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고어 버빈스키 Gore Verbinski

주연
조니 뎁....잭 스패로우
Johnny Depp....Jack Sparrow
제프리 러쉬....바르보사
Geoffrey Rush....Barbossa
올란도 블룸....윌 터너
Orlando Bloom....Will Turner
키라 나이틀리....엘리자베스 스완
Keira Knightley....Elizabeth Swann
잭 대븐포트....노링턴
Jack Davenport....Norrington
빌 나이히....데이비 존스
Bill Nighy....Davy Jones
스텔란 스카쉬고드....부츠스트랩 빌
Stellan Skarsgård....Bootstrap Bill
나오미 해리스....티아 달마
Naomie Harris....Tia Dalma
조나단 프라이스....웨더비 스완 총독
Jonathan Pryce....Governor Weatherby Swann
톰 홀랜더....커틀러 베켓
Tom Hollander....Cutler Beckett
주윤발....사오 펭
Chow Yun-Fat....Sao Feng
키스 리처즈....티그 선장
Keith Richards....Captain Teague

바르보사, 엘리자베스, 잭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는 좋은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전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단점들을 짊어지고 자폭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영화는 아슬아슬한 위치에서 시작했죠. 오리지널 [스타 워즈] 이후 히트 영화 시리즈의 3부를 만드는 건 가장 고약한 작업이었습니다. 폼잡는 2부에서 일을 잔뜩 벌려놓고 3부에서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인가요? 물론 잘하면 정말 잘 할 수도 있겠지만요.

[세상의 끝에서]는 얼마나 성취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후자에 가깝습니다. [망자의 함]이 그래도 드라마의 가능성이 보이는 전반부였다면 [세상의 끝에서]는 '혹시나'가 '역시나'로 빠지는 전형적인 3부 영화였어요.

그 때문에 영화의 리뷰를 쓰는 건 심심해집니다. [세상의 끝에서]의 단점들은 [망자의 함]의 단점들을 그대로 부풀린 것 같아요. 이야기는 지나치게 많아서 교통정리가 어렵고 눈요기용 액션도 지나치게 많아서 오히려 심심해지지요. 그 통에 마땅히 주인공이어야 할 캐릭터들과 그들의 드라마는 어디에 있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입니다. 가끔 액션들 사이에 시간이 생기면 잽싸게 드라마를 진행시키고 다음 액션으로 몸을 던져야 해요.

아쉬운 일입니다. [세상의 끝에서]는 아이디어와 드라마의 가능성이 꽤 많은 영화거든요. 서구 문화가 수 세기 동안 쌓아올린 해적들과 바다의 전설들이 총망라되었고 주인공들의 로맨스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단순한 동화 이상이지요. 이 재료들이 적절하게 조율되기만 했어도 영화는 굉장히 성공적이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그 근처에도 가기 어렵죠. 위에서도 말했지만 너무 많거든요... 모든 게. 게다가 정작 아이디어는 [망자의 함]에 비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큰 소용돌이를 한가운데 둔 블랙펄과 더치맨의 해상전엔 이전 영화들에 있었던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는 거의 없어요. 그냥 난장판일 뿐이죠. 아마 재료들이 너무 많아 그걸 통제하는 동안 아이디어를 살릴 기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는 3부작 영화들 중 가장 유람지 놀이공원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원작에 가장 충실한 영화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결코 이 작품의 장점이 될 수 없어요. 1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가 재미있었던 건 영화가 그 뻔한 놀이공원의 설정에 생생하고 명쾌한 드라마와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1편의 장점이었던 그 모든 것들은 이제 놀이공원의 오락에 종속되어 있어요. 특수효과와 액션에 취해 있으면 시간 때우기는 쉽지만 그건 영화적 재미와는 상관 없는 것 같군요. (07/05/31)

DJUNA

기타등등

영화가 끝난 뒤에 쿠키가 나오니까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