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슈뢰더 Michael Schroeder

주연
안젤리나 졸리....캐쉬
Angelina Jolie....Cash
엘리어스 코티스....콜트
Elias Koteas....Colt
잭 팔란스....머시
Jack Palance....Mercy
빌리 드래고....대니 벤치
Billy Drago....Danny Bench
카렌 셰퍼드....첸
Karen Sheperd....Chen
알렌 가필드....마틴 듄
Allen Garfield....Martin Dunn
릭 영....바비 린
Ric Young....Bobby Lin
르네 그리핀....드리나
Renee Griffin....Dreena
트레이시 월터....와일드 카드
Tracey Walter....Wild Card

[사이보그 2]에서 어떤 대단한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전편인 [사이보그]도 결코 대단한 영화는 아니었으니까요. 심지어 그 따분한 장 클로드 반담 영화들 중에서도 따분한 영화였지요.

행인지 불행인지, 이 영화는 [사이보그]와 별 상관이 없는 작품입니다. 전편과 연관성은 잠시 초반부에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나오는 전편의 클립들 뿐이에요.

오히려 이 영화는 [사이보그]보다 [블레이드 런너]의 속편처럼 보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아세요? 글래스 섀도우라는 가미가제 자폭 물질을 담은 캐쉬라는 사이보그가 무술 담당 트레이너인 콜트와 눈이 맞아 달아난다는 이야기입니다. 회사가 파견한 바운티 헌터가 그들의 뒤를 쫓고요. 둘이 결국 대도시를 떠나 몸바사에 정착하는 결말은 [블레이드 런너] 제작사 판을 연장시킨 것 같습니다. 무대가 되는 도시를 보여주는 초반 비주얼도 [블레이드 런너]의 서툰 모방이고요.

그렇다고 영화는 나아졌을까요? 아뇨. 여전히 시시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특수 효과나 연출도 지루하지만 그건 돈이 모자랐다고 봐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각본은 정말 따분합니다.

가장 나쁜 건 캐쉬와 콜트를 돕는 정체불명의 인물 머시입니다. 스토리가 지나칠 정도로 머시한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캐쉬와 콜트는 선생님 말 잘 듣는 초등학교 학생 같습니다. 심지어 그네들의 연애도 머시의 조언을 따른 것에 불과합니다. 'SF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 의도였음이 분명한 영화니 당연히 이런 간섭은 큰 단점이 되지요.

그 밖에도 단점은 많습니다. 바운티 헌터들은 지나치게 미치광이 클리셰에 의존하고 있고 악당도 흐릿하기 짝이 없어요. 한마디로 엉망진창입니다.

그런데도 왜 제가 이 시시껄렁한 영화를 보는 걸까요? 배우 때문입니다. 이 영화에서 캐쉬를 연기한 배우는 틴에이저 시절의 안젤리나 졸리이고 콜트를 연기한 배우는 엘리아스 코티즈입니다. 물론 당시엔 둘 다 처참할 정도로 무명이었지요.

옛날은 옛날인 모양입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뻣뻣한 연기와 나중에 [지아]에서 보여준 불꽃같은 연기를 비교해보면 이 친구가 그 동안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도 참 예쁘긴 해요.

코티즈는 이 영화에서 전혀 대머리가 아닌데, 가발을 쓴 건지 아니면 그 동안 머리칼이 다 빠진 건지 모르겠어요. 하여간 쌓은 경력이 있어서 그의 연기는 졸리보다 좀 낫습니다. 장 클로드 반담보다는 당연히 낫고요. 그러나 이렇게 형편없는 각본에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요. (99/08/16)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는 미국에서 제대로 극장 개봉되지 못하고 곧장 비디오로 출시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와이드 스크린이에요. 어차피 비디오 시장을 목표로 한 영화이면서 이래놨으니 한마디로 주제를 모르는 영화랄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파고다 극장 같은 곳에서 잠시 개봉된 적 있습니다.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