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지 큐커 George Cukor

주연
캐서린 헵번....조세핀 '조' 마치
Katharine Hepburn....Josephine 'Jo' March
진 파커....엘리자베스 '베스' 마치
Jean Parker....Elizabeth 'Beth' March
프랜시스 디....마가렛 '멕' 마치
Frances Dee....Margaret 'Meg' March
조운 베넷....에이미 마치
Joan Bennett....Amy March
스프링 바잉턴....어머니
Spring Byington....Marmee
더글러스 몽고메리....시어도어 '로리' 로렌스
Douglass Montgomery....Theodore 'Laurie' Laurence
폴 루카스....프리츠 베어 교수
Paul Lukas....Professor Fritz Bhaer
에드나 메이 올리버....마치 고모
Edna May Oliver....Aunt March
헨리 스티븐슨....로렌스 씨
Henry Stephenson....Mr. Laurence
존 로지....존 브룩
John Lodge....John Brooke
새무얼 S. 힌즈....마치 씨
Samuel S. Hinds....Mr. March
메이벨 콜코드....한나
Mabel Colcord....Hannah
마리온 발루....커크 부인
Marion Ballou.... Mrs. Kirke
니디아 웨스트먼....메이미
Nydia Westman....Mamie
해리 베레스포드....뱅스 박사
Harry Beresford....Doctor Bangs

에이미, 베스, 조, 멕

조지 큐커의 [작은 아씨들]은 지금까지 극장용으로 만들어진 다섯 편의 [작은 아씨들]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에 나온 두 편의 무성 영화들은 완전히 잊혀졌으니 신경 쓸 필요도 없습니다. 마빈 르로이의 49년 버전은 지나치게 호사스럽고 얄팍하고요. 질리언 암스트롱의 94년 버전은 흥미로운 각색이지만 백 퍼센트 동의하기엔 캐스팅이 다소 모험적이죠. 결국 원작에 충분히 충실하면서도 아직까지 활달한 매력을 잃지 않고 있는 이 작품이 최고의 [작은 아씨들] 영화로 기억되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이 작품에 익숙해져 온 관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큐커 버전 [작은 아씨들]이 보편적인 매력을 지닌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 영화를 처음 접하는 현대 관객들에게 큐커 버전은 꽤 생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해는 1933년, 아직까지 유성 영화는 초창기였습니다. 서서히 할리우드는 유성 영화에 맞는 테크닉과 연기 패턴을 정립해가고 있었지만 완성하지는 못했어요. 큐커의 영화는 그 과도기 냄새를 풀풀 풍깁니다. 캐스팅과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보다는 연극 티가 나서 전체적으로 녹화된 연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세 영화들 중 가장 앙상블이 부족한 영화라는 점도 지적할 만합니다. 르로이 버전과 암스트롱 버전은 네 명의 마치 자매들을 비교적 평등하게 대우했습니다. 하지만 큐커 버전에서 멕, 베스, 에이미는 주인공 조를 장식하기 위한 조연에 불과합니다. 다른 영화에서는 조 역의 배우도 베스 역 배우에게 자리를 양보했던 베스의 죽음 장면도 이 영화에서는 조의 울음 장면을 과시하기 위한 장치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르로이 버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에이미의 유언장 이야기가 안나온다고 투덜거렸죠? 이 영화엔 소금에 절인 라임 이야기도 안나온답니다.

한마디로 말해 큐커 버전 [작은 아씨들]은 캐서린 헵번 쇼입니다. 험담이 아닙니다. 이 영화가 지금까지 빛을 잃지 않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니까요. 큐커 버전 [작은 아씨들]은 지금까지 나온 [작은 아씨들] 영화들 중 가장 근사한 조를 창조해낸 작품입니다. 헵번은 외모도 올콧이 묘사한 그대로고 (20대 중반이었으니 나이는 좀 먹어보이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하는 짓도 정말 조 같습니다. 여기에 헵번 특유의 활력과 카리스마가 더해졌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거죠. 오버 액션이 좀 과하긴 하지만 조 마치 역의 배우가 오버 액션을 했다고 나무라는 건 웃기지 않겠어요?

앞으로도 큐커 버전은 최고의 [작은 아씨들]로 남을까요? 글쎄요. 전 열정적인 미국 팬들처럼 아무런 의심없이 '네'라고 대답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캐스팅에 문제가 있다던 암스트롱 버전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수잔 데이 주연의 미니 시리즈에 대한 기억도 꽤 좋거든요. 그러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헵번의 유쾌한 연기와 할리우드 전성기의 순진한 열정이 가득 한 이 영화의 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이변은 쉽게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01/11/20)

DJUNA

기타등등

DVD에는 한국어 자막이 달려있더군요. 한국어 자막이 달린 지역코드 1번 워너 DVD는 이번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