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토머스 카터 Thomas Carter

주연
줄리아 스타일즈....사라 존슨
Julia Stiles....Sara Johnson
숀 패트릭 토머스....데릭 레이놀즈
Sean Patrick Thomas....Derek Reynolds
케리 워싱턴....슈닐 레이놀즈
Kerry Washington....Chenille Reynolds
프레드로 스타....말라카이
Fredro Starr....Malakai
테리 킨니....로이 존슨
Terry Kinney....Roy Johnson
비앙카 로슨....니키
Bianca Lawson....Nikki
빈스 그린....스누키
Vince Green....Snookie

사라와 데릭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의 주인공 사라 존슨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죽자 아버지와 살기 위해 시카고 시내로 이사옵니다. 사라는 당연히 근처 공립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는데, 이런 대도시의 공립학교들이 대부분 그렇듯, 학생 대부분이 흑인입니다. 꼭 미대륙 가운데에 있는 네모난 주들 중 한 군데서 막 상경한 것 같은 금발 머리 백인인 사라는 이 세계에서 굉장히 튀어보입니다.

그래도 사라는 생각외로 이들의 세계에 쉽게 녹아듭니다. 여러 친구들도 사귀고, 친구의 오빠인 데릭과는 애인 사이가 되고요. 주변 환경에 익숙해진 사라는 자기가 흑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 자체는 특별히 대단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주변 사람들이 그들을 보는 시선도 서서히 바뀌고 맙니다.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는 인종간의 갈등을 다룬 러브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무용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라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발레를 포기하려고 하는 무용학도입니다. 데릭은 의사를 꿈꾸는 모범생이지만 사라에게는 다른 종류의 춤을 지도해주는 교사이기도 하죠. 발레와 힙합 댄스는 이 영화에서 인종간의 교류를 상징하는 도구들입니다.

영화는 꽤 심각한 주제를 깔고 있습니다. 그 주제를 가볍게 다룰 생각도, 스테레오타입화시킬 생각도 하지 않고 있고요. 사라와 흑인 세계의 갈등은 초반엔 그렇게 직접적으로 그려지지 않습니다. 공격적인 대립으로 시작되는 일반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식 스토리와는 반대죠. 영화에서는 사라와 데릭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그 동안 예절바르게 묻혀 있던 보편적 갈등이 조금씩 드러나게 되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영화가 댄스 영화와 계급 차이를 배경으로 깐 틴에이저 러브스토리라는 두 공식들을 모조리 충족시키려고 애쓰는 동안 어쩔 수 없이 뻔해져버렸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 스토리가 개념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해요. 몇몇 도구들은 아주 잘못 사용되기도 했고요. 예를 들어 데릭이 친구 말라카이와 사라 중 한 명을 선택하게 되는 클라이맥스 부분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건 사실 선택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오디션 장면도 너무 뻔해서 그나마 끌어온 로맨스의 힘이 망가져 버립니다.

그래도 영화는 기본적으로 좋은 연애 영화입니다. 사라와 데릭은 좋은 커플이고 몇몇 진부한 설정과 대립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줄리아 스타일즈와 숀 패트릭 토머스는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커플 연기를 선보입니다 (아마 둘 다 모두 이전에 타인종간의 연애담을 연기한 적 있어서인지도 모르죠.) 캐스팅에 문제가 있다면 스타일즈가 댄서로서 설득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것? 감독인 토머스 카터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스타일즈가 보여준 테이블 댄스를 보고 이 배우를 선택한 모양인데, 전문 발레리나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이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이 영화처럼 춤이 중요시되는 작품에서는요. (02/06/10)

DJUNA

기타등등

니키 역의 비앙카 로슨은 [버피]의 켄드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