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 남자친구 (2004) * * *
감독
허진호
주연
윤진서....진서
이진욱....진욱
김영재....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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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는 친한 친구에게 남자친구를 빼앗겼습니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절망 속을 구르다
다음의 사용자들로부터 실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은
진서는 머리를 자르고 청소를 한 뒤 남자친구와 함께 남겼던
마지막 흔적을 지우는 여행을 떠납니다.
[나의 새 남자친구]는 윤진서를 주연으로 내세운 허진호의 두 번째 단편영화입니다. 첫 번째 영화는 [이공]에 수록된 [따로 또 같이]였지요. 둘 다 헤어진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번 영화는 전작보다 훨씬 낙관적입니다. 도입부에서 실연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던 우리의 주인공은 결국 끝에서 새 사랑을 찾거든요. [나의 새 남자친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첫 번째 허진호 영화입니다.
[나의 새 남자친구]에서 허진호는 윤진서를 고전적인 로맨스의 비극적인 여자 주인공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예쁜 주인공의 고통은 우리 눈의 행복인 것입니다. 시대가 시대이다보니 윤진서도 예쁜 자세로 내숭만 떨지는 않습니다. 빈 병이 굴러다니는 지저분한 방에서 안 감은 머리를 북북 긁어대고 실수로 마신 상한 우유를 좌변기에 토해내고 짬뽕과 자장면을 함께 시켜 울면서 지저분하게 먹죠. 하지만 윤진서가 이 영화 속에서 관객들에게 정갈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예쁜 피사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아무리 지저분한 척 하면 뭐해요? 여전히 부기 하나 없는 얼굴에 공주표 잠옷을 입고 있는 걸요! :-P
감독의 노골적인 의도를 비난해야 할까요? 그럴 필요는 당연히 없죠. 영화의 '예쁜 사람 찍기'는 정말로 즐겁거든요. 그리고 윤진서는 굉장히 좋은 피사체입니다.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둘만큼 충분히 예쁘면서도 한국 연예인들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있으며 다채롭고 풍성한 표정을 얼굴에 담고 있지요. 이 영화가 담고 있는 한가한 시적 흐름은 이 배우의 얼굴을 생각없이 따라가는 데에서 나옵니다.
영화는 깔끔하고 귀엽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이와이 슌지의 영향을 지적할 정도죠. 놀랄 일은 아닌데, 원래부터 허진호의 작품들은 깔끔하고 예쁘장한 소품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었거든요. 그리고 이 영화의 밝은 결말이 특별히 덜 허진호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허진호의 영화들은 대부분 밝음과 어두움 사이를 진동하듯 오가며 삶의 양면을 모두 잡아내려 합니다. [나의 새 남자친구]도 다를 게 없어요. 단지 어둡게 시작해서 밝게 끝나는 이야기의 방향이 다를 뿐이죠.
이 영화는 지금까지 나온 다음 단편영화들 중 가장 효과적인 선전영화이기도 합니다. 다음 검색을 스토리 전환을 위한 도구로만 이용하는 앞의 단편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다음 서비스를 주인공을 고통 속에서 끌어내고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다정다감한 커뮤니티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실제 서비스가 이 예절바른 정갈함의 십분의 일만 따라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04/10/26)
DJUNA
기타등등
다음 작품은 김동빈의 [레드 아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