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물 Otoshimono (2006) * * 1/2

감독
후루사와 켄 Ken Furusawa

주연
사와지리 에리카
Erika Sawajiri
오구리 슌
Shun Oguri
와카츠키 치나츠
Chinatsu Wakatsuki
스기모토 아야
Aya Sugimoto






노리코와 나나
[유실물]의 설정은 수상쩍을 정도로 [분홍신]과 비슷합니다. 지하철에서 주운 물건을 가져온 사람들에게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제가 지하철에 놓고 내린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본에 이와 관련된 무슨 전설 같은 게 있는 모양이고, [분홍신]도 그렇게까지 독창적인 영화는 아니었죠. 그 뒤에 벌어지는 이야기도 전혀 다릅니다.

이 영화에서 사람들이 줍는 건 정체불명의 분홍신이 아니라 전철 패스나 팔찌 같은 평범한 것들입니다. 이런 것들을 줍고 나면 검은 옷을 입은 수상쩍은 여자가 다가와 이러는 거죠. "돌려줘~~~". 심지어 그 물건을 전철역 유실물 보관실에 맡겨도요. 참 짜증나는 귀신이에요. 아무리 귀신이라도 최소한의 규칙은 지켜야죠.

이 영화의 주인공 나나는 전철 패스를 주운 뒤 실종된 동생 노리코를 찾는 고등학생입니다. 아빠는 없는 모양이고 심장병 때문에 입원한 엄마 때문에 돈도 별로 없는 모양이에요. 우등생이면서 대학 진학을 걱정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여간 이 아가씨는 혼자서 모든 일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동생이 사라졌다고 엄마한테 이야기하면 무슨 일이 날지도 모르니 말이죠.

나나의 모험담에는 두 사람이 더 끼어듭니다. 한 명은 자꾸 지하철 터널에서 귀신을 목격한 뒤로 유실물 보관실로 보직을 옮긴 슌이치이고 다른 하나는 수수께끼의 귀신에 들린 남자친구를 전철역에서 잃은 나나의 동급생 카나에입니다. 이들은 모두 수수께끼의 사건들에 걸려 허우적거리다가 몇 년 전 전철에서 자살한 듯한 한 여자의 귀신이 이 모든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해답이 있을까요? 네, 어느 정도는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 약간의 반전도 있습니다. 나나는 노리코를 구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모든 사건이 해결될까요? 그래서는 안 되겠지요. 재미있냐고요? 글쎄요. 영화 보면서 이야기가 그럭저럭 흡인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미스터리가 지속적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어린 소녀의 실종이 적당한 서스펜스를 자아내고요. 하지만 몇몇 복선은 전혀 쓸모가 없고 해답은 평범하거나 무의미하며 종종 지나친 감상과 비장함에 젖어 분위기를 망치더군요. 두 시간 쯤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봤더니 러닝타임이 겨우 88분밖에 안 되었던 것도 감점요인이 될 수 있겠어요.

호러 영화로서 [유실물]은 평범합니다. 돈 들여 지은 세트로 스케일을 조금 크게 잡은 건 분명한데, 그것 이외엔 장단점을 지적할 게 별로 없군요. 그냥 이야기를 진행하는 수준입니다. 이 역시 감점요인이 될 수 있겠죠. 아무리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고유의 스타일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의 드라마가 정말로 좋은 것도 아니고.

그래도 배우들은 그럭저럭 자기 역할을 하며, 마지막에 나오는 괴물들은 구경하기가 썩 괜찮고, 30분쯤 더 긴 영화라고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보는 동안 제 흥미가 완전히 날아가지는 않았으니 꼭 박하게 굴 필요는 없겠습니다. 영화보다는 납량특집 텔레비전물에 더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요. (06/07/13)

DJUNA

기타등등

주인공 나나가 유학가고 싶어하는 곳은 미스카토닉 대학이랍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