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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주연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잰더 하여간 주연 배우에게 쌍둥이 자매나 형제가 있다면 그 설정을 이용하고 싶은 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경우가 이전에도 많았죠. 가장 유명한 건 [터미네이터 2]의 린다 해밀턴과 해밀턴의 쌍둥이 자매 레슬리의 경우죠. [로 앤 오더]에서 질 헤네시의 쌍둥이 자매 재클린은 질 헤네시가 없을 때 질의 캐릭터를 대신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버피] 작가들도 니콜라스 브렌든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다는 걸 안 뒤로 어떻게하면 이 설정을 써먹어볼 수 있을까 고민했음이 분명합니다. 물론 그 설정은 코미디어야겠고, [버피]의 코미디 전문 작가 제인 에스핀슨에게 그 역할이 떨어진 건 당연한 일이었지요. [The Replacement]는 깜짝 반전을 노린 작은 사기극입니다. 잰더는 토트라는 악마가 버피를 겨누고 쏜 광선을 맞고 정신을 잃는데, 일어나보니 자기와 똑같은 모습을 한 누군가가 자기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가짜 잰더'가 자기보다 '잰더'로서 훨씬 잘 살고 있다는 것이죠. 이야기의 후반부에 반전이 있습니다. 사실 둘 다 진짜 잰더였어요. 토트의 광선은 원래 버피를 그냥 버피와 슬레이어로 쪼개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놓고 힘없는 버피를 죽이면 슬레이어도 따라 죽는 걸 노린 것이었죠. 이 경우 광선은 잰더를 강한 쪽과 약한 쪽으로 나눈 것이었습니다. 억지죠? 네, 저도 알아요. 에스핀슨도 알았을 겁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토트의 광선은 잰더를 쪼개놓는 소동을 벌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지요. 이 반전은 먹힙니다. 그건 우리가 아는 잰더는 늘 자신감없고 소심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죠. 자신감넘치고 능력있는 잰더는 아무래도 잰더답지 않습니다. 나중에 진상이 밝혀진 뒤엔 우리가 잰더라고 생각한 잰더가 원래의 잰더보다 더 궁상스럽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물론 이 이야기엔 그럴싸한 교훈이 숨어있습니다. 잰더는 사실 자기가 생각하는 것만큼 시시한 인물이 아니라는 거죠. 그를 삶의 구석으로 내모는 건 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자신감의 결여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런 그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그를 삶의 다음 단계로 건너 뛰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교훈 따위엔 별 신경을 쓰지 않을 겁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정말로 재미있는 건 두 잰더들이 벌이는 소동이지요. 브렌든의 코미디 연기는 이 에피소드에서 거의 절정에 달합니다. 특히 윌로우 앞에서 자신의 정체를 증명하기 위해 약한 잰더가 추는 전설적인 스누피 댄스는요. 그런데 누가 어떤 잰더를 연기했냐고요? 사실 브렌든이 양쪽 모두를 연기했답니다. 켈리 도노반은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에만 나왔을 뿐이에요.
다른 사람들 이 에피소드에서 아냐만큼 가슴을 건드리는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로 라일리입니다! 아마 라일리가 깊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유일한 5시즌 에피소드일 거예요. 그가 잰더에게 자신이 버피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고백하다가 갑자기 "But she doesn't love me"라고 말을 맺는 장면은 굉장히 서글픈 여운을 남깁니다. 슬프게도 그는 이 장면에 걸맞는 퇴장은 못했지요. 스파이크는 쓰레기장에서 가져온 마네킹에 금발 가발을 씌워놓고 그걸 버피 대신 두들겨 팹니다. 버피에 대한 스파이크의 감정은 이후 에피소드에서 발전됩니다. 조이스가 앓는 두통의 정체도 나중에 밝혀집니다.
기타등등 아무리 서니데일의 집값이 싸다고 해도 잰더가 새로 이사간 아파트는 그 친구가 감당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지 않나요? (04/01/20)
DJU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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