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It Done (7X15)

각본
더그 페트리 Doug Petrie

감독
더그 페트리 Doug Petrie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제임스 마스터즈....스파이크
James Marsters....Spike
DB 우드사이드....로빈 우드 교장
DB Woodside....Principal Robin Wood
미셸 트라첸버그....던
Michelle Trachtenberg....Dawn
엠마 콜필드....아냐
Emma Caulfield....Anya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톰 렝크....앤드루
Tom Lenk....Andrew
이야리 라이먼....케네디
Iyari Limon....Kennedy
사라 헤이건....아만다
Sarah Hagan....Amanda
크리스티 우....차오 안
Kristy Wu....Chao Ahn
클라라 브라리언트....몰리
Clara Bryant....Molly
랠라이니....클로이
Lalaine....Chloe
인디고....로나
Indigo....Rona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우드 교장이 버피에게 어머니의 유품인 슬레이어 키트를 가져옵니다. 슬레이어 키트는 그림자 인형극으로 슬레이어의 기원을 보여준 뒤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을 열죠. 그 안으로 뛰어들어간 버피는 슬레이어를 처음 만든 마법사들을 만납니다.

'Get It Done'
'Get It Done'은 작품 자체의 질과는 상관없이 [버피]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에피소드 중 하나입니다. 이 에피소드에 와서야 슬레이어의 기원이 밝혀지니까요. 그 기원이 뭐냐고요? 세 명의 아프리카 마법사들이 운없는 여자 아이를 하나 골라 악마의 기운을 불어넣어서 투사로 만든 모양이더군요.

이런 설정에 대한 반응은 대충 두가지이며 다들 타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이 이야기를 통해 슬레이어 전설은 상당히 깊이있는 비극성을 부여받습니다. 드라마를 위해서는 좋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슬레이어들이 무신경한 세 남자들의 음모에 의해 창조된 희생자라는 설정은 '우먼 파워'를 내세웠던 롤모델 버피의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옵니다. 어느 쪽을 더 인정하느냐는 시청자의 몫입니다.

버피
오늘 에피소드에서 버피는 꼭 [풀 메탈 자켓]의 하트먼 상사처럼 굴고 있습니다. 하긴 버피네 집 뒤뜰은 꼭 신병교육대처럼 변해있으니까요.

버피가 인간미없이 매정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인데, 이해가 될만합니다. 버피는 지금 굉장히 다급한 상태고 어떻게든 SiT들의 정신을 들게 만들어야 할 임무가 있지만, 약간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도 포기한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그리고 왜 요새 버피는 지긋지긋한 연설을 끝도 없이 흘리고 다니는 거죠?

버피는 마법사들이 부여하려고 하는 악마의 힘을 거부합니다. 이 선택이 시리즈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에 대한 판단의 시도는 해볼 수 있습니다. 버피가 악마의 힘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 희생의 거부일까요, 아니면 악의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다는 선언일까요?

윌로우
윌로우의 마법=마약 중독의 은유는 여기서도 반복됩니다. 단지 윌로우는 어느 정도 자신의 마법에 대해 통제력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뻔뻔스럽게 삽입되었던 마약 중독의 은유는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게 되지요. 마약 중독 방지 공익 광고와 60년대 히피 문화가 마구 뒤섞였다고 할까요.

윌로우의 마법이 쿨하다고 생각한 케네디는 윌로우가 문을 다시 열기 위해 아냐와 자기한테서 에너지를 빼앗자 기겁하고 맙니다. 아마 이건 케네디와 윌로우의 갈등구조용으로 삽입된 모양인데, 어떻게 흘러갈지는 두고 봐야겠죠. 아마 19회 정도면 답이 나올 겁니다.

스파이크
도입부에서 스파이크는 아냐와 어정쩡한 데이트를 하다가 악마와 만나 싸움을 벌입니다. 아냐의 기대와는 달리, 스파이크는 악마를 죽이는 대신 틈을 노려 아냐와 함께 달아나죠. 나중에 들어보면 그럴싸한 이유가 있어보이지만 결국 이 친구가 이빨 빠진 존재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삽입된 장면 같습니다.

후반부에서 그는 한동안 방치해두었던 가죽 코트를 다시 입고 투사 모드로 돌입합니다. 이 장면은 우드 교장과 스파이크의 갈등을 구체화시키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너무 노골적이라서 큰 감흥은 없습니다. 옷에 대한 페티시가 너무 강해서, 어떤 분이 말했던 것처럼 B급 수퍼 히어로 물처럼 보이거든요.

사정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습니다. 7시즌 스파이크는 여전히 재미가 없거든요. 옷 문제가 아니란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
버피는 아냐를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로 몰아붙이는데, 이건 무례할뿐만 아니라 거짓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아냐가 한 일을 까맣게 잊고 있는 것 같군요. 적어도 아냐는 잰더보다 훨씬 쓸모있는 사람입니다.

던 역시 이전보다 훨씬 쓸모있게 굴고 있습니다. 니키의 유품을 가지고 인형극 놀이를 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장면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했어요. 결국 영화란 그림자 놀이이기 마련이니까요.

여전히 SiT들은 오합지졸입니다. 솔직히 얘들을 왜 훈련시키는지도 모르겠어요. 누구 말마따나 걷어차줄 엉덩이도 없는 악당과 상대하려는 중인데 말이에요.

오늘의 비극은 SiT 중 한 명인 클로이의 자살입니다. 한니발 렉터 같은 FE한테 넘어가 목을 매고 말죠. 이 캐릭터는 조금 더 성의있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간들이 부글거리는 시즌이니.

그리고...
이 에피소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골수 시청자들일 겁니다. 7시즌까지 끙끙거리며 봤던 노력이 드디어 보상을 받으니까요. 다시 말해, 이 에피소드는 자체 힘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시리즈의 힘을 빌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타등등
마지막 버피의 비전에 나오는 우버 뱀프들의 무리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나오는 우르크하이들을 연상시킵니다. 덕택에 갑자기 지금 [버피] 스토리를 [반지의 제왕]과 연결시키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버피가 아라곤이고 윌로우가 프로도, 자일즈가 간달프라면 FE는 사우론쯤 된다는 거죠. 앤드루는? 골룸이라네요. (03/02/20)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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