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해리 엘폰트 Harry Elfont
데보라 카플란 Deborah Kaplan

주연
레이첼 리 쿡....조시 맥코이
Rachael Leigh Cook....Josie McCoy
타라 리드....멜로디 발렌타인
Tara Reid....Melody Valentine
로자리오 도슨....발레리 브라운
Rosario Dawson....Valerie Brown
앨런 커밍....와이어트 프레임
Alan Cumming....Wyatt Frame
파커 포시....피오나
Parker Posey....Fiona
게이브리얼 만....앨런 M. 메이버리
Gabriel Mann....Alan M. Mayberry
파울로 코스탄조....알렉산더 캐봇 3세
Paulo Costanzo....Alexander Cabot III
미스 파일....알렉산드라 캐봇
Missi Pyle....Alexandra Cabot

조시와 푸시캣

바보스러운 영화와 바보스러운 소재를 다룬 영화를 구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냥 바보 같은 영화와 바보스러움을 위장하고 있는 영화를 구별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렇다고 그들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관객들과 비평가들을 비난하기도 어려운 것이, 바보스러움은 생각만큼 관리하기 쉬운 게 아니어서 늘 경계선을 넘어 상대편을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바보스러움을 잘못 다루면 그냥 바보스러운 영화가 된다는 말이죠.

[푸시캣 클럽]을 이야기하기 전에 바보스러움에 대해 언급하는 건 당연한 순서입니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바보스럽자고 작정한 영화니까요. 그건 우리도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자신의 바보스러움에서 완전한 면죄부를 얻었을까요? 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죠. [푸시캣 클럽 Josie and the Pussycats]의 원작은 조시와 푸시캣이라는 3인조 여성 그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아치 만화책인데, 이 만화책은 70년대에 동명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설정은 [스쿠비 두] 만화와 비슷했어요. 푸시캣 그룹의 애들이 순회 공연을 가는 곳마다 이상한 사건이 일어나고 주인공들이 해결한다는 내용이었거든요.

영화에도 음모와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메가 레코드사의 사장 피오나는 뒤주르라는 이름의 골빈 보이 밴드 앨범에 숨은 메시지를 넣어 유행을 조작하고 있는데, 뒤주르의 멤버들이 그 사실을 눈치채자 비행기 사고로 그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대상을 물색합니다. 그러다 특별히 덜 골빌 것도 없는 무명의 그룹 푸시캣 3인조가 발탁된다는 거죠. 한동안 신나하던 우리의 주인공들은 간신히 메가 레코드사의 음모를 눈치채고 반격에 나섭니다.

영화는 이중적입니다. 한편으로는 골빈 미국 대중 문화의 일률성에 대한 풍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바보스러움의 예찬이기도 해요. 이율 배반적은 아닙니다. 골빈 문화를 남들 따라 생각없이 추종하는 것과 자발적으로 즐기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적어도 영화는 뭔가 할 말이 있고, 그 말을 하면서 자기네도 꽤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보스럽냐고요? 물론이죠. 자기네들도 바보스럽다는 걸 알고 있나요? 물론이죠. 영화의 바보스러움이 그들의 의도를 넘어섰나요? 어느 정도는 그렇고 어느 정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는 일부러 바보스러우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부러가 분명히 눈에 들어오고 그런 바보스러움이 적정 수준에서 통제되려면 각본엔 바보스러움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겉으로 눈에 띄지 않아도 말이에요. 그건 마치 하류를 따라 내려가는 보트가 계속 엔진을 걸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냥 흘러가기만 해선 곤란해요. 하지만 이 영화는 필수적인 무기가 되어야 할 위트 없이 그냥 바보스러움만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바보스러움도 나쁠 건 없죠. 우린 순수한 어리석음만을 보고도 웃으니까요. 그러나 그건 약발이 쉽게 닳고 효과도 그렇게 크지 못합니다. 코미디로서 영화가 반쯤 주저앉은 것 같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그래도 영화는 꽤 활달한 편이어서 에너지만으로 모자라는 부분을 상당히 커버합니다. 푸시캣 그룹의 세 배우들도 귀엽고요. 하지만 그 귀여움이라는 것이 마치 가게에서 막 가져온 애완동물의 귀여움과 같은 것이라서 보고 있으면 종종 죄책감이 느껴질 지경입니다. 특히 전형적인 골빈 금발 미녀를 연기하는 타라 리드를 보고 있노라면요. 음악은...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은 없겠죠? (02/09/03)

DJUNA

기타등등

영화를 보면 수많은 간접 광고들이 나오는데, 이 영화의 주제에 충실하기 위해 회사에서 돈을 안받았다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