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wtime (7X11)

각본
데이빗 퓨리 David Fury

감독
마이클 거쉬먼 Michael Gershman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엠마 콜필드....아냐
Emma Caulfield....Anya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미셸 트라첸버그....던
Michelle Trachtenberg....Dawn
톰 렝크....앤드루
Tom Lenk....Andrew
제임스 마스터즈....스파이크
James Marsters....Spike
이야리 라이먼....케네디
Iyari Limon....Kennedy
아만다 풀러....이브
Amanda Fuller....Eve
랄레인....클로이
Lalaine....Chloe
클라라 브라이언트....몰리
Clara Bryant....Molly
펠리시아 데이....비
Felicia Day....Vi
인디고....로나
Indigo....Rona
조쉬 브라텐....벨족스의 눈
Josh Braaten....Beljox's Eye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날아온 SIT들이 버피네 집으로 몰려듭니다. 자일즈와 아냐는 다른 차원에서 온 신탁 비슷한 존재인 벨족스의 눈을 만나 이 모든 사건들의 원흉이 버피의 부활이라는 말을 듣고요. 그러는 동안 우리의 잘나빠진 FE는 SIT들을 때려잡기 위해 우버 뱀프와 졸개들을 버피네 집으로 몰아넣는군요.

'Showtime'
'Showtime'의 각본가는 [버피] 베테랑인 데이빗 퓨리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사람, 글쓰기 싫어 죽을 지경인 모양입니다. 위에서 조스 위든이 시키는 대로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게 전부이고 뭔가 열심히 고안해내려고 노력하는 흔적은 하나도 안보이네요. 흠, 버피 부활이 FE가 설치는 이유라는 걸 어떻게 알리지? 그래, 뭐든지 아는 괴물을 하나 등장시켜 가르쳐주어야겠다. 스쿠비 일당이 SIT 몰래 토론하는 장면을 어떻게 다루지? 아, 윌로우의 텔레파시 능력을 예고 없이 업그레이드해서 쌍방 통신이 가능하게 해야겠다... 이런 걸 다 만들어내는 데 5분도 안걸렸을 거라는 데 내기를 걸어도 좋습니다.

문제는 게으른 게 퓨리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에피소드가 다루고 있는 내용 자체가 게을러요.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보면서 다 어디선가 한 번씩 봤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장르 유사성이나 [버피] 시리즈의 고유 성격과는 아무 상관 없어요. 이 에피소드가 다루고 있는 스토리나 비주얼들은 모두 몇 주전부터 계속 반복되었던 것들입니다. 한마디로 같은 이야기를 조금씩 변화시켜 계속 돌리는 거죠.

버피
이번 주 에피소드에서 버피는 저번 주에 했던 약속을 지킵니다. SIT들을 결합하고 우버 뱀프를 때려 잡는 것이죠. 둘 다 잘한 일입니다.

그런데 과연 버피가 선택한 방법이 현명한 것이었을까요? 아니, 과연 버피다운 것이었을까요?

어디 한 번 봅시다. 이 친구의 계획은 이런 것입니다. 경험부족으로 잔뜩 쫄아있는 SIT들의 사기를 높여주자. 그럼 저번 에피소드에서 날 반쯤 죽여놨던 우버 뱀프랑 맨손으로 싸워서 죽이는 걸 보여주는 건 어떨까? 물론 어떻게 죽일지는 나중에 생각하고.

자, 다시 한 번 설정을 보죠. 버피는 SIT들이 우글거리는 도서관 공사터에 우버 뱀프를 몰아넣었습니다. 버피 일행은 수적으로 우위입니다. SIT들 중 두 명은 그래도 제대로 된 훈련을 받았고, 한 명은 가짜지만 군대 기억도 있습니다. 능력있는 마녀도 한 명 있고, 따라다니는 동생도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지요. 다들 무장하고 있고요. 게다가 위치상으로도 이들은 우버 뱀프보다 유리합니다.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이 이점을 전적으로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죽여야 하는지도 모르는 괴물과 일대일로 싸우는 대신 말이에요. SIT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데도 이게 더 도움이 되었겠지요. 그냥 구경하는 거하고 우버 뱀프 사냥에 직접 참가하는 건 사정이 다르잖아요.

버피는 이렇게까지 무책임한 주인공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떤 때는 지나치게 신중할 정도였죠. 시즌 5를 보세요. 윌로우가 제대로 된 계획도 없이 글로리를 때려잡으려고 할 때, 버피는 자기가 파비우스 막시무스라도 되는 양 조용히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이 짓은 도대체 뭐냔 말입니다. 그렇게 혼자 일 벌려놓고 거창한 연설을 하고 싶었을까요?

이런 식의 이야기는 거창하게 시작한 우버 뱀프 스토리 라인을 아주 초라하게 마무리짓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아니, 스파이크에게 예수 흉내까지 시키면서 창조한 우버 뱀프를 SIT 교육용으로 날려버린단 말이에요? 폼이 아까워요!

FE (The First Evil)
오늘 우리는 벨족스의 눈을 통해 버피의 부활이 FE가 나설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흠... 그런데 버피는 전에도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나지 않았나요? 그 때 FE는 뭘하고 있었대요?

하여간 FE는 버피 일당을 두 가지 방식으로 공격합니다. 하나는 심리전입니다. FE는 살해당한 SIT인 이브로 변장해서 SIT들의 두려움을 증폭시킵니다. 이 장면의 반전은 비교적 잘된 편입니다. 이브 역의 아만다 풀러가 약한 게 심각한 문제지만 말입니다.

다른 하나는 졸개들과 우버 뱀프를 풀어 버피네 집을 습격하는 정공법인데 (아니, 이웃 사람들은 밖에서 괴상한 사람들이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설쳐대는데 경찰도 안 부른답니까?) 이게 굉장히 실속이 없습니다. 일단 졸개들의 머리수가 턱없이 모자라요. 무기 역시... 좋아요. 뱀파이어나 악마들에게 현대 무기가 잘 안듣는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이 친구들까지 현대 무기를 쓰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뭔가요? 와처 본부를 날려버릴 때는 잘도 쓰더구만.

스파이크
오늘은 일편단심 민들레 스파이크군요. "She will come for me, she will come for me..."

그런데 버피가 그 고생을 해가며 스파이크를 살려야 할 이유가 뭔지 누가 제발 좀 말해주겠습니까? 이번 에피소드에서도 다들 물어보지만 버피는 단 한 번도 그럴싸한 답변을 안하는군요. 하긴 할 말도 없었겠지만.

아냐
벨족스의 눈을 만나 신탁을 받는 건 아냐와 자일즈의 몫입니다. 그냥 곧바로 벨족스의 눈을 만나게 하는 게 미안했는지, 퓨리는 여기에 아냐의 옛 남자친구였던 악마와 아냐의 실랑이를 첨가합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긴 했지만 너무 손쉬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참, 그런데 문지기인 아냐의 그 남자 친구는 아냐의 섹스 제안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Ugh... you're human! The way you look now, I wouldn't touch you for all the kittens in Korea." 흠...

윌로우
이번 주에도 윌로우의 주제는 힘의 통제입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저번보다 조금 낫군요. 아주 '조금'요.

버피네 집의 회의 시간에 윌로우는 새로운 텔레파시 묘기를 선보입니다. 이 장면에서 버피와 잰더, 윌로우는 SIT들 몰래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눕니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요? 지금까지 윌로우의 텔레파시는 제한적이었습니다. 특정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도였지요. 6시즌 이후 이 친구가 새로운 재주를 익혔을리도 없습니다. 그럼 갑자기 짠하고 나타난 이 재주는 도대체 뭡니까?

SIT
왜 SIT들은 모두 스파이스 걸즈의 아류같은 애들뿐일까요? 보면서 짜증나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긴 지금까지 나온 슬레이어들이 대부분 이런 식이긴 했지만 모아놓으니까 정말 갑갑하군요.

여기서 그럭저럭 튀는 애는 케네디뿐인데, 이 친구 역시 작가들이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윌로우와 케네디의 침실 장면은 '얘를 빨리 윌로우의 여자 친구로 만들어줘야지'하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오히려 불편해요.

기타등등
다들 우버 뱀프가 ME 로고에 나오는 Grrr... Arrrg... 괴물을 닮았다고들 하더군요. (03/01/10)

DJUNA

reviews | season 7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