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의 사랑찾기 On the Riviera (1951) * * *

감독
월터 랭 Walter Lang

주연
대니 케이....잭 마틴 & 앙리 뒤랑
Danny Kaye....Jack Martin & Henri Duran
진 티어니....릴리
Gene Tierney....Lilli
코린 칼베트....콜레트
Corrine Calvet....Colette
장 뮈라....페리통
Jean Murat....Periton

1.

EBS에선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지만, 이번에도 제목이 문제입니다. 이 사람들이 대니 케이와 진 티어니 주연의 [On the Riviera]라는 영화에 붙인 제목이 [헨리의 사랑찾기]인데, 이 제목에 나오는 '헨리'는 데이 케이가 연기한 캐릭터 중 한 명인 Henri Duran이므로 문제가 됩니다. Henry가 아니라 Henri입니다. 다시 말해, 이 캐릭터는 프랑스인이므로 제목과 자막에 나오는 것처럼 '헨리 듀란'이 아니라 '앙리 뒤랑'입니다.

2.

[On the Riviera]는 모리스 슈발리에가 주연한 뮤지컬 [Folies Bergere]의 리메이크입니다. 이 영화는 41년에도 [That Night in Rio]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적이 있다고 하더군요.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인 잭 마틴은 몬테 카를로의 어느 극장에서 일하는 연예인인데, 우연히도 국민적 영웅인 비행사 앙리 뒤랑과 아주 닮았습니다. 그는 파산 위기에 빠진 뒤랑의 부재를 감추기 위해 그의 대역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 똑같이 생긴 사람들이 뒤섞이는 고전적 쌍둥이 희극의 무대가 만들어집니다...

3.

대니 케이는 좋은 연예인입니다. 그는 호감가고 귀여우며 유머가 넘치고 우아합니다.

하지만 코미디언으로서 그가 어떤지는 모르겠어요. 그는 저희가 코미디언한테 기대하는 자극적인 면이 없습니다. 너무 온화해요. 그러나 저희들의 기준을 꼭 그런 식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매력과 기준이 있는 법이니까요.

[On the Riviera]가 대니 케이의 최고 걸작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는 이 역에 아주 잘 맞는 사람입니다(케이는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남우 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그의 뮤지컬 코미디언으로서의 재능과 흉내쟁이의 감각이 결합하면 꼭 이런 역이 생기죠. 사실 케이는 일인 이역을 꽤 자주 합니다. [On the Double]과 [Wonder Man]에서도 했으니까 영화에서만 세 번이나 한 셈입니다([Wonder Man]은 얼마 전에 DCN에서 방영한 적 있습니다.)

4.

그러나 "이 영화가 과연 그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군요.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뮤지컬적인 요소와 코미디적 요소가 서로를 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On the Riviera]의 줄거리는 빠르고 헛갈리며 사방에서 문닫는 소리가 나는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그 코미디에 도달할 수가 없어요.

물론 대니 케이는 이런 영화에서 역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대니 케이라는 배우의 상업적 가치를 최대한으로 이용하기 위해 영화는 수많은 뮤지컬 넘버를 삽입하는데, 바로 그 뮤지컬 넘버들이 영화의 스토리 진행을 막아버리는 거죠. 대니 케이의 많은 노래들처럼, [On the Riviera]의 노래들은 스토리와 완전히 독립되어 있습니다. [월터 미티의 비밀 인생]처럼 그 노래들을 스토리의 일부로 이용한다면 그건 먹힙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그의 노래들은 독립성이 너무 강해서 스토리의 흐름에 방해가 됩니다.

게다가 그런 노래들이 러닝 타임을 필요이상으로 차지하는 통에, 스토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영화가 끝나 버렸습니다. 앙리의 장난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 버리며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었던 릴리의 갈등부분도 거의 생략되어 버립니다.

다시 말해 두 마리 새를 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옛 교훈을 잊어선 안된다는 거죠.

5.

그래도 대니 케이의 팬이라면 이 영화의 케이식 노래나 개그에 만족할 겁니다. 상상력이 좀 부족한 게 탈이지만 당시 헐리웃 스튜디오 시스템의 능수능란한 화려함도 잘 살아있는 편이고요. 대충 별 셋이 맞을 것 같습니다. (99/01/18)

D&P


기타등등

이 영화에서 앙리의 아내 릴리로 나오는 배우는 진 티어니입니다. 저희가 이 사람을 국내 텔레비전에서 본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군요. 하지만 티어니의 대표작이라고 할 영화는 절대로 아닙니다.

그래도 티어니 팬들에게는 꽤 재미있는 장면이 하나 나옵니다. 앙리의 저택에 걸려 있는 릴리의 초상화는 [로라]에 나왔던 바로 그 초상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