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틴 맥도나 Martin McDonagh

주연
콜린 패럴....레이
Colin Farrell....Ray
브렌든 글리슨....켄
Brendan Gleeson....Ken
레이프 파인즈....해리 워터스
Ralph Fiennes....Harry Waters
클레망스 포시....클로이
Clémence Poésy....Chloë
조던 프렌티스....지미
Jordan Prentice....Jimmy
젤리코 이바넥....캐나다 남자
Zeljko Ivanek....Canadian Guy
엘리자베스 베링턴....나탈리
Elizabeth Berrington....Natalie
에릭 고든....유리
Eric Godon....Yuri

레이와 켄

입이 엄청 걸은 두 아일랜드 남자가 벨기에의 브뤼주를 방문합니다. 나이 든 남자는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간직한 도시의 아름다운 모습이 마음에 든 모양이지만 젊은 남자는 대도시 더블린이 그리워 죽을 지경이지요.

이들의 직업은 프로페셔널 킬러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 안 해보셨는지요. 킬러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이 코미디의 소재가 될 수밖에 없다고요. 물론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 어딘가에는 사람을 죽이는 일을 심각한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에게 킬러란 희극적인 존재입니다. 우리가 당연시하는 가장 중요한 규칙 "사람을 죽이지 말아라"를 직업상 어쩔 수 없이 위반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당연히 그들이 사는 세상의 기준은 우리와 다르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부조리합니다. 그리고 모든 부조리는 궁극적으로 코미디와 연결되지요.

[킬러들의 도시]도 코미디입니다. 총으로 사람 죽이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예쁜 중세 도시에서 시간을 죽이며 농담 따먹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들이 아무리 진지하게 굴려 노력해도 이 광경은 그냥 웃깁니다.

사실 그들은 아주 심각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두목인 해리의 명령을 받아 브뤼주로 달아난 것도 이들 중 젊은이인 레이의 첫 임무가 아주 끔찍한 비극으로 끝났기 때문이죠. 사람이 죽는 건 모두 비극이 아니냐고요? 어떤 관점에서는요. 그런데 심지어 킬러들의 관점에서도 용납할 수 없는 비극이 있습니다. 그 킬러들이 가톨릭 죄의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아일랜드 남자들이라면 더욱 그렇고요.

그 결과 이 영화의 테마는 도덕과 윤리로 흐릅니다. 레이, 나이 든 킬러인 켄 심지어 두목인 해리 모두 자신의 기준에 따라 윤리적인 행동을 하죠. 이들의 행동은 파괴적이고 잔인하며 종종 주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지만, 그래도 이들의 행동은 대부분 자신의 윤리적인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그들의 행동이 우스꽝스럽고 괴상한 건 어쩔 수 없는 그들의 직업 탓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직업을 놀리는 것도 못할 짓입니다. 우리의 윤리 준칙이 과연 그들에 비해 월등히 낫습니까? 어떤 상황에서는 사람들의 죽음이 결코 대단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걸 지금 우린 뼈저리게 느끼면서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걸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서 가장 무자비한 인물인 해리도 나름 존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적어도 그에겐 명백한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적용합니다. 자기가 무얼하는지도 제대로 몰라 횡설수설하며 민폐를 끼치는 바보들보다는 낫죠.

[킬러들의 도시]는 아이러니의 자루입니다. 선의의 행동은 좋은 결과를 맺지 못하고 악과 선은 종종 위치를 바꾸고 자유의지는 사디스틱한 우연의 일치에 의해 속박됩니다. 영화는 아무리 우리가 발버둥쳐도 우리가 사는 이 아귀가 맞지 않는 세계에서 절대로 탈출할 수 없으며 그 세계를 바꿀 수도 없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렇게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기라도 해야 우리가 그럭저럭 사람처럼 보인다고요. (09/03/06)

DJUNA

기타등등

정말 맘에 안 드는 수입사입니다. [킬러들의 도시]라는 장진스러운 번역제도 문제지만 그렇게 길지도 않은 18세 관람가의 영화를 이렇게 퉁퉁 잘라낸 이유는 뭐랍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