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Eggs (2X12)

각본
마티 녹슨 Marti Noxon

감독
데이빗 그린월트 David Greenwalt

주연
사라 미셸 겔러....버피
Sarah Michelle Gellar....Buffy
앨리슨 해니건....윌로우
Alyson Hannigan....Willow
니콜라스 브렌든....잰더
Nicholas Brendon....Xander
카리스마 카펜터....코딜리아
Charisma Carpenter....Cordelia
데이빗 보레아나스....앤젤
David Boreanaz....Angel
앤소니 스튜어트 헤드....자일즈
Anthony Stewart Head....Giles
크리스틴 서덜랜드....조이스
Kristine Sutherland....Joyce
제레미 래치포드....라일 고치
Jeremy Ratchford....Lyle Gorch
제임스 파크스....텍터 고치
James Parks....Tector Gorch
릭 지프....위트모어 선생
Rick Zieff....Mr. Whitmore

이번주 서니데일에서는...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벌레가 학교에서 나누어준 달걀에서 튀어나옵니다.

'Bad Eggs'
'Bad Eggs'는 마티 녹슨의 첫 솔로 각본작입니다. 그렇게 좋은 평을 받는 작품은 아니죠. 분명 그렇게까지 기억할만한 작품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 작품이 욕을 먹을만큼 나쁜 건 아닙니다. 굉장히 진부한 이야기고 그 진부함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보이지 않지만 [버피]에서 장르 클리셰의 무책임한 활용은 흔해빠졌잖아요. 녹슨이 장르 클리셰와 버피 식 드라마, 농담들을 섞은 비율은 괜찮고 대사들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전 종종 팬들이 이 에피소드를 싫어하는 게 마티 녹슨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봐요.

그렇다면 오늘 에피소드에서 [버피]가 재활용한 장르 클리셰는 무엇일까요? 말할 필요도 없이 [바디 스내처] 류의 기생 외계인이지요. 사람들의 몸에 붙어서 그들의 정신을 조작하는 생태를 한 번 보세요. 생긴 건 [에일리언]에 나오는 외계인 유충을 닮기도 했고 전체적으로는 윌리엄 캐슬의 호러 영화 [팅글러]에 나오는 괴물 흉내를 내기도 하는데, 어느 쪽을 훔쳤건 공공연한 표절인 건 너무나도 당연하죠. 물론 여긴 버피버스니까 이 수상쩍은 생명체는 악마라는 딱지를 달고 등장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외계... 아니 기생 악마가 버피의 삶에 끼치는 영향입니다. 일단 수상쩍은 괴물이 숨겨져 있는 벌레라는 소재는 조이스와 버피의 험난한 모녀 관계에 대한 그럴싸한 은유가 됩니다. 알이라는 소재는 버피와 앤젤이 아기를 낳는 정상적인 부부 관계를 이룰 수 없다는 암담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해요.

이 둘은 모두 상식적이고 얄팍한 수준으로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버피와 앤젤의 이야기는 정보 제공에 머물고 있고 조이스와 버피의 갈등은 지나치게 쉽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죠. 특히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는데 눈치없는 조이스는 여전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는 식의 설정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가 그렇게 대단한 깊이를 의도한 건 아니고 마티 녹슨이 '눈치없는 조이스'라는 설정을 자기 힘으로 바꿀 수는 없었을 겁니다.

'Bad Eggs'에서 두번째 이야기 축을 이루는 건 머저리 뱀파이어들인 라일과 텍터 고치 형제들입니다. 은근히 [생쥐와 인간]의 조지와 레니를 흉내내고 있는 이 덜떨어진 악당들의 이야기는 중반까지 따로 놀다가 후반부 지하실 액션 신에서 하나로 연결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꽤 재미있긴 한데... 그래도 그렇게 느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거든요. 스토리 전체에 끼치는 영향도 그저 그렇고요.

그런데 이 캐릭터들의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아세요? 샘 페킨파의 서부 영화 [와일드 번치]지요. 이 작품은 조스 위든이 좋아하는 영화들 중 하나라고 하는데, IMDb로 가서 등장인물 이름들을 읽다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라일 고치, 텍터 고치 뿐만 아니라 앤젤과 파이크라는 캐릭터들도 나오니까요. 물론 우연일 리 없겠죠.

기타등등
여기서부터 윌로우는 완전한 유태인 행세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전에도 시청자들은 짐작하고 있었지만요. (02/12/17)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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