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Moon Rising (4X19)

각본
마티 녹슨 Marti Noxon

감독
제임스 A. 콘트너 James A. Contner

주연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앰버 벤슨....타라
Amber Benson....Tara
세스 그린....오즈
Seth Green....Oz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엠마 콜필드....아냐
Emma Caulfield....Anya
제임스 마스터즈....스파이크
James Marsters....Spike
마크 블루카스....라일리
Marc Blucas....Riley
레너드 로버츠....포레스트 게이츠
Leonard Roberts....Forrest Gates
베일리 체이스....그레이엄 밀러
Bailey Chase....Graham Miller
코너 오패럴....맥나마라 대령
Conor O'Farrell....Colonel McNamara
조지 허츠버그....아담
George Hertzberg....Adam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오즈가 돌아왔습니다.

'New Moon Rising'
벌써 19회입니다. 슬슬 최종 피날레로 돌진하기 위해 이야기를 정리해야 할 때죠. 'New Moon Rising'은 바로 그런 정리용 에피소드입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윌로우는 오즈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정리하고 타라와 새 삶을 시작합니다. 이니셔티브에서 떨어져나간 라일리는 버피와 앤젤의 관계를 알게 되고요. 칩박힌 생활에 질려있던 스파이크는 아담의 패거리에 가담합니다. 에피소드가 끝나면 피날레의 최종 액션을 위한 기본 설정만 얌전히 남게 됩니다.

윌로우, 타라, 오즈
오늘의 주인공은 윌로우입니다. 그것도 고전적인 삼각관계 로맨스의 여자 주인공이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길 떠났던 늑대 인간 남자 친구 오즈가 돌아온 건 분명 기쁜 일입니다. 보름달이 뜬 밤에도 사람으로 남을 수 있는 방법까지 배웠다니 더욱 기쁜 일이고요. 하지만 윌로우의 가슴 속에서 조금씩 싹트기 시작한 타라에 대한 사랑은 결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가엾은 윌로우는 침대에 앉아 강아지 인형을 꼭 끌어안고 갈등합니다. 어쩔꺼나, 어쩔꺼나...

'New Moon Rising'의 윌로우 스토리라인은 아주 좋은 로맨스입니다. 이야기는 풍성한 감정의 폭풍과 고통, 감동적인 이별과 가슴벅찬 해피 엔딩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윌로우, 타라, 오즈 세 사람이 겪는 두려움과 사랑은 모두 설득력있게 표현되었고 결말은 감동적이고 공평합니다. 적어도 윌로우와 오즈의 이별은 버피와 앤젤의 이별보다 훨씬 이치에 잘 맞고 아이러니는 로맨틱하고 강렬해요. '사랑하기에 헤어졌노라'에 대한 변명 중 오즈의 다음 대사만큼 적절한 게 얼마나 되겠어요?

WILLOW: You have changed. You stopped the wolf from coming out. I saw it.
OZ: But I couldn't look at you. I mean, it turns out... the one thing that brings it out in me is you... which falls under the heading of ironic in my book.

하여간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윌로우와 관련된 장면들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희망에 가득 차 미래 설계를 하는 오즈를 반쯤 겁먹은 채 바라보는 윌로우의 얼굴, 돌아온 윌로우의 남자 친구 때문에 잔뜩 겁먹은 타라가 내뱉는 고통스러운 선언 ("Whatever, you know, happens... I'll still be here. I'll still be your friend"), 윌로우의 조심스러운 커밍 아웃, 오즈와 타라의 만남, 윌로우와 오즈의 마지막 작별, 그리고 'Extra flamey' 해피 엔딩. 모두 좋은 대사들이 가득하고 연기 역시 효과적입니다. 배우 세 명이 등장하는, 통속적이지만 멋진 실내극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나 이 로맨스 스토리를 보완하기 위한 액션 장면들은 도식적이고 평범합니다. 오즈가 이니셔티브를 공격한 악마로 오인되어 잡혀가는 장면은 거의 기계적이기까지 합니다. 구출장면 역시 평범하기 이를 데 없고요. 'New Moon Rising'은 전체보다 부분부분이 더 좋은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겠어요. 전체적으로 봐도 그렇고, 윌로우 스토리라인만 따로 봐도 그렇고요.

다른 사람들
윌로우의 이야기가 워낙 절실한 터라, 이 에피소드에 나오는 다른 사람들은 무척 둔하고 바보스러워보이기까지 합니다.

일단 버피가 그렇습니다. 일단 윌로우가 버피에게 커밍 아웃하는 장면을 보세요. 지난 몇 주 동안 윌로우와 타라가 그렇게 붙어다니는 걸 본 뒤에도 전혀 둘 사이를 눈치채지 못한 채 "You mean Tara has a crush on Oz?"라고 묻는 걸 보면 정말 한심할 지경이에요. 그 뒤에 충격을 받은 버피가 윌로우의 이름을 반복삽입하며 도식적인 대사들을 읊어대는 장면도 다를 바 없고요. ("Well, there you go, I mean, you know, you have to - you have to follow your heart, Will. And that's what's important, Will.") 그래도 버피 정도의 반응이면 아주 양호한 편이지만 말입니다.

윌로우의 'unconventional relationship'은 버피가 라일리에게 앤젤과의 관계를 고백하는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이 이야기도 별 재미는 없습니다. 뱀파이어와 악마들을 때려잡는 게 사명인 사람이 "It's just... different with different demons. There are creatures - vampires, for example -- that aren't evil at all"이라고 웅얼거리는 것도 별로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고요. 하긴 1시즌 때와 4시즌 때의 설정은 많이 다르니까요.

라일리가 오즈를 구하려다 이니셔티브에서 쫓겨나는 부분도 타이밍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월시 교수의 정체를 알아낸 직후가 더 적절했을 거예요.

스파이크와 아담의 이야기는 다음 에피소드인 'The Yoko Factor'의 초석에 불과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꿍꿍이속이 있는 스파이크가 오즈의 탈출을 돕는다는 기능적 역할 이상은 없죠.

오늘의 대사
윌로우가 오즈에게 하는 작별 인사는 어떨까요? "I was waiting. I feel like some part of me will always be waiting for you. Like if I'm old and blue-haired, and I turn the corner in Istanbul and there you are, I won't be surprised. Because... you're with me, you know?"

기타등등
1. 이 에피소드에도 윌로우와 타라의 키스신은 나오지 않습니다. 내용상 당연히 나와야 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대신 윌로우가 가져온 'Extra flamey' 촛불을 타라가 불어 끄는 장면이 이를 대신하죠. 무척 예쁜 장면이고 직설적인 키스신보다 더 '예술적'이기도 하지만, 이 역시 검열 피하기용 술수였다는 건 부인할 수 없어요.

2. 타라의 고양이 미스 키티 판타스티코가 이 에피소드에서 처음으로 언급됩니다. ("Actually, I-I was thinking it would be sort of like a pet. You know, we could... we could name her Trixie, or Miss Kitty Fantastico, or something.")

3. 라일리가 "I'm an anarchist"라고 말했을 때는 모두가 배꼽을 잡았을 겁니다. 하하하.

4. 버피는 이니셔티브 본부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이렇게 말하죠. "Stay back, or I'll pull a William Burroughs on your leader here." 이 표현은 버피가 쓰기엔 지나치게 수준이 높은 것 같습니다. 그건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몰라 당황하던 이니셔티브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이게 무슨 뜻이냐고요? [네이키드 런치]의 작가 윌리엄 버로우즈는 멕시코에서 두번째 아내 조운 볼머의 머리 위에 유리컵을 올려놓고 윌리엄 텔 흉내를 내다가 아내를 쏴죽인 적 있었답니다.

5. 이 에피소드 이후 앰버 벤슨은 거의 테러에 가까울 정도로 심한 팬들의 공격에 휩싸였습니다. 그 때 벤슨은 작가들 뒤에 숨는 대신 게시판에서 당당하게 정면 대결을 했었어요. 제가 벤슨에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였습니다. (03/03/10)

DJUNA

reviews | season 4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