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파웰 Michael Powell

주연
레슬리 하워드....필립 암스트롱 스코트
Leslie Howard....Philip Armstrong Scott
리처드 조지....베른스도르프 선장
Richard George....Captain Bernsdorff
로렌스 올리비에....자니
Laurence Olivier....Johnnie
레이몬드 로벨....쿠네케 중위
Raymond Lovell....Lieutenant Kuhnecke
레이몬드 메이시....앤디 브록
Raymond Massey....Andy Brock
안톤 월브룩....피터
Anton Walbrook....Peter
닐 맥기니스....포겔
Niall MacGinnis....Vogel
에릭 포트먼....히르트 중위
Eric Portman....Lieutenant Hirth
피터 무어....크란츠
Peter Moore....Kranz
존 찬도스....로흐먼
John Chandos....Lohrmann
베이질 에플바이....야너
Basil Appleby....Jahner
핀리 퀴리....앨버트
Finlay Currie....Albert
글라이니스 존스....안나
Glynis Johns....Anna

1.

2차 세계 대전은 아마 가장 훌륭한 선전 영화들을 만들어낸 전쟁일 겁니다. 전쟁의 대의에 대한 강한 믿음과 한참 절정에 도달한 영국과 미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의 결합이 만들어낸 결과였지요. 데이빗 린, 마이클 파웰, 노엘 카워드, 프랭크 카프라와 같은 쟁쟁한 인물들의 존재도 물론 빼놓을 수 없겠고요.

마이클 파웰의 [침입자들]도 세월의 때를 입지 않은 튼튼한 선전 영화입니다. 물론 이 영화가 [토린 호의 운명 In Which We Serve]처럼 순수한 덩어리로 남아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 옛 프로파겐다의 힘마저도 그대로 남아있는 [토린 호의 운명]과는 달리, [침입자들]은 '그런 선전들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한 영화입니다.

2.

[침입자들]의 스토리는 영국 정보부에서 돈을 대줘 만든 선전 영화치고는 좀 기묘합니다. 액션의 주인공들이 캐나다를 탈출하려는 독일군들이니까요. 주인공인 히르트 중위와 그 일행들은 허드슨 만에서 침몰한 유보트의 생존자들로 북위 49도에 있는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탈출하려고 합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진주만 공습 이전입니다. 미국은 아직까지 중립이었지요.)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선전 영화의 공식을 뒤바꾼 것은 아닙니다. 독일군은 나쁜 쪽이고 그들과 마주치는 캐나다인들은 착한 쪽입니다. 독일군들은 가는 곳마다 나쁜 일들을 저지르고 캐나다인들은 그들에게 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설교합니다.

그러나 당시 영국 비평가들은 [침입자들]이 나찌를 지나치게 동정적으로 묘사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긴 그건 어쩔 수 없는 결과였지요. 히치콕도 지적했듯이, 관객들은 주인공이 누구건 액션의 주체에 쉽게 동화되기 마련이니까요. 히르트는 여전히 노골적인 악당으로 묘사되지만 그의 탈출담은 쉽게 관객들의 흥미를 끕니다. 게다가 그들 모두가 순수한 악당은 아니었습니다. 포겔과 같이 동정적인 인물도 있었지요.

하여간 그 결과는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나찌 악당들에게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모험담에 동참하니까요. 관객들의 이중적인 반응은 영화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요소들 중 하나입니다.

3.

순수한 모험담의 주인공에 가까운 히르트 일행과는 달리, 이 영화에 묘사되는 캐나다인들은 보다 적극적인 선전적 목적을 위해 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퀘벡 출신 사냥꾼 자니, 위그노 교단 리더 페터, 캐나다 병사인 앤디는 거의 연설용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에머릭 프레스버거와 로드니 애클랜드는 이들을 훨씬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스테레오 타입이기도 하지만 독자적인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람은 인디언 문화 연구가인 필립 스코트입니다. 그가 히르트 일행과의 대결을 통해 자신의 용기를 발견하는 장면에는 묘한 짓궂음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연설 역시 꽤 섬세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그냥 연설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연설의 정당함을 증명합니다. 게다가 결점투성이이고 불평쟁이인 평범한 사람들이 파시스트 영웅들과 싸우는 이야기는 언제나 먹히지요.

4.

이 영화에 묘사되는 독일계 위그노 교도들의 묘사는 피터 위어의 [위트니스]에 나오는 암만 교도들의 묘사와 너무 비슷해서, 위어가 이 영화를 베낀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캐나다 포로 수용소에서 탈출해 화제를 모았던 독일 공군 장교 프란쯔 폰 베라 중위라는 남자가 있었다죠. 이 영화의 아이디어도 그 사람의 모험담에서 얻은 모양입니다.

이 영화의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는 바로 랠프 본 윌리엄즈입니다. 그의 첫 영화음악이라고 하더군요. (99/06/06)

DJUNA

기타등등

방영제인 [침입자들]은 이 영화의 미국판 제목인 [The Invaders]를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