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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팬픽션 오늘부터 전 이 섹션에서 몇몇 팬픽션들을 다룰 겁니다. 하지만 그 범위는 그렇게까지 넓지 않을 거예요. NC-17 부류는 당연히 다루지 않을 거고,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설정의 범위도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Robert A. Black 하지만 블랙이 오늘 다룰 팬픽 'Willow in Wonderland'를 쓸 때만 해도 그에게 버피버스는 행복한 곳이었습니다. 2시즌 중반쯤을 무대로 하고 있는 이 팬픽은 조스 위든이 창조한 이 황당한 세계에 대한 애정어린 오마주입니다.
[Willow in Wonderland] [버피]의 전체적인 설정 역시 [앨리스]의 설정과 뒤섞입니다. 체셔 고양이는 체셔 박쥐이고, 못생긴 아기는 틴에이저들이고, 몸 크기를 바꾸는 버섯은 자판기에서 주운 과자와 음료수이며, 앨리스를 다그치던 생쥐는 컴퓨터와 연결된 살아있는 쥐인 식이죠. 물론 [버피] 세계의 슬레이어 속어들이 [앨리스]의 대사들과 결합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고요. 블랙의 이 패러디가 재미있는 건, 단순히 그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설정과 [버피]의 설정을 결합하는 것으로만 만족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앨리스]의 이야기를 통해 윌로우의 성장기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수줍고 말없는 공부벌레였던 한 소녀가 버피를 만나고나서부터 독립적이고 자신감넘치는 한 명의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 말입니다. 여기엔 두 가지 효과적인 은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트럼프 카드입니다. 원작에서는 단순히 괴상한 왕족의 이미지를 위해 사용되었던 이 도구는 여기서 '틴에이저 계급 차별'에 대한 아주 효과적인 상징이 됩니다. 버피를 처벌하려는 코딜리아 여왕의 대사를 잠시 빌려오기로 하죠. "Everything was perfect before she came along. I was the Queen, and nobody questioned it. The Kings and the other Queens were part of my court. The Eights, Nines and Tens looked up to us. The lower cards kept their places. It was perfect, but then she had to start ruining it." 블랙은 여기서 가장 파티 때 하트 2 분장을 한 윌로우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의 비유를 마무리짓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름입니다. 윌로우는 이상한 나라에 내려오면서 자기 이름을 잊어버립니다. 그러다 윌로우는 클라이맥스 장면의 재판정에서 하트 잭이 된 버피와 마주치는데, 버피는 윌로우와 윌로우의 이름을 기억하고 자기를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클라이맥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윌로우는 코딜리아 여왕 앞에서 카드를 휘둘러대며 자기의 이름을 외칩니다. "I AM WILLOW ROSENBERG!!!" 바로 그 순간 배심원석에서 졸고 있던 윌로우의 도플갱어인 도어마우스가 깨어나고 그게 윌로우가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연결되는 수법은 아주 영리했어요. 이런 트릭들을 정당화하는 건 블랙이 윌로우 로젠버그라는 소녀에 대해 품고 있는 진솔한 애정입니다. 하긴 바로 그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팬픽션을 쓰는 것이겠지만요.
기타등등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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