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든 코엔 Ethan Coen
조엘 코엔 Joel Coen

주연
조지 클루니....해리 파러
George Clooney....Harry Pfarrer
프랜시스 맥도먼드....린다 리츠키
Frances McDormand....Linda Litzke
존 말코비치....오즈본 콕스
John Malkovich....Osbourne Cox
틸다 스윈튼....케이티 콕스
Tilda Swinton....Katie Cox
브래드 피트....채드 펠드하이머
Brad Pitt....Chad Feldheimer
리처드 젠킨스....테드 트레픈
Richard Jenkins....Ted Treffon
엘리자베스 마블....샌디 파러
Elizabeth Marvel....Sandy Pfarrer
데이빗 라셰....CIA 요원
David Rasche....CIA Officer
J.K. 시몬스....CIA 상사
J.K. Simmons....CIA Superior

오즈본 콕스

[번 애프터 리딩]은 오즈본 콕스라는 CIA 요원이 알콜 중독으로 좌천되기 직전에 사표를 쓰면서 시작됩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는 자신이 CIA에서 겪은 일들을 담은 회고록을 써서 옛 동료들을 엿 먹이려 합니다. 하지만 냉전은 오래 전에 끝났고 그가 알고 있는 지식은 하찮기 그지없습니다.

슬슬 그의 주변 사람들이 소개됩니다. 오즈본의 아내 케이티는 연방보안관인 해리 파러와 놀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해리 파러는 동화작가인 아내 샌디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케이티와 놀아날 뿐만 아니라 데이트 서비스를 통해 만난 다른 여자들과도 바람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들 중 한 명은 성형 수술을 받기 위해 안달이 된 헬스클럽 직원 린다 리츠키인데, 어쩌다보니 린다와 직장 동료 채드의 손에 오즈본이 쓰고 있는 회고록을 담은 CD가 들어갑니다. 이것이 CIA의 일급비밀 문서라고 착각한 이들은 오즈본을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려고 하지요.

전형적인 코엔 형제식 설정입니다. 전 [블러드 심플]이 생각나더군요. 이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모두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고 나름대로 다른 사람들을 속여 넘기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지만 전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들 중 몇 명은 간신히 탈출에 성공하고 몇 명은 그 안에 주저앉고 말지만, 자신의 머리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미로에 빠져 정신없이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단지 이 영화는 [블러드 심플]만큼 캐릭터들을 존중해주지 않습니다. 이들의 고민이 [블러드 심플]의 주인공들에 비해 특별히 가벼운 건 아니지만, 영화는 가차 없이 그들의 어리석음과 우스꽝스러움을 폭로하면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일정거리를 유지합니다. 특히 이들이 난장판 소동을 일으키는 동안 랭글리의 본부에서 그들의 모든 행동을 구경하는 두 CIA 요원의 설정은 가혹하지요. 주인공들에게 일어난 사건들만 보여주었다면 그나마 감정이입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이 매정하고 한가한 남자들은 중간중간에 등장해 이 사건들에 어떤 대단한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조직적으로 박살냅니다. 그 모든 고통과 공포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겪은 일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그런 것처럼요. (09/03/18)

DJUNA

기타등등

왜 CD일까요? 회고록 하나 정도의 분량이라면 USB 메모리 스틱 정도가 더 그럴싸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