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거스 반 산트 Gus Van Sant

주연
알렉스 프로스트....알렉스
Alex Frost....Alex
에릭 둘런....에릭
Eric Deulen....Eric
존 로빈슨....존 맥팔랜드
John Robinson....John McFarland
일라이어스 맥코넬....일라이어스
Elias McConnell....Elias
조던 테일러....조던
Jordan Taylor....Jordan
캐리 핑클리....캐리
Carrie Finklea....Carrie
니콜 조지....니콜
Nicole George....Nicole
브리타니 마운틴....브리타니
Brittany Mountain....Brittany
알리시아 마일즈....아카디아
Alicia Miles....Acadia
크리스틴 힉스....미셸
Kristen Hicks....Michelle
베니 딕슨....베니
Bennie Dixon....Benny
네이선 타이슨....네이선
Nathan Tyson....Nathan
티모시 보텀스....맥팔랜드씨
Timothy Bottoms....Mr. McFarland
맷 말로이....루스 선생
Matt Malloy....Mr. Luce
엘리스 윌리엄스....GSA 담당 선생
Ellis Williams....GSA Teacher

존과 일라이

거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는 콜롬바인 교내 총기 난사 사건을 소재로 삼은 수많은 미국 영화들 중 한 편입니다. 영화의 기본 스토리도 소재로 삼은 실제 사건과 거의 같고요. 평범하고 일상적인 어느 미국 고등학교의 일상이 두 소년의 총기 난사로 끝난다는 거죠.

단지 반 산트는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이 잘 알려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는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을 파헤치려 하지도 않고 살인범 학생들의 심리를 분석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그는 어떤 적극적인 해석도 시도하지 않습니다. 단지 살인이 일어난 그 날을 몇몇 학생들의 시점을 통해 별다른 해석없이 그냥 보여줄 뿐이지요.

왜냐고요? 그에겐 해석을 포기하는 것 자체가 적극적인 해석입니다. 반 산트는 콜롬바인 총기 난사 사건을 몇 가지 드러난 이유로 설명하려는 것 자체가 사건의 복잡성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믿습니다. 해석없이 사건 자체를 보여주며 그는 자신의 이런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지적으로는요. 말이 났으니 하는 말인데, 그는 이 목적을 위해 진짜 영화를 만들 필요도 없었습니다. 시놉시스만으로 충분했죠.

반 산트가 내세운 공식적인 작품 의도를 잊는다면, [엘리펀트]는 예쁘고 나른하며 관능적인 영화입니다. 그리고 무척 형식적이죠.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의 80퍼센트 정도는 내용이나 주제보다는 영화적 기교에서 나옵니다. 주인공을 몇 분 씩 느릿느릿하게 따라가는 롱 테이크나 복수의 캐릭터 시점에서 같은 시간대의 사건들을 번갈아 바라보는 방식 같은 것 말이죠. 그에 비하면 후반에 묘사되는 총격신은 그렇게까지 강한 충격은 주지 못합니다. 잔인한 사건을 무덤덤하게 묘사하는 방식 자체가 기성품 기교의 일부로 보이니, 미디어의 폭력에 익숙해지는 단계를 넘어 예술가들의 아이러니까지 당연해 보이는 단계에 진입한 모양이죠.

[엘리펀트]는 좋은 영화일까요? 이 영화는 성숙한 기교와 영화적 아름다움, 생각해볼만한 주제와 같은 것들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를 호평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콜롬바인 총격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면, 이런 식으로 고상한 예술가 티를 내는 영화를 그렇게 달갑게 보지 않았을 겁니다. 아무리 실제 사건을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해도 뭔가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영화를 바랐겠지요. (04/08/24)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를 보며 꾸벅꾸벅 졸았다고 해서 자신의 수준을 의심하지 마시길. 그건 자연현상입니다. [샤이닝]식 복도 롱테이크는 최면이나 다름없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