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장규성

주연
차승원....조춘삼
유해진....노대규
변희봉....백사장
최정원....남옥
배일집....부군수
남일우....춘삼부
전원주....대규모
이재구....비서
김응수....김씨
금동현....장씨

이장과 군수

보도자료에 따르면 원래 [이장과 군수]는 [선생 김봉두]의 속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모양이더군요. 김봉두가 고향으로 돌아와 이장을 하면 어떻게 될까...가 원래 설정이었다나요.

영화의 기본 설정과 스토리는 장규성의 전작들과 비슷합니다. 요란한 코미디를 만들어내는 라이벌들의 대결구도로 중후반까지 끌고 가다가 갑자기 감상적인 화해로 어물쩍 영화를 맺는 거죠. 그렇다고 "또야?"라고 몰아붙일 필요는 없으니, 아직까지 그가 만든 라이벌 영화들은 겨우 세 편인 걸요. 삼부작으로 묶어도 되는 정도인 겁니다.

앞의 두 영화와 가장 큰 차별성은 지역의 활용일 겁니다. [이장과 군수]의 무대는 충청도이고, 우리가 충청도 남자들에 대해 품고 있는 일반적인 스테레오타입들이 그대로 코미디에 활용되지요. 강원도 코미디에서 충청도 코미디로 옮겨졌다고 할까요. 그 때문에 라이벌 구도가 더 날카로워졌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앞의 두 편과는 달리 라이벌인 두 사람 모두 동향 출신이라 서로가 서로의 속내를 다 꿰뚫어보고 있는 걸요.

또다른 차별성은 영화의 현실 인식입니다. 전작들이 현실에서 붕 떠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장과 군수]는 정치라는 소재를 비교적 진지하게 다루고 있어요. 놀라운 건 그것이 결말까지 어느 정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우리가 장규성 영화에서 습관적으로 기대할만한 완벽한 해피 엔딩이 아니에요. 장르 해결책으로 싹 쓸어버리는 대신 세상의 지저분함을 그냥 인정해버리는 것으로 끝내고 있지요. 상대적으로 사실적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원래 처음부터 사실적인 이야기로 시작된 영화는 아니라 조금 맥이 풀리기도 합니다. 주인공들이 주어진 기회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어서 갑갑하기도 하고요.

배우들은 적절하게 활용된 편인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차승원의 경우는 오히려 조금 질리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의 잘못은 아니죠. 늘 하던 대로 자기가 잘하는 걸 최선을 다해 했을 뿐이니까요.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과장없이 연기한 유해진 쪽이 보여주는 게 더 많습니다. (07/03/21)

DJUNA

기타등등

염정아는 다방 레지로 후반부에 잠시 카메오 출연을 했는데, 최종 편집에서는 잘려나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