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대학살 April Fool's Day Massacre (1986) * * 1/2

감독
클라이브 피셔 Clive Fisher

주연
팀 바렛....비프
Tim Barrett....Biff
블레이크 헤론....바비
Blake Heron...Bobby
O.L. 듀크....에디 K.
O.L. Duke....Eddie K.
스튜어트 빅....마크
Stewart Bick....Mark
토머스 하우프....제드
Thomas Hauff....Jed
마크 안토니 반 데어 네이글....넬슨
Mark Antony Van der Nagel....Nelson
워렌 피너티....잭
Warren Finnerty....Jack
나이디아 웨스트먼....스타
Nydia Westman....Starr



비프
네, 만우절 기념 영화입니다. 맨날 가짜 영화나 올리는 대신 언젠가 만우절을 다룬 호러영화를 한 번 다루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오늘 다룰 영화는 다들 이야기하는 프레드 월튼의 [죽음의 만우절 April Fool's Day]이 아닙니다. 같은 해에 나온 클라이브 피셔의 [만우절 대학살 April Fool's Day Massacre]이죠.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영화를 헛갈리고 있는데, 둘은 같은 해에 나왔지만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 순서가 반대죠. 어느 아이디어가 먼저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다르냐고요? 음, 이 영화를 설명하려면 [죽음의 만우절]의 스포일러를 폭로해야할 것 같군요. [죽음의 만우절]은 진짜 슬래셔 영화처럼 시작하다가 만우절 장난으로 끝나지 않습니까? 하지만 [만우절 대학살]은 만우절 장난으로 시작되어 진짜 슬래셔 영화로 끝납니다. 월튼의 영화가 피셔의 영화보다 더 유명한 건 당연한 일입니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노골적인 안티 클라이막스이긴 해도 [죽음의 만우절]에 나오는 반전을 맨 정신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이건 정말 장르 역사상 딱 한 번만 나오고 말 영화였던 겁니다. 하지만 [만우절 대학살]은 언제든지 반복 복사할 수 있는 영화죠.

영화의 무대는 덴버 교외에 있는 오로라 센트럴 고등학교라는 곳입니다 여기서 비프라는 미식축구팀 쿼터백이 이끄는 여섯 명의 망나니들이 스타라는 따돌림 당하는 소녀에게 만우절 장난을 치면서 시작되지요. 그런데 일이 틀어져서 스타는 심장마비에 걸려 죽습니다. 겁에 질린 아이들은 달아나고 그들의 비밀은 묻힙니다. 하지만 1년 뒤 만우절 날 복수가 시작되지요. 어릿광대 가면을 쓴 누군가가 여섯 망나니들을 한 명씩 죽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 영화의 가장 재미있는 특징은 1년 뒤 복수의 희생자가 되는 사람들이 몽땅 남자라는 것입니다. 미국 슬래셔 영화에서는 아주 드문 예지요. 중간 중간에 섹스신이 있고, 가슴을 드러내고 샤워를 하거나 피투성이 반나체가 되어 이층으로 달아나는 여자들이 등장하는 건 사실입니다만, 목이 졸리고, 칼에 찔리고, 전기톱에 난도질당하고, 피라냐에 먹히고, 불에 타고... 그 밖의 끔찍한 방식으로 살해당하는 사람들은 몽땅 남자들입니다. 심지어 누드 장면도 남자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혹시 만든 사람들 중 게이가 있나 검색해봤는데, 저로서는 못 찾겠더군요. 하지만 그래도 이상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소위 미국 고등학교 주류 남자아이들에 대한 증오가 가득하면서도 정작 그들의 육체를 노골적으로 에로틱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모순적인 태도는 그렇게 읽힐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도 정작 당시엔 이 영화의 게이 서브텍스트를 진지하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장르 팬들은 그런 식으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던 걸까요?

물론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비토 루소의 책에서 이 책의 서브텍스트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고 2003년에 DVD가 나온 뒤로 이 평범한 슬래셔 영화를 재해석하는 것은 (물론 제한된 서클 안에서지만) 유행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동성애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 이야기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일단 동성애를 개입시키면 스토리가 전혀 달라지지요. 심지어 동기와 범인도 바뀝니다. 어차피 범인은 죽을 때까지 가면을 벗지 않고 시체도 발견되지 않거든요. 제 생각엔 그냥 속편을 의도했기 때문인 것 같지만 장난감이 있다면 가지고 놀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09/04/01)

DJUNA


기타등등

작년에 케이블 텔레비전용 리메이크 영화가 나왔습니다. 별로 안 좋습니다. 원작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반전을 한 번 두긴 했는데 그러자 오히려 프레드 월튼의 영화와 더 비슷해져버렸고 결과도 좀 밍밍해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