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에드워드 즈윅 Edward Zwick

주연
다니엘 크레이그....투비아 비엘스키
Daniel Craig....Tuvia Bielski
리에브 슈라이버....주스 비엘스키
Liev Schreiber....Zus Bielski
제이미 벨....아사엘 비엘스키
Jamie Bell....Asael Bielski
알렉사 다발로스....릴카 틱틴
Alexa Davalos....Lilka Ticktin
앨런 코듀너....샤먼 하레츠
Allan Corduner....Shamon Haretz
조디 메이....타마라 스키델스키
Jodhi May....Tamara Skidelsky
케이트 파이...리바 라이히
Kate Fahy....Riva Reich
미아 와시코스카야....하야 지엔틸스키
Mia Wasikowska....Chaya Dziencielsky

투비아와 릴카

[디파이언스]의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지금은 벨로루시에 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엔 폴란드의 영토였던 지역에서 활동했던 유태인 레지스탕스 조직의 이야기지요. 투비아와 주스 비엘스키 형제가 이끌었던 이 유태인 조직은 마치 로빈 후드처럼 숲 속에서 숨어 살면서 자기만의 공동체를 만들었고 붉은 군대와 협력해서 독일군과 싸웠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숲 속에서 쫓겨 다니면서도 자기들만의 학교, 법정, 심지어 감옥까지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이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영화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도살장에 끌려가는 양들처럼 저항 없이 학살당한 다른 유태인들과는 달리 이들은 무기를 들고 투쟁했으며 심지어 살아남았습니다. 다른 홀로코스트 영화와 차별화가 가능하지요. 게다가 이들은 그냥 살아남은 게 아니라 문명인답게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역시 한 번쯤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철학적 소재이고 좋은 드라마의 재료가 됩니다.

영화는 에드워드 즈윅이 만든 다른 역사 서사극과 비슷하게 뽑혀 나왔습니다. 즈윅은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해 섬세하게 연출했으며 역사적 소재와 철학적 주제 모두에 심각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될 수 있는 한 이 이야기를 대중에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려 합니다. 정직하고 건실한 영화예요.

단지 대단한 매력은 없습니다. 특히 즈윅이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하기 위해 설정한 스타일은 그냥 어색하고 아마추어 같아요. 숲 속의 결혼식과 러시아 빨치산의 전투 장면을 교차 편집한다거나 백마를 등장시킨 특정 장면 같은 것은 시선 집중과 관객 자극을 위해 설정한 인공물임이 너무 티가 나서 민망할 지경이지요. 나름 새로운 이야기를 건실하게 끌어가는 건 장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아는 홀로코스트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아요. 온갖 종류의 클리셰가 남발합니다. 당사자에겐 목숨이 달린 일들이었던 게 관객들에게는 그냥 클리셰로 읽혀진다니 슬프죠.

특별히 틀린 말을 하고 있지 않는데도 은근히 시비를 걸고 싶게 만드는 것 역시 영화의 단점이라 하겠습니다. 하긴 이런 소재의 영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엔 홀로코스트 영화들이 너무 많이 나왔지요. 최근 가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면서 영화에 100퍼센트 집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하지만 그걸 무시한다고 해도, 이 영화에는 완전히 공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 역시 즈윅의 스타일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의 스타일과 사고방식은 평범한 중산층 미국인의 일상을 팔 때는 적절하지만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묘사하는 사극에서는 굉장히 닭살이죠. 이 스케일에서는 모든 게 너무 단순하고 나이브해진단 말이에요. (09/01/12)

DJUNA

기타등등

아무래도 인간은 역사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는 동물이 아닌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