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파이크 리 Spike Lee

주연
댄젤 워싱턴....키스 프레이저 형사
Denzel Washington....Detective Keith Frazier
클라이브 오웬....달튼 러셀
Clive Owen....Dalton Russell
조디 포스터....마들린 화이트
Jodie Foster....Madeline White
크리스토퍼 플러머....아서 케이스
Christopher Plummer....Arthur Case
윌렘 드포....존 다리어스 분대장
Willem Dafoe....Captain John Darius
치웨텔 에지오포....빌 미첼 형사
Chiwetel Ejiofor....Detective Bill Mitchell
카를로스 안드레스 고메스....스티브
Carlos Andrés Gómez....Steve
킴 디렉터....스티비
Kim Director....Stevie
제임스 랜손....스티브-오
James Ransone....Steve-O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화이트와 프레이저

[인사이드 맨]은 지금까지 나온 스파이크 리의 영화들 중 가장 대중적인 영화입니다. 이건 이 작품이 가장 재미있는 영화라는 뜻이 아닙니다. 단지 주류 할리우드 장르 영화의 공식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영화라는 거죠. 뭐, 꽤 재미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만.

영화가 다루는 건 달튼 러셀이라는 범죄자가 계획한 은행강도 사건입니다. 이들의 강도행위는 곧 인질극으로 번지고 키스 프레이저 형사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견됩니다. 프레이저 형사는 이들과 대치하다 뭔가 잘못되어 있다고 느끼죠. 암만 봐도 이들의 행동은 돈을 챙겨 달아나려는 은행강도 같지가 않습니다. 은행의 창립자인 아서 케이스가 마들린 화이트라는 변호사를 고용해 사건에 참견하기 시작한 뒤로 그 의심은 굳어집니다.

[인사이드 맨]의 단순한 외피에는 세 종류의 서브 장르들이 섞여 있습니다. 일단 러셀과 일당들의 이야기는 6,70년대에 유행했던 경쾌한 케이퍼물에 가깝습니다. 관객들의 호감을 사는 범죄자들이 영리한 범죄를 기획해 성공하는 이야기지요. 키스 프레이저의 이야기는 5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사실적인 경찰물입니다. 아서 케이스와 마들린 화이트의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된 심각한 사회물의 분위기를 풍기죠.

이들은 사실 하나로 섞여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섞이지 않아요. 그건 이 이야기들이 하나의 톤으로 묶이지 않기 때문이지요. 러셀의 음모는 프레이저의 경찰물에 묶이기엔 지나치게 비현실적입니다. 케이스의 이야기는 프레이저가 감당하기엔 지나치게 크고요.

스파이크 리는 하나의 톤을 채택하고 있긴 한데, 그 역시 이 세 가지 이야기와는 완벽하게 맞지 않습니다. 그는 [인사이드 맨]을 단순하고 낙천적이고 사람 좋으며 적당히 밝은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관객들이 생각없이 여유있게 구경하기엔 딱 좋지요. 하지만 첫 번째 이야기를 다루기엔 너무 어둡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야기를 다루기엔 너무 밝습니다. 결정적으로 페이스가 늘어지고 중심이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져요.

아무래도 이건 각본의 문제입니다. 달튼 러셀의 계획은 자기 주장만큼 단단하지 못합니다. 나중에 프레이저는 상사에게 온갖 변명을 늘어놓지만, 러셀의 부하들이 그렇게까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리 2분의 빈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감시 카메라의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상당히 많은 결백한 시민들을 추려낼 수 있어요. 러셀의 계획을 무시한다고 해도 구멍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서 케이지가 자신의 명성을 위협할 게 분명한 서류를 그토록 오랫동안 숨겨둔 이유는 뭐랍니까? 그리고 도대체 이 사람 몇 살이에요?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건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이 일어난 도시인 뉴욕을 묘사하는 영화의 방식이었습니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 언어들이 뒤섞이고 어울리고 충돌하면서 다채로운 역동성을 빚어내는 거대도시 말이에요. 뉴요커들의 자부심이 마구 넘쳐나더군요. (06/05/03)

DJUNA

기타등등

영화관에서 처음 본 스파이크 리의 영화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