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다리오 아르젠토 Dario Argento

주연
리 맥클로스키....마크 엘리엇
Leigh McCloskey....Mark Elliot
아이린 미라클....로즈 엘리엇
Irene Miracle....Rose Elliot
엘레오노라 조르지....사라
Eleonora Giorgi....Sara
다리아 니콜로디....엘리즈 스탤론 반 애들러
Daria Nicolodi....Elise Stallone Van Adler
사샤 피토예프....카자니안
Sascha Pitoëff....Kazanian
알리다 발리....캐롤
Alida Valli....Carol
베로니카 라자르....간호사
Veronica Lazar....Nurse
가브리엘레 라비아....카를로
Gabriele Lavia....Carlo
표도르 샬리아핀 주니어....바렐리
Feodor Chaliapin Jr.....Varelli
레오폴도 마스텔로니....존
Leopoldo Mastelloni....John
아냐 피에로니....마테르 라크리마룸
Ania Pieroni....Mater Lacrimarum

사라

[인페르노]는 다리오 아르젠토가 감독한 [세 어머니] 삼부작 중 제2편입니다. 제1편은 유명한 [서스피리아]였고 제3편은... 아직 만들지 않았습니다. 과연 만들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2편이 나온지 2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만들어도 굉장히 쑥스러울 겁니다.

영화는 뉴욕의 낡은 아파트에 사는 시인인 로즈 엘리엇이 이웃에 있는 고서점에서 [세 어머니]라는 제목의 이상한 책을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라틴어로 쓰여진 책은 세 어머니라는 신비한 존재와 그 존재를 위해 로마, 뉴욕, 프라이버그에 만들어진 건물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지요. 로즈는 이 사실을 로마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동생 마크에게 알리는데, 그 편지를 읽은 마크의 동기생 사라가 독자적으로 [세 어머니]에 대해 연구를 하다가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마크는 뉴욕으로 날아가지만 로즈는 이미 실종되고 없었죠. 마크가 로즈의 실종 사건을 파고 드는 동안 로즈의 아파트에서는 계속 이상한 살인사건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거야 영화를 보면 알죠. 솔직히 말해 영화를 봐도 새로운 이야기는 못 건질 겁니다. 아르젠토는 원래부터 대단한 스토리텔러가 아니지만 [인페르노]의 스토리는 그의 기준으로 보아도 쓸만한 것이 아니거든요. 하도 내용이 없어서 오히려 몽유병적인 신비함이 느껴질 지경입니다.

아르젠토 팬들도 사실 내용에 신경을 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아르젠토가 만든 영화들에서 줄거리란 사람들을 스타일리시하게 푹푹 찔러죽이기 위해 고안한 도구에 불과하니까요. 사람들은 아르젠토 식 피투성이 배경 속에서 번뜩이는 칼이 쑥 솟아오르는 걸 볼 수 있다면 엉터리 스토리나 조잡한 대사 따위는 용서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살인이 등장해요. 사라의 죽음과 같이 아르젠토의 피투성이 미학이 제대로 살아난 장면부터 카자니안의 죽음처럼 시도가 너무 어처구니 없어서 그냥 황당한 장면까지 종류와 질도 다양합니다.

다 합친 결과는 어떠냐고요? 흠... 그렇게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극의 약발이 어느 정도 떨어지기도 했고 떨어진 강도를 지탱하기엔 스토리가 너무 약합니다. 스토리가 [페노미나]나 [서스피리아] 정도만 되어도 스타일이 얽힐만한 기둥이 되어주었을텐데요. 그렇다고 아르젠토는 선배 마리오 바바가 [리사와 악마]에서 그랬던 것처럼 흥미진진한 악몽의 미로를 만들지도 못하고,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비욘드]에서 루치오 풀치가 그랬던 것처럼 찬란하게 막 나가지도 않거든요.

[인페르노]의 진짜 가치는 영화사적인 데에 있는 듯 합니다. 이 작품은 마리오 바바가 참여한 마지막 작품이거든요. 직접 크레딧을 걸지는 않았지만 바바는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을 감독했었지요. [인페르노]는 이탈리아 호러 1세대가 2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현장인 셈입니다. (01/11/12)

DJUNA

기타등등

진짜 아르젠토 팬이라면 국내 출시판은 멀리하시길. 화질도 형편없고 아나모픽 화면을 교정도 하지 않았거든요. 앵커배이에서 괜찮은 DVD가 나왔다고 들었으니 그걸 구해보세요. 솔직히 말해 국내 출시 비디오가 그냥 DVD를 하나 사서 떡 뜬 것이 아닌가 의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