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다리오 아르젠토 Dario Argento

주연
미트 로프 어데이....제이크 펠드먼
Meat Loaf Aday....Jake Feldman
존 색슨....젭 제임슨
John Saxon....Jeb Jameson
엘렌 유시....샤나
Ellen Ewusie....Shana
링크 베이커....루 치나스키
Link Baker....Lou Chinaski
브렌다 맥도널드....마더 메이터
Brenda McDonald....Mother Mayter
마이클 수차넥....래리 제임슨
Michal Suchanek....Larry Jameson
에밀리오 살리투로....세르지오
Emilio Salituro....Sergio
엘리스 루....수 친 야오
Elise Lew....Sue Chin Yao

제이크 펠드먼

[죽음의 모피코트]는 동물보호론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약한 복수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밀렵꾼이 고대 도시의 폐허에서 사는 라쿤을 잡아 모피를 벗기고 그걸 모피코트 장사꾼이 사들였는데, 하필 그 라쿤의 가죽에는 신비한 힘이 있었던 거죠. 어떤 힘이냐고요? 그 모피 근처에라도 간 사람들은 모두 저주를 받아 처참하게 죽습니다. 끔찍한 방법으로 자살하기도 하고 남을 죽이기도 하고 그렇죠.

교훈은? 모피 코트를 만들려고 귀여운 라쿤들을 죽이지 말아요! 적어도 이게 F. 폴 윌슨이 쓴 원작소설의 교훈일 겁니다.

그렇다면 영화의 교훈은? 글쎄요. 아르젠토가 그렇게 동물애호가였던가요?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소설의 드라마에 끌렸을까? 설마요. 그는 언제나처럼 이야기의 논리나 당위성 따위에는 신경도 안 써요. 모피가 저주에 걸려서 주변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는다는 것 정도면 충분하죠.

아르젠토의 많은 영화들처럼 [죽음의 모피코트]도 처참한 죽음이 순서대로 나열되는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의 장편영화들과 거의 맞먹는 수의 피투성이 장면이 나오지만 러닝타임은 한 시간 미만이니 더 압축적이고 잔인무도하다는 느낌이 들죠. 살인 장면의 틈 사이가 그렇게 넓은 편이 아니라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살인장면의 창의성도 만만치가 않고요.

전체적인 인상은 아르젠토의 이전 영화들보다 덜 예쁘지만 (주연이 미트 로프인 걸요!) 더 잔혹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여전히 나와요. 검은 장갑과 번뜩이는 칼요. 그런데 검은 장갑이 나오는 부분이 좀 재미있어요. 얼굴없는 살인마가 쓰는 대신 공장에서 짐승 가죽을 손질할 때 쓰거든요. 그럼 결국 아르젠토도 이런 동물학살이 살인과 동급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흐음...

아르젠토가 각본에 별 신경을 안 쓰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악당인 제이크 펠드먼이 썩 괜찮은 캐릭터라는 점은 인정해야겠군요. 결코 사랑스러운 인물은 아니지만 섹스와 돈에 대한 그의 거의 원초적인 애착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어요. 미트 로프 역시 적절하게 캐스팅된 편이고요. 척 봐도 섹스와 돈에 굶주린 냄새나는 뚱뚱한 짐승처럼 보이지 않나요? (07/07/19)

DJUNA

기타등등

1. 전 클라우디오 시모네티가 [제니퍼]를 위해 작곡한 음악도 나름대로 복고풍이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였거든요. 하지만 이번에 그가 쓴 음악들은 좀 그렇더군요. 특히 모피의 테마 비슷하게 쓰인 랄라랄라 음악은 너무 캠피하잖아요!

2. 네, 존 색슨이 나와요. 오래간만이더군요. 그도 아르젠토 영화가 오래간만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