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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그러는 동안 윌로우와 타라 커플에게 연달아 끔찍한 일들이 났습니다. 처음으로 둘이 큰 싸움을 벌였고 그 뒤에 열쇠로 오인되어 글로리에게 잡혀 있던 타라가 그만 뇌를 빨려 버렸어요. 흑마술로 무장한 윌로우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걸 알면서도 글로리의 아지트로 뛰어듭니다.
레베카 랜드 커쉬너 랜드 커쉬너는 마티 녹슨처럼 멜로드라마티스트입니다. 단지 마티 녹슨이 파국 자체를 즐기는 사도매저키스틱한 경향이 강한데 비해 랜드 커쉬너는 이런 연인들 사이의 파국을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로맨틱한 전희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아요. 랜드 커쉬너가 그리는 파국은 마티 녹슨의 것만큼이나 강렬하지만 시청자들은 "아, 둘 사이가 이제 끝장났구나"하는 느낌은 받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청자들과 캐릭터들은 그 상황 속에서 성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더 자극됩니다.
윌로우와 타라 우린 타라의 자신감 결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가정 환경이나 소심한 성격을 생각해보면 윌로우 같은 애인은 타라에게 굉장한 행운일 수도 있죠. 타라가 윌로우의 변화에 아주 민감한 것도 당연합니다. 타라는 둘이 바퀴벌레처럼 행복하게 구는 동안에도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 끝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을 거예요. 하지만 윌로우는? 윌로우에게 타라는 자기보다 훨씬 안정된 사람입니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고, 마녀 세계에서도 훨씬 오랫동안 적응해왔잖아요. 그에 비하면 윌로우는 남의 가게에 뛰어들어 아무 거나 쑤셔보는 이방인이나 다름없죠. 결정적으로 윌로우는 타라가 진짜 자신을 사랑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윌로우는 유능한 마녀인 현재의 모습이 1시즌의 진짜 윌로우가 뒤집어 쓰고 있는 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시 애정운이 그렇게 있는 사람이 아니라, 윌로우는 타라를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느니 자기가 생각하는 진짜 모습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죠. 3시즌에 간신히 연필을 돌릴 정도였던 윌로우의 마법이 갑작스럽게 향상된 것도 어떻게 보면 타라 때문이에요. 여기에 아이러니가 숨어 있습니다. 윌로우가 둘의 관계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덧붙이는 인위적 노력은 오히려 두 커플의 관계에서 잠재적 장애가 됩니다. 글로리가 타라의 뇌를 빨아먹는 장면은 은근히 강간처럼 묘사됩니다. 실제로 그 뒤에 글로리는 초라한 연인 앞에서 우쭐거리는 강간범처럼 행동합니다. ("Now, sucking on your girlfriend's mind? That was something to treasure.") 복수심에 불타는 윌로우가 자기한테 충분한 능력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글로리의 아파트로 뛰어들고 위기 일발의 순간에 버피에게 구출되는 식의 스토리 흐름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죠. 심지어 자일즈도 시즌 2에서 비슷한 복수극을 시도하지 않았나요? 글로리에게 복수하기 위해 윌로우는 드디어 흑마술을 끄집어냅니다. 'Forever' 에피소드가 윌로우의 타락을 슬쩍 암시하는 것이었다면, 'Tough Love'는 본격적인 서주인 셈이죠. 여기에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 있습니다. 우리를 지옥 밑바닥까지 끌고가는 것들은 이상이나 사랑처럼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일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버피와 던 버피는 지금 필사적으로 '엄격한 부모'가 되려는 중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적 후견인의 자격을 빼앗길 지경이니까요. 버피의 성인으로서의 책임감은 지금 막 현실 전선으로 넘어왔습니다.
기타등등 오늘은 도대체 남자들이 들어갈 구석이 없군요. 원래 버피가 여성 위주의 쇼지만, 오늘 에피소드는 특히 그랬습니다. 주인공, 희생자, 강간범 악당까지 모조리 여자니까요. 드디어 글로리가 열쇠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이제 필러 에피소드가 들어갈 곳은 없습니다. 진짜 연속극이 시작된 것입니다. (02/06/18)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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