스를 연기할 때 픽포드는 천진난만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건 이 사람이 유니티 블레이크 역시 연기했다는 것이죠. 영화에서는 둘이 비슷하다는 대사가 몇 번 나오지만 둘은 전혀 안 닮았습니다. 그냥 두 사람의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했다고 해도 그냥 믿을 정도예요. 간단한 메이크업과 연기만으로 이 놀라운 일인이역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스타성이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란 말이죠. (10/01/18)
DJUNA
기타등등
검색해보니 록은 [라벤더의 연인들]의 원작자이기도 했군요.
[스텔라 마리스]도 최근에 각색되었다면 이 영화와는
전혀 다른 메시지의 작품이 되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